[단독] 1년 사이 50%이상 증가... 서울 초등학교도 '난방비 폭탄'
[공립초 3곳 분석] 서울시의회, 학교운영비 동결수준 삭감에 초비상...학생복지 비용 줄이나
▲ <오마이뉴스>가 서울지역 3개 공립초의 전기세와 가스비를 조사한 결과. ⓒ 오마이뉴스
1년 사이 학교 가스비가 최대 71%까지 늘어나는 등 서울지역 초등학교들이 '난방비 폭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서울시의회는 지난 해 12월 2023학년도 공립 학교운영비 예산에서 가스비와 전기세 등 냉난방비 인상분을 사실상 전액 삭감한 바 있어, 학교가 학생복지비에까지 손을 댈 수밖에 없는 형편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용 학습준비물 지원비까지 줄여야 할 판"
B초의 경우 2022년 1월 가스비는 207만 5540원이었는데 한 해 사이에 354만 2930원으로 70.7%가 뛰어 올랐다. A초와 C초도 2022년 1월에는 각각 722만3640원과 683만8330원이었는데, 한 해 사이에 각각 1113만1820원과 1057만7350원으로 뛰어 올랐다. 증가율은 54.1%와 54.7%였다.
세 초등학교의 전기세도 한 해 사이에 각각 27.8%, 11.4%, 30.2%가 증가했다. 올해 정부의 전기 값 인상이 본격화될 경우 증가율은 껑충 뛰어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서울지역 초등학교는 '초비상' 상태다. 관리자들은 교무회의 때마다 "난방 온도를 낮출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위 3개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서울지역 한 공립초 교장은 "우리 학교의 경우 올해 겨울 난방비가 지난해에 견줘 족히 두 배는 올랐다. 올해 겨울과 여름을 어떻게 지낼 수 있을지 앞이 깜깜하다"면서 "서울시의회가 학교운영비 예산을 사실상 삭감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라면 학습준비물비와 도서구입비 등 학생복지 비용을 줄여서 냉난방비로 돌릴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털어놨다.
학생 2000여 명 규모인 A초의 교감도 "우리 학교의 경우 지난해보다 더 심하게 제한 냉난방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더운 교실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면서 "학습준비물 예산 삭감은 물론 교사들의 교육과정 운영비도 줄여야 냉난방비를 충당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 학교의 지난해 1~12월 전기세와 가스비는 각각 9804만 455원과 5623만 2970원이었다. 가스비의 경우 올해 1월처럼 54.1%가 달마다 늘어난다고 가정하면, 올 한해 가스비는 3042만 2036원이 더 늘어나 가스비로만 8665만 5007원을 내야 한다.
이 학교의 2023학년도 학교운영비는 모두 7억7257만2000원이다. 그런데 A초 운영에서 기본으로 들어가는 냉난방비 등 공공요금과 교육공무직원 인건비, 시설유지비 등 경직성 경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70%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냉난방비 폭탄을 막기 위해서는 학생복지비와 교육과정운영비 등에서 돈을 전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
서울교육청, 시의회가 삭감한 냉난방비 물가상승분 824억 등 추경 요청
▲ 2022년 12월 16일 서울혁신교육 지키기 비상공동행동이 서울시의회 앞에서 '행복교육 예산 삭감"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근혁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의회에 지난해 12월 삭감되어 내부유보금으로 남아 있는 2023학년도 예산 5688억 원 가운데, 4724억 원을 추가경정예산으로 편성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추경예산안을 지난 6일 냈다.
이 가운데엔 학교 전기세와 가스비 등 공공요금 물가 상승분 824억 원이 들어있다. 이 예산 역시 지난해 12월 서울시의회가 삭감했던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2021년 대비 2022년의 전기세와 가스비 인상률은 각각 31.7%와 39.6%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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