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들어서고 메뉴도 바꿨다, 늦깎이 식당 주인의 성공전략
"대구뽈찜·돼지불고기·오리주물럭·추어탕 자신있어요"... 함양 '이삼식당' 주인 박삼순씨
▲ ⓒ 주간함양
경남 함양 서상을 방문하는 손님의 허기짐을 책임지는 식당이 있다.
서상면 중심가 서상로를 걷다 보면 '이삼식당'에 발걸음이 닿는다. 대구뽈찜, 돼지불고기, 오리주물럭, 추어탕 등 든든히 배를 채우는데 제격인 식당이다. 40여 년 동안 식당 자리를 지켜온 박삼순(74)씨는 4년 전 합류한 동생과 함께 매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예전에는 서상에 사람이 많이 없어서 어려운 여건 속에 국수 장사 등을 하면서 힘들게 가게를 운영해왔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골프장이 들어서고 IC도 개통되면서 관광객들이 서상에 몰리고 자연스레 손님도 늘어나면서 메뉴도 더욱 다양해졌죠."
"나이 서른에 시작한 식당, 체력 될 때까지 할 겁니다"
지난날과는 다르게 부쩍 늘어난 손님으로 부담 또한 커졌지만 척척 맞는 자매의 호흡으로 큰 문제 없이 손님들의 밥상을 책임져낸다. 지금이 식당의 전성기라고 인식할 만큼 자매는 바쁜 나날의 연속을 살고 있다. 힘겨우면서도 손님의 칭찬 한마디에 하루 피로가 싹 풀린다고 한다.
"처음 오시는 손님이든 단골손님이든 항상 맛있게 잘 먹고 간다고 좋은 말 건네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 칭찬을 들으면 몸이 힘들면서도 기분이 좋아지고 하루 피로가 싹 풀어지는 거죠."
손발이 모자라는 지금과는 달리 이삼식당의 시작은 쉽지 않았다. 나이 서른에 아무런 경험도 없이 사람 없는 지역에 관공서 직원 수요에 의지해 식당을 운영했던 박삼순씨의 지난날은 고생의 연속이었다.
"처음 당시에는 아무런 경험도 없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맨몸으로 먹고살기 위해 가게를 운영했고 닥치는 대로 오늘만 사는 것처럼 일을 했어요. 반찬을 준비하고 손님을 기다리는데 한 그릇도 못 팔 때도 많았죠. 그렇게 버티다 15년 전부터는 가게가 안정을 찾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버텨왔는지 잘 모르겠는데 세월을 생각하면 고생도 할 만큼 했구나 느끼는 것 같습니다."
경제적으로 힘겨웠던 날들이 많은 손님들의 밥상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감으로 바뀌었지만 박삼순씨는 열심히 일하는 동생이 곁에 있어 늘 든든하다.
"4년 동안 함께하고 있지만 정말 동생이 식당을 아끼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일도 늘 야무지게 해내는 모습들을 보면 힘들다가도 마음이 편해지죠. 매번 고맙죠."
새해 박삼순씨는 언제나 그랬듯 체력이 허락하는 그날까지 식당을 계속 운영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장사가 잘 되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체력이 받쳐줄 때까지 계속하는 것이 앞으로의 가장 큰 목표예요. 이제 나이도 먹을 만큼 먹어서 몸 상태에 따라 올해 그만둘지 내년에 그만둘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버텨보는 데까지 버텨보는 거죠. 정말 어려웠던 시절에는 식당 문을 닫으면 굶어 죽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절대 문을 안 닫겠다고 항상 다짐을 했었죠. 그래서 쉽게 놓지 못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끝으로 그는 더 이상 식당 운영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다가올 때 특별한 계획 없이 그저 자그마한 집에서 오순도순 살아가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긴 세월 동안 외국 여행 한번 안 가고 계속해서 서상에 머물렀죠. 나이도 나이인 만큼 그저 집에서 아무 문제 없이 오순도순 사는 것 그거면 충분해요."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함양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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