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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만에 인구 5배 증가... 초선 시의원들이 본 용인의 미래

[초선 시의원 릴레이 인터뷰] 국민의힘 기주옥·김길수, 민주당 박인철·신나연

등록|2023.02.15 17:35 수정|2023.02.15 22:56

▲ 용인시의회 전경. ⓒ 박정훈


대한민국에서 가장 급격한 성장과 변화의 시간을 보낸 곳 중 하나는 경기 용인특례시다. 1994년 인구 20만의 도시였던 이곳은 25년 만에 5배가 넘는 107만의 도시로 탈바꿈했다.

이 도시는 반도체 클러스터, 플랫폼시티 등 또 한 번의 변화를 앞두고 있다. 그 격변의 시간 속 민심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며 여러 입장 차의 간극을 메워야 하는 시의원들. 그중 초선 시의원들의 목소리를 통해 용인시의 비전과 나아갈 길을 살펴봤다.

지난 6일(국민의힘 소속 시의원)과 8일(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 두 차례 용인시의회에서 이어진 인터뷰에서 초선인 시의원들은 자신들이 경험한 시간과 용인시의 미래에 대한 각자의 꿈을 전했다.

기주옥 "정책도 서비스, 수요자에 맞는 행정해야"
  

▲ 인터뷰 중인 기주옥 국민의힘 용인시의원 ⓒ 용인시의회


"정책도 하나의 서비스고 수요자가 다 있습니다. 수요자에 맞는 행정을 해야 합니다."

국민의힘 기주옥 의원(36)은 그간 겪은 용인시정에 대해 생각을 거침없이 전했다. 스타트업에서 자기 경력을 쌓아가던 기 의원은 "청년시절, 직장 다닐 때는 (정치에 대해) 잘 몰랐다. 결혼하면서 사회적 의식이 높아졌다"며 "(그러는 사이) 아이를 갖고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을 때 우연히 정치에 입문할 기회가 생겼다"고 밝게 웃었다.

이어 "대기업의 부품 같은 시간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타트업에서 일해왔다"면서 "(의정활동은)기존 스타트업의 자유로운 소통분위기와는 달리 초기엔 위계질서 및 다른 분위기로 적응기가 필요했다"고 그간의 시간을 전했다.

그는 변화가 빠른 스타트업과 지역정치세계에서의 소통방식 차이에 주목했다. 기 의원은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이 안 되면 참신한 아이디어를 놓치게 되고 조직 내 비효율이 생길 수 있다"라며 "시대가 워낙 빨리 바뀌고 있어 미래에 대한 대응이 너무 늦다. 이제 소통에 있어서는 좀 더 자유로워질 필요는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대에 맞는 거를 바텀업(상향식)으로 쫓아가기 위해서는 의사소통은 더 자유롭게 개진이 돼야 한다"면서 "(공직사회)분위기를 쇄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례대표인 기 의원은 "지역에 대한 자신의 역할에 대해 특정지역 현안보다 청년·일자리·저출산 문제 등 세대 대표 목소리에 집중하고 있다"며 "지역 내 청년인재 유출 문제는 용인시 정도의 위상에서 양질의 일자리 부족은 문제다. 집행부의 일자리 정책은 1차원적이다. 관련부서는 적극 소통으로 일자리를 창출을 위한 양질의 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보육시설,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시설, 어린이 야간 응급의료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정책도 서비스다. 적극행정, 창의적 행정으로 수요자에 맞는, 수요자 중심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김길수 "용인시, 예산 70% 문화·복지에 쓰인다면 시민만족도 높아질 것"
  

▲ 인터뷰 중인 김길수 국민의힘 용인시의원 ⓒ 용인시의회


"수원예산 70%가 문화·복지에 쓰인다면 용인은 아직도 건설 및 도로 등에 예산 70%가 쓰입니다. 시 예산의 70%를 문화·복지에 쓴다면 만족도가 굉장히 높아질 겁니다."

정치에 입문한 지 16년이 된 김길수 국민의힘 의원(53)은 용인시 축구센터, 디지털산업진흥원 등 산하기관 종사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오랜 정치경력과 집행부의 경험을 거쳐 온 베테랑이다.

그래서일까. 김 의원은 자신의 집행부 경험을 살려 의회와 집행부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현재 김윤선 의원(국힘·비례)외에는 집행부 경험자는 나뿐이다. 장점이자 단점"이라며 "밖에서 보는 것과 직접 하는 것은 다르더라. 제가 업무파악이 빠르지만 집행부 견제 시 조심스러워지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막상 해보니 국회의원은 당론이 중요하나 시의원들은 의외로 당론이나 그런 색이 덜한 것 같다"면서 "주민들 민의수렴에는 여야가 큰 차이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지역의회가 독립적이고 지역 균형 발전 및 변화를 위해 정당 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기흥 역세권 중학교 신설 및 재개발·재건축 노후 아파트들이 제일 큰 이슈"라며 "이미 이 사안들은 7~10년 전부터 이어진 고질적인 민원으로 해결을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시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유입된 인구들이 다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라는 부분에 주목했다.

김 의원은 "50만 넘는 도시 중 프로구단 없는 시가 용인시"라며 "가까운 수원이나 성남만 해도 야구, 농구, 축구 등 여러 프로 구단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런 구단들이 지역에서 자부심 등 결속력을 갖게 한다. 우리는 '수원삼성'처럼 용인으로 뭉칠 수 있는 게 없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박인철 "철도 국가가 관리해야... 안전의 문제"
  

▲ 인터뷰 중인 박인철 더불어민주당 용인시의원 ⓒ 용인시의회


"철도는 국가가 관리해야 합니다. 용인시 경전철 비용은 (당분간)시가 부담해도 국가가 운영해야 하고 추후 국가에 귀속돼야합니다."

"용인에서 복지와 관련된 일을 하며 정치에 관심을 가져왔다"면서 "막상 의정활동을 해보니 책임감과 중압감이 컸다"고 전한 민주당 박인철 의원(44). 8일 만난 그는 자신이 집중하고 있는 용인시의 현안에 대해 용인경전철 연장 노선 추진과 57번 국지도 단절구간 연결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용인 경전철과 관련해 재정적자 등 여러 문제가 있으나 안전문제의 연장"이라며 "철도는 (관리 운영 경험이 있는)국가가 관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인시는 현재 네오트랜스라는 회사와 위탁운영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또 그는 57번 국지도 단절구간 연결과 관련해 "57번 국지도로 원래는 국가에서 해줘야 하는데 타당성 조사가 애매한 부분이 있다"면서 "용인시는 수도권 평가 기준으로 움직이는데 지방은 소도시라는 개념으로 움직인다. 수도권은 토지보상비용 등으로 BC가 안 나오거나 낮게 나오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도 지난 의정생활에 대해 김길수 의원과 비슷한 의견을 냈다. 그는 "여야가 대립하는 부분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상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현안에 대해서는 여야가 대립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용인시의 비전을 두고는 "용인은 이제 개발보다는 보존과 보호가 병행돼야 한다"며 "처인구의 경우 계획성 있는 개발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누구 의원 그거 하나는 잘했다'라는 말이 지역에 각인되는 그런 사람이고 싶다. 의미 없이 기억되는 사람이 아닌 용인을 위한 일로 각인되는 시의원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신나연 "약자들이 더 많은 혜택 받길... 특례시 질적으로 채워야"

  

▲ 인터뷰 중인 신나연 더불어민주당 용인시의원 ⓒ 용인시의회


"용인시는 약자들이 좀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특례시를 질적으로 어떻게 채워나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두 아이의 엄마로 살며 사회복지에 종사하다 정치에 입문하게 된 신나연 민주당 의원(42)은 시의원으로서 자신의 고민을 이같이 전했다. 그는 용인시 조직개편안 추진 시 시의회와의 협치와 소통 부재를 지적하며 뜻을 굽히지 않아 결국 찬반 투표가 진행되게 한 강단 있는 모습도 보인 인물이다.

그는 이날 "막상 의원 활동을 해보니 다양한 민원 등으로 여러 분야 지식과 경험이 필요했다"라며 "같은 지역 주민들 간에도 같은 사안을 다르게 보고 의견이 다른 경우가 많다. 어떻게 합을 이뤄나갈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지역을 다니며 이곳, 저곳을 살피며 시민들이 불편해할 만한 문제가 없는지 살피는 것이 습관이 됐다"면서 "6개월은 알아가는 단계였다면 이제는 대안을 마련하고 발언하는 스피커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 의원은 지역현안과 관련해 국민의힘이지만 같은 지역구인 김길수 의원과 한목소리를 냈다.

그는 "기흥역세권 중학교 설립, 도심주차장 확충, ESG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고심하고 있다"라며 "어려운 현안이나 지역위원회, 동료 의원 등과 함께 풀어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상담을 통해 한 사람을 변화시키고 마을을 성장시키려고 했던 노력을 이제는 생활정치에 적용하려 한다. 공동체를 변화시키고 더 큰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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