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쾌함 부족한 복수극, 애매한 안티히어로의 한계
[TV 리뷰] SBS 드라마 <법쩐>
복수에는 성공했지만 정작 통쾌함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11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법쩐> 최종회에서는 돈과 권력에 집착하는 우리 사회의 빌런들을 응징하는 은용 패밀리의 활약상이 그려졌다.
은용(이선균)을 배신한 황기석(박훈)은, 검찰 수사력을 동원하여 은용의 펀드를 동결시키고 그 조력자들까지 하나하나 압박해가기 시작한다. 홍한나(김혜화)도 황기석에 의하여 구속당한다.
은용의 조카 장태춘(강유석) 검사와 남상일(최덕문) 계장은, 사망한 오창현(이기영)의 유서 지문을 감식한 증거가 검찰로 넘어오며 누락 됐고, 담당 검사가 이영진(박정표) 부장이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그리고 박준경(문채원)은 장태춘에게 은용이 바우펀드 사태가 일어나기 전, 펀드를 통해 발생시킨 공매도 수익을 싱가포르 계좌로 옮긴 증거 및 이영진 은용을 구치소에서 몰래 빼내 명회장(김홍파)을 만나게 한 자백 진술을 전한다. 장태춘은 이를 근거로 황기석이 은용에게서 가져간 증거품을 압수하는 데 성공했다.
반격에 나선 은용은 감옥에 갇혀있던 명 회장을 이용하여 황기석을 이간시키는 심리전을 시도한다. 명 회장은 딸 명세희(손은서)에게 사위 황기석의 정치 자금을 별장에 숨겨뒀다는 핑계로 구치소를 벗어나 일단 병원으로 자리를 옮긴다. 하지만 병원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뜻밖에도 원수지간이나 다름없는 은용이었다. 경악하는 명세희에게, 은용과 명 회장은 복수를 위하여 숙적과 서로 손을 잡았음을 밝히며 유유히 사라진다.
이를 알게 된 황기석은 분노하지만 애초에 명 회장을 밖으로 빼돌린 자체가 불법이었기에 공개적으로 대처할수 없어서 속수무책이었다. 은용은 제발로 직접 검찰을 찾아와 황기석과 대면한다. 홍한나를 풀어주고 펀드 동결 해제하는 조건으로 거래를 생각하는 황기석에게 은용은 냉소하며 "내가 바란건 처음부터 하나였다. 네가 죗값치르는 거"라고 일축한다.
은용이 노린 전략은 '죄수의 딜레마'였다. 공범으로 의심되는 두 명의 용의자를 따로따로 불러 자백할 기회를 주고, 둘 다 자백하지 않으면 무죄, 둘 다 서로의 죄를 자백하면 둘다 처(자백의 효과가 없으므로), 둘 중 한 명만 자백하고 다른 한 명이 자백하지 않는다면, 자백하지 않은 쪽만 두 사람 몫의 죄까지 중형을 뒤접어쓰게 된다.
한마디로 협동을 하면 모두에게 이익이 되지만 서로를 믿지못하여 결국 배반을 선택하면 공멸에 이른다는 일종의 게임이론이다. 각자의 목적에 따라 탐욕과 권력에 눈이 멀어 서로를 믿지못하는 황기석과 명회장의 관계를 꿰뚫어본 은용의 심리전이었다.
은용 패밀리는 이영진과 명회장의 신병을 확보하여 자백을 회유했다. 또한 은용은 황기석에게는 공범인 명회장과 이영진으로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는 해당 상황을 연이어 알리며 압박한다. 장태춘은 명회장의 자백을 근거로 황기석을 오창현 살인사건의 공범으로 긴급체포한다.
명회장과 황기석은 나란히 수갑을 찬 채 조사실에서 재회한다. 명 회장은 "내 돈이 그렇게 탐나더냐. 내 돈으로 너를 거기까지 어떻게 올려놨는데"라고 한탄하고, 황기석은 "날 이렇게 만든 것은 아버님 아닌가. 항상 전화해서 청탁에 사고친거 수습하게 하지않았냐"고 서로를 비난한다.
명 회장이 "나 좋자고 하는 일이냐. 패밀리 비즈니스 아니냐"라고 변명하자, 황기석은 "돈 지키는 개새끼라면서? 그런 것도 가족인가"라고 원망한다. 장인과 사위는 결국 살인사건의 공범으로 사이좋게 감옥에 수감되면서 파국을 맞이한다.
모든 복수에 성공한 은용과 박준경은 마침내 편히 잠든 윤혜린(김미숙)의 묘비를 찾아가 조문한다. 박준경은 윤혜린의 파란한 삶을 담은 책을 출간하며 어머니의 명예를 회복한다. 장태춘은 박준경과 함께 정의로운 검사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은용은 "그렇게 모두가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는 나레이션과 다시 몽골로 돌아가 넓고 푸른 평원을 달리는 모습으로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법쩐>은 '법'과 '쩐'의 카르텔에 맞서 싸우는 '돈 장사꾼' 은용과 '법률 기술자' 박준경의 통쾌한 복수극을 표방했다. 법조-금융 카르텔, 펀드-주가조작, 지하경제 등 21세기 대한민국의 현실을 반영한 시의성있는 소재와 치밀한 구성, 속도감있는 전개, 배우들의 흡인력있는 캐릭터들이 조화를 이루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방송 내내 동시간대 선두를 놓치지않았던 <법쩐>은 최종회에서 최고 시청률 13.7%, 전국 시청률 11.1%, 수도권 시청률 10.8%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하지만 인기 면에서는 성공작이 되었음에도, 정작 내용면에서 장르적 완성도와 주제의식면에서는 아쉬움도 진하게 남았다. '기득권의 견고한 카르텔'과 그에 맞서싸우는 '정의로운 인물들의 연대'라는 구도는 기존 작품들에서 이미 익숙한 설정이다.
문제는 여기서 주인공 은용과 메인빌런 황기석 모두 공감할만한 개연성이 떨어지는 인물이었다는 점이다. 은용은 이른바 제도권 밖에서 음지의 수단과 자신만의 방식으로 악을 응징하는 '안티 히어로'에 가까운 인물이다. 그런데 은용이 굳이 몽골까지 떠나야만했던 이유나, 어린 시절의 호의로 인연을 맺은 윤혜린의 억울함을 풀어준다는 목적으로 다시 생사를 건 싸움에 뛰어들어야하는 당위성은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
더구나 은용 역시 한때 명 회장의 수하에서 맹활약했고, 이후로도 몽골에서 그가 막대한 재산과 영향력을 획득한 수단은 결국 '돈장사'였다는 점에서 정의로움과는 거리가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은용에게는 이러한 자신의 한계나 모순에 대한 성찰 따위는 찾아볼수 없다. 그저 "법이나 원칙같은 것만으로는 나쁜 놈들을 상대할 수 없다"는 논리만을 내세워 모든 수단과 자신까지 정당화한다는 점에서 드라마 '빈센조(송중기)'를 떠올리게 하는 인물이다.
특히 최종회에서 황기석과 '정의론'을 놓고 설전을 주고받는 상황에서 은용은 "정의면 정의고 아니면 아닌 거지, 과도한 정의는 없다"고 쏘아붙인다. '과도한 정의보다 현실과의 타협'이 필요하다는 황기석의 궤변에, 은용이 "거악에 맞서싸울 용기가 없는 것뿐"이라고 반박하는 장면에서 나온 대사다.
그런데 이는 바꿔말하면 은용은 자신의 개인적 복수를 온전히 '정의'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장태춘이나 박준경도 아니고, 하필 법과 원칙을 초월하는 '범죄자'에 가까운 은용이 정의를 운운했다는 것은 조금 섬뜩하게 다가온다. 자신의 목적과 행동이 모두 '정의를 위한 일'로 내세우지만 자신만의 기준에 따라 모든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점에서, 은용은 어쩌면 황기석과 대척점에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크게 다르지않은 위험하고 모순된 인물이다.
빌런들의 매력도 기대에 못미쳤다. 황기석과 명회장은 각각 부패한 권력과 돈의 카르텔을 상징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그런데 거물 정치인이나 재벌도 아닌, 고작 중간 간부급 검사와 돈장사꾼에 불과한 이들이 결탁했다고 하기에는 범죄의 스케일이 너무 크고 무모하다.
심지어 황기석은 작품 내내 검사라기보다는 전형적인 조폭 두목이나 3류 악당처럼 행동한다. 초반 등장시의 위협적인 포스와는 달리, 시종일관 명회장과 은용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장기말 신세가 되는 굴욕을 당하기도 한다. 드라마는 지극히 단순명료한 이분법적 선악 구도와 캐릭터 속에서, 빌런의 개인적 욕망과 악행에만 집중할뿐, 왜 이런 악인들이 카르텔을 형성할수 있는지에 대한 사회구조적인 성찰은 전혀 보이지않는다. 악인들의 카리스마와 공감대가 떨어지다보니 클라이맥스 복수극의 짜릿한 쾌감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드라마는 제목에서 '법과 쩐'의 결합이 주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게 했지만, 정작 시작부터 끝까지 판을 주도한 것은 은용 개인의 설계였고, 박준경과 장태춘, 홍한나 등은 독자적인 역할이나 팀워크보다는 은용의 계산대로만 움직이는 보조자 역할에 그친다.
또한 복잡한 금융 관련 범죄 이야기가 극중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영상에서는 표현하기가 어렵다보니 등장인물들의 직접적인 대사로 설명해야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이 이해하기도 힘들고 극의 흐름이 늘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복수극을 표방했지만 정작 화끈한 액션도, 치열한 법정공방이나 반전을 거듭하는 두뇌싸움 등도 거의 등장하지 않다보니 권선징악의 결말이 주는 쾌감도 그만큼 반감된다. 시청률은 끝까지 나름 선방은 했지만, 초반의 기대치에 비하면 시즌2가 나오더라도 그다지 기대되지않을 용두사미에 가까운 결말이었다.
은용(이선균)을 배신한 황기석(박훈)은, 검찰 수사력을 동원하여 은용의 펀드를 동결시키고 그 조력자들까지 하나하나 압박해가기 시작한다. 홍한나(김혜화)도 황기석에 의하여 구속당한다.
그리고 박준경(문채원)은 장태춘에게 은용이 바우펀드 사태가 일어나기 전, 펀드를 통해 발생시킨 공매도 수익을 싱가포르 계좌로 옮긴 증거 및 이영진 은용을 구치소에서 몰래 빼내 명회장(김홍파)을 만나게 한 자백 진술을 전한다. 장태춘은 이를 근거로 황기석이 은용에게서 가져간 증거품을 압수하는 데 성공했다.
반격에 나선 은용은 감옥에 갇혀있던 명 회장을 이용하여 황기석을 이간시키는 심리전을 시도한다. 명 회장은 딸 명세희(손은서)에게 사위 황기석의 정치 자금을 별장에 숨겨뒀다는 핑계로 구치소를 벗어나 일단 병원으로 자리를 옮긴다. 하지만 병원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뜻밖에도 원수지간이나 다름없는 은용이었다. 경악하는 명세희에게, 은용과 명 회장은 복수를 위하여 숙적과 서로 손을 잡았음을 밝히며 유유히 사라진다.
이를 알게 된 황기석은 분노하지만 애초에 명 회장을 밖으로 빼돌린 자체가 불법이었기에 공개적으로 대처할수 없어서 속수무책이었다. 은용은 제발로 직접 검찰을 찾아와 황기석과 대면한다. 홍한나를 풀어주고 펀드 동결 해제하는 조건으로 거래를 생각하는 황기석에게 은용은 냉소하며 "내가 바란건 처음부터 하나였다. 네가 죗값치르는 거"라고 일축한다.
은용이 노린 전략은 '죄수의 딜레마'였다. 공범으로 의심되는 두 명의 용의자를 따로따로 불러 자백할 기회를 주고, 둘 다 자백하지 않으면 무죄, 둘 다 서로의 죄를 자백하면 둘다 처(자백의 효과가 없으므로), 둘 중 한 명만 자백하고 다른 한 명이 자백하지 않는다면, 자백하지 않은 쪽만 두 사람 몫의 죄까지 중형을 뒤접어쓰게 된다.
한마디로 협동을 하면 모두에게 이익이 되지만 서로를 믿지못하여 결국 배반을 선택하면 공멸에 이른다는 일종의 게임이론이다. 각자의 목적에 따라 탐욕과 권력에 눈이 멀어 서로를 믿지못하는 황기석과 명회장의 관계를 꿰뚫어본 은용의 심리전이었다.
은용 패밀리는 이영진과 명회장의 신병을 확보하여 자백을 회유했다. 또한 은용은 황기석에게는 공범인 명회장과 이영진으로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는 해당 상황을 연이어 알리며 압박한다. 장태춘은 명회장의 자백을 근거로 황기석을 오창현 살인사건의 공범으로 긴급체포한다.
명회장과 황기석은 나란히 수갑을 찬 채 조사실에서 재회한다. 명 회장은 "내 돈이 그렇게 탐나더냐. 내 돈으로 너를 거기까지 어떻게 올려놨는데"라고 한탄하고, 황기석은 "날 이렇게 만든 것은 아버님 아닌가. 항상 전화해서 청탁에 사고친거 수습하게 하지않았냐"고 서로를 비난한다.
명 회장이 "나 좋자고 하는 일이냐. 패밀리 비즈니스 아니냐"라고 변명하자, 황기석은 "돈 지키는 개새끼라면서? 그런 것도 가족인가"라고 원망한다. 장인과 사위는 결국 살인사건의 공범으로 사이좋게 감옥에 수감되면서 파국을 맞이한다.
모든 복수에 성공한 은용과 박준경은 마침내 편히 잠든 윤혜린(김미숙)의 묘비를 찾아가 조문한다. 박준경은 윤혜린의 파란한 삶을 담은 책을 출간하며 어머니의 명예를 회복한다. 장태춘은 박준경과 함께 정의로운 검사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은용은 "그렇게 모두가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는 나레이션과 다시 몽골로 돌아가 넓고 푸른 평원을 달리는 모습으로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법쩐>은 '법'과 '쩐'의 카르텔에 맞서 싸우는 '돈 장사꾼' 은용과 '법률 기술자' 박준경의 통쾌한 복수극을 표방했다. 법조-금융 카르텔, 펀드-주가조작, 지하경제 등 21세기 대한민국의 현실을 반영한 시의성있는 소재와 치밀한 구성, 속도감있는 전개, 배우들의 흡인력있는 캐릭터들이 조화를 이루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방송 내내 동시간대 선두를 놓치지않았던 <법쩐>은 최종회에서 최고 시청률 13.7%, 전국 시청률 11.1%, 수도권 시청률 10.8%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하지만 인기 면에서는 성공작이 되었음에도, 정작 내용면에서 장르적 완성도와 주제의식면에서는 아쉬움도 진하게 남았다. '기득권의 견고한 카르텔'과 그에 맞서싸우는 '정의로운 인물들의 연대'라는 구도는 기존 작품들에서 이미 익숙한 설정이다.
문제는 여기서 주인공 은용과 메인빌런 황기석 모두 공감할만한 개연성이 떨어지는 인물이었다는 점이다. 은용은 이른바 제도권 밖에서 음지의 수단과 자신만의 방식으로 악을 응징하는 '안티 히어로'에 가까운 인물이다. 그런데 은용이 굳이 몽골까지 떠나야만했던 이유나, 어린 시절의 호의로 인연을 맺은 윤혜린의 억울함을 풀어준다는 목적으로 다시 생사를 건 싸움에 뛰어들어야하는 당위성은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
더구나 은용 역시 한때 명 회장의 수하에서 맹활약했고, 이후로도 몽골에서 그가 막대한 재산과 영향력을 획득한 수단은 결국 '돈장사'였다는 점에서 정의로움과는 거리가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은용에게는 이러한 자신의 한계나 모순에 대한 성찰 따위는 찾아볼수 없다. 그저 "법이나 원칙같은 것만으로는 나쁜 놈들을 상대할 수 없다"는 논리만을 내세워 모든 수단과 자신까지 정당화한다는 점에서 드라마 '빈센조(송중기)'를 떠올리게 하는 인물이다.
특히 최종회에서 황기석과 '정의론'을 놓고 설전을 주고받는 상황에서 은용은 "정의면 정의고 아니면 아닌 거지, 과도한 정의는 없다"고 쏘아붙인다. '과도한 정의보다 현실과의 타협'이 필요하다는 황기석의 궤변에, 은용이 "거악에 맞서싸울 용기가 없는 것뿐"이라고 반박하는 장면에서 나온 대사다.
그런데 이는 바꿔말하면 은용은 자신의 개인적 복수를 온전히 '정의'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장태춘이나 박준경도 아니고, 하필 법과 원칙을 초월하는 '범죄자'에 가까운 은용이 정의를 운운했다는 것은 조금 섬뜩하게 다가온다. 자신의 목적과 행동이 모두 '정의를 위한 일'로 내세우지만 자신만의 기준에 따라 모든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점에서, 은용은 어쩌면 황기석과 대척점에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크게 다르지않은 위험하고 모순된 인물이다.
빌런들의 매력도 기대에 못미쳤다. 황기석과 명회장은 각각 부패한 권력과 돈의 카르텔을 상징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그런데 거물 정치인이나 재벌도 아닌, 고작 중간 간부급 검사와 돈장사꾼에 불과한 이들이 결탁했다고 하기에는 범죄의 스케일이 너무 크고 무모하다.
심지어 황기석은 작품 내내 검사라기보다는 전형적인 조폭 두목이나 3류 악당처럼 행동한다. 초반 등장시의 위협적인 포스와는 달리, 시종일관 명회장과 은용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장기말 신세가 되는 굴욕을 당하기도 한다. 드라마는 지극히 단순명료한 이분법적 선악 구도와 캐릭터 속에서, 빌런의 개인적 욕망과 악행에만 집중할뿐, 왜 이런 악인들이 카르텔을 형성할수 있는지에 대한 사회구조적인 성찰은 전혀 보이지않는다. 악인들의 카리스마와 공감대가 떨어지다보니 클라이맥스 복수극의 짜릿한 쾌감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드라마는 제목에서 '법과 쩐'의 결합이 주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게 했지만, 정작 시작부터 끝까지 판을 주도한 것은 은용 개인의 설계였고, 박준경과 장태춘, 홍한나 등은 독자적인 역할이나 팀워크보다는 은용의 계산대로만 움직이는 보조자 역할에 그친다.
또한 복잡한 금융 관련 범죄 이야기가 극중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영상에서는 표현하기가 어렵다보니 등장인물들의 직접적인 대사로 설명해야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이 이해하기도 힘들고 극의 흐름이 늘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복수극을 표방했지만 정작 화끈한 액션도, 치열한 법정공방이나 반전을 거듭하는 두뇌싸움 등도 거의 등장하지 않다보니 권선징악의 결말이 주는 쾌감도 그만큼 반감된다. 시청률은 끝까지 나름 선방은 했지만, 초반의 기대치에 비하면 시즌2가 나오더라도 그다지 기대되지않을 용두사미에 가까운 결말이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