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풀세트 접전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경기를 4세트에서 매듭지었다. 연패까지 끊었다.

대한항공은 14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KB손해보험과의 홈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3, 23-25, 25-20, 26-24)로 승리를 거두고 4연패를 끊었다.

승점 3점을 얻으면서 20승 고지를 밟은 대한항공(20승 8패 승점 59)은 선두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2위 현대캐피탈(17승 10패 승점 52)과의 격차도 승점 7점으로 벌어졌다. 4연승 도전에 실패한 6위 KB손해보험(11승 17패 승점 32)은 5위 OK금융그룹(13승 15패 승점 39)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4세트 7점 차 열세를 극복한 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주전 세터 한선수 대신 유광우를 먼저 선발로 기용했다. 출발은 썩 좋지 않았다. 정지석의 공격이 번번이 막히는 등 공격이 안 풀렸다. 그러자 1세트 중반 웜업존에서 대기하던 한선수가 곧바로 투입됐고, 거짓말처럼 13-15에서 5연속 득점으로 리드를 빼앗았다. 결국 대한항공이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승점이 필요했던 KB손해보험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2세트에만 10득점을 올린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의 컨디션이 올라왔고, 한성정도 공격을 도왔다. 23-24에서 비예나의 후위공격이 성공하면서 그대로 2세트가 마무리됐다.

2세트를 내준 대한항공이 다시 반격에 나섰다. 3세트 14-12에서 정지석의 강력한 스파이크서브로 득점을 기록한 데 이어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의 득점까지 더해져 4점 차로 달아났다. 반면 비예나가 4득점에 그치는 등 KB손해보험은 원하는 대로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

4세트가 백미였다. 초반만 해도 KB손해보험이 비예나를 앞세워 12-5로 앞서고 있었다. 그런데 3연속 득점으로 서서히 점수 차를 좁히더니 17-21에서 링컨의 연속 득점에 힘입어 2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링컨의 서브가 벗어나면서 KB손해보험이 달아나는 듯했지만, 21-23에서 황경민의 범실로 분위기가 묘해졌다. 22-24에서는 정지석, 링컨이 차례로 득점을 기록해 승부를 듀스까지 끌고 갔다. 비예나의 범실로 승부를 뒤집은 대한항공은 25-24에서 김민재의 블로킹으로 역전극을 완성했다.
 
여전했던 집중력, 대한항공의 저력을 확인했다

양 팀 통틀어 최다득점의 주인공은 비예나(29득점)였다. KB손해보험 입장에서는 김홍정(11득점)의 분전도 반가웠다. 다만 한성정(9득점), 황경민(8득점)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반면 대한항공에서는 링컨(23득점), 정지석(19득점), 정한용(11득점)까지 세 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특히 종아리 상태가 좋지 않은 곽승석을 대신해 오랜 시간 코트에 머무른 정한용이 제 역할을 다했다. 한선수보다 많은 시간 동안 코트에 머무른 베테랑 세터 유광우도 시간이 지날수록 선수들과의 호흡이 잘 맞았다.

서브, 범실, 블로킹 개수, 공격 성공률 등 여러 지표에서 두 팀의 차이가 드러났던 것은 아니다. 다만 시즌 개막 이후 최대 위기에 빠졌던 대한항공이 좀 더 간절했고, 그 어느 때보다 집중력 있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한숨을 돌린 대한항공은 17일 우리카드전, 22일 OK금융그룹전을 끝으로 5라운드 일정을 마감한다. 여전히 현대캐피탈의 추격이 진행 중인 만큼 정규시즌 우승을 장담할 수 없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14일 KB손해보험전을 기점으로 상승세를 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