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고민' 김연경을 보낼 수 없는 3가지 이유
[여자배구] 15일 흥국생명 1위 등극 후 은퇴 고민 이야기 꺼낸 '배구여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지난 15일 안방에서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를 세트스코어 3-0으로 꺾고 승점 3점을 챙기며 21승 7패 승점 63점으로 승점 61점의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를 제치고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시즌 초반 잠깐 1위에 올라선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시즌 첫 1위 등극이다. 하지만 배구팬들은 경기 후 흥국생명의 1위 등극보다 더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 바로 '배구여제' 김연경의 충격적인(?) 인터뷰였다.
김연경은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은퇴 생각이) 아예 없다면 거짓말이다. 고민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구단과 이야기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연경은 이어 "예전부터 가장 높은 자리에 있을 때 내려놓는 게 좋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 만약 은퇴를 한다면 그런 전제 하의 결정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물론 김연경은 "아직 은퇴여부를 결정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김연경의 발언은 배구팬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물론 모든 운동선수들은 스스로 은퇴시기를 결정할 권리가 있다. 특히 한국 여자배구를 두 번이나 올림픽 4강으로 이끌었던 최고의 선수 김연경이라면 자신 외에 그 누구도 은퇴시기를 함부로 정할 수 없다. 하지만 만약 김연경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코트를 떠난다면 배구팬들이 받을 후유증은 생각보다 훨씬 클 것이다. 배구팬들은 아직 '한국 여자배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 김연경을 보낼 준비가 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30대 중반에도 여전히 리그 최고의 기량
"구차하게 선수생활을 연장하지 않고 최고의 자리에 있을 때 박수 받으면서 떠나고 싶다"라는 것은 모든 운동선수들의 꿈이다. 하지만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생애 첫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올린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 FC)가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출전가능성을 언급했던 것처럼 선수라면 몸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오래 현역으로 활동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리고 김연경은 현재 V리그에서 '메시급'이라고 부르기에 전혀 손색이 없는 선수다.
올해 한국나이로 36세가 된 김연경은 이제 더 이상 매 경기 40%를 넘나드는 공격 점유율을 책임지며 팀을 '하드캐리'할 체력은 없다. 실제로 김연경은 지난 2020 도쿄 올림픽을 끝으로 대표팀에서도 은퇴를 했다. 하지만 현재 V리그에서 보여주고 있는 김연경의 실력과 코트에서의 존재감은 전성기 시절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지난 시즌 6위였던 흥국생명이 김연경 가세 후 이번 시즌 선두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김연경은 이번 시즌 득점 5위(530점)와 공격성공률 1위(46.02%), 서브리시브 6위(47.36%), 디그 9위(세트당 3.83개)를 달리며 공수 전 부문에서 전방위적인 활약을 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시즌 45%이상의 공격성공률과 45% 이상의 리시브 효율을 동시에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도 리그 전체에서 김연경이 유일하다. 한마디로 김연경은 V리그 최고의 공수겸장 선수이자 이번 시즌 유력한 정규리그 MVP 후보라는 뜻이다.
야구나 축구에서도 그해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거나 리그 BEST11에 포함된 선수는 다음 시즌 몸값이 얼마나 올라갈지 행복한 고민을 하지 결코 은퇴 여부를 고민하지 않는다. 만약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김연경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택한다면 다음 시즌 V리그의 수준은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리그 최고의 선수가 최고의 기량일 때 은퇴를 한 것은 전 세계 스포츠사에서도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 정도 밖에 없었다.
FA 자격 한 번 누려보지 못하고 은퇴를?
V리그 선수들은 입단 후 여섯 시즌을 보내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FA자격을 얻는 선수는 이전보다 더 좋은 조건에 원 소속팀에 잔류하기도 하고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거나 챔프전 우승과 가까운 팀으로 이적을 하기도 한다. FA는 프로 입단 당시 신인 드래프트를 거치며 구단의 선택을 받았던 선수들이 반대로 자신이 뛰고 싶은 구단을 선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김연경은 V리그에서 한 번도 FA자격을 누려본 적이 없다. 흥국생명 입단 후 네 시즌 동안 활약한 김연경은 2008-2009 시즌을 끝으로 일본과 터키, 중국리그를 거치며 11년 동안 해외무대에서 활약했다. 2020-2021 시즌 국내 복귀 후에도 한 시즌 만에 다시 중국리그로 돌아갔다. 따라서 김연경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36세의 나이에 'V리그 6시즌'이라는 FA자격조건을 채우는 신선한(?) 경험을 하게 된다.
아무리 전성기가 지났다 해도 김연경은 FA제도가 도입된 후 역대 최대어가 될 확률이 매우 높다. 전력강화를 노리는 중·하위권팀들이나 아쉽게 우승에 다가가지 못한 팀, 그리고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싶은 팀 모두 팀 전력을 대폭 끌어 올릴 수 있는 최고의 선수 김연경을 탐낼 것이다. 그리고 김연경 영입전쟁 과정에서 쏟아지는 많은 루머와 뉴스들은 시즌이 끝나더라도 배구팬들이 여자배구에 대한 관심을 끊을 수 없게 만들 것이다.
물론 V리그에는 23억 원이라는 연봉상한선이 존재하는 만큼 김연경이 FA자격을 얻는다 해도 유럽이나 중국리그에서 활약할 때 만큼 많은 연봉을 받긴 쉽지 않다. 하지만 과거 김연경은 아무리 해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쳐도, 아무리 국가대표로서 국위선양을 해도 국내로 돌아올 때는 흥국생명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다. 따라서 원하는 팀을 직접 고를 수 있는 자격을 포기하고 은퇴를 선택하기엔 김연경에게 이번 FA는 너무 아까운 기회다.
팬들은 김연경의 은퇴를 원하지 않는다
김연경이 유럽에서 활동하던 시절 국내 배구팬들은 김연경의 경기를 직접 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 물론 국내 스포츠 케이블 TV에서 김연경이 속한 페네르바흐체 SK의 경기를 중계해 주기도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김연경을 보고 싶은 갈증을 충분히 해소할 수 없었다. 따라서 국내에서 김연경이 출전하는 대표팀 경기가 열릴 때면 경기장은 언제나 김연경 경기를 직관하기 위한 배구팬들로 가득 차곤 했다.
'김연경 효과'는 여자배구의 시청률과 관중동원을 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이번 시즌 3라운드까지 V리그 여자부 경기의 평균 시청률은 1.05%로 같은 기간 남자부의 평균 시청률 0.58%를 압도했다. 관중 역시 3라운드까지 여자부가 14만 9215명을 동원하며 남자부의 8만 8869명을 크게 앞섰다. 흥국생명은 지난 2022년 11월 13일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전과 12월 24일 IBK기업은행 알토스전에서 홈구장 5800석을 매진시키기도 했다.
또한 흥국생명은 여자부 7개 구단의 홈 구장에서 모두 만원관중을 모으는 진기록을 세웠다. 흥국생명이 전국을 돌며 매진사례를 만들어내던 시기는 권순찬 감독의 갑작스런 경질로 팀 분위기가 어수선하던 때였다. 배구팬들은 흥국생명이 힘든 시기에도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응원했다. 이 역시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팬을 보유했고 올스타 팬투표에서도 8만 2297표를 획득하며 남녀부 합쳐 최다득표를 기록한 '김연경 효과'였다.
김연경은 누구보다 팬들의 고마움을 잘 알고 있는 선수이고 평소에도 팬서비스가 좋은 선수로 유명하다. 그리고 김연경을 응원하는 대부분의 팬들은 김연경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물론 최종결정은 김연경에게 달려 있고 그가 어떤 선택을 하든 팬들은 그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배구팬들은 '배구여제' 김연경이 은퇴가 아닌 현역생활 연장을 선택해 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김연경은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은퇴 생각이) 아예 없다면 거짓말이다. 고민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구단과 이야기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연경은 이어 "예전부터 가장 높은 자리에 있을 때 내려놓는 게 좋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 만약 은퇴를 한다면 그런 전제 하의 결정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물론 김연경은 "아직 은퇴여부를 결정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김연경의 발언은 배구팬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30대 중반에도 여전히 리그 최고의 기량
▲ 공수 주요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는 김연경은 이번 시즌 유력한 정규리그 MVP 후보다. ⓒ 한국배구연맹
"구차하게 선수생활을 연장하지 않고 최고의 자리에 있을 때 박수 받으면서 떠나고 싶다"라는 것은 모든 운동선수들의 꿈이다. 하지만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생애 첫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올린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 FC)가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출전가능성을 언급했던 것처럼 선수라면 몸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오래 현역으로 활동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리고 김연경은 현재 V리그에서 '메시급'이라고 부르기에 전혀 손색이 없는 선수다.
올해 한국나이로 36세가 된 김연경은 이제 더 이상 매 경기 40%를 넘나드는 공격 점유율을 책임지며 팀을 '하드캐리'할 체력은 없다. 실제로 김연경은 지난 2020 도쿄 올림픽을 끝으로 대표팀에서도 은퇴를 했다. 하지만 현재 V리그에서 보여주고 있는 김연경의 실력과 코트에서의 존재감은 전성기 시절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지난 시즌 6위였던 흥국생명이 김연경 가세 후 이번 시즌 선두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김연경은 이번 시즌 득점 5위(530점)와 공격성공률 1위(46.02%), 서브리시브 6위(47.36%), 디그 9위(세트당 3.83개)를 달리며 공수 전 부문에서 전방위적인 활약을 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시즌 45%이상의 공격성공률과 45% 이상의 리시브 효율을 동시에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도 리그 전체에서 김연경이 유일하다. 한마디로 김연경은 V리그 최고의 공수겸장 선수이자 이번 시즌 유력한 정규리그 MVP 후보라는 뜻이다.
야구나 축구에서도 그해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거나 리그 BEST11에 포함된 선수는 다음 시즌 몸값이 얼마나 올라갈지 행복한 고민을 하지 결코 은퇴 여부를 고민하지 않는다. 만약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김연경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택한다면 다음 시즌 V리그의 수준은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리그 최고의 선수가 최고의 기량일 때 은퇴를 한 것은 전 세계 스포츠사에서도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 정도 밖에 없었다.
FA 자격 한 번 누려보지 못하고 은퇴를?
▲ 김연경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V리그에서 처음으로 FA자격을 획득한다. ⓒ 한국배구연맹
V리그 선수들은 입단 후 여섯 시즌을 보내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FA자격을 얻는 선수는 이전보다 더 좋은 조건에 원 소속팀에 잔류하기도 하고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거나 챔프전 우승과 가까운 팀으로 이적을 하기도 한다. FA는 프로 입단 당시 신인 드래프트를 거치며 구단의 선택을 받았던 선수들이 반대로 자신이 뛰고 싶은 구단을 선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김연경은 V리그에서 한 번도 FA자격을 누려본 적이 없다. 흥국생명 입단 후 네 시즌 동안 활약한 김연경은 2008-2009 시즌을 끝으로 일본과 터키, 중국리그를 거치며 11년 동안 해외무대에서 활약했다. 2020-2021 시즌 국내 복귀 후에도 한 시즌 만에 다시 중국리그로 돌아갔다. 따라서 김연경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36세의 나이에 'V리그 6시즌'이라는 FA자격조건을 채우는 신선한(?) 경험을 하게 된다.
아무리 전성기가 지났다 해도 김연경은 FA제도가 도입된 후 역대 최대어가 될 확률이 매우 높다. 전력강화를 노리는 중·하위권팀들이나 아쉽게 우승에 다가가지 못한 팀, 그리고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싶은 팀 모두 팀 전력을 대폭 끌어 올릴 수 있는 최고의 선수 김연경을 탐낼 것이다. 그리고 김연경 영입전쟁 과정에서 쏟아지는 많은 루머와 뉴스들은 시즌이 끝나더라도 배구팬들이 여자배구에 대한 관심을 끊을 수 없게 만들 것이다.
물론 V리그에는 23억 원이라는 연봉상한선이 존재하는 만큼 김연경이 FA자격을 얻는다 해도 유럽이나 중국리그에서 활약할 때 만큼 많은 연봉을 받긴 쉽지 않다. 하지만 과거 김연경은 아무리 해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쳐도, 아무리 국가대표로서 국위선양을 해도 국내로 돌아올 때는 흥국생명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다. 따라서 원하는 팀을 직접 고를 수 있는 자격을 포기하고 은퇴를 선택하기엔 김연경에게 이번 FA는 너무 아까운 기회다.
팬들은 김연경의 은퇴를 원하지 않는다
▲ 김연경은 14년 만에 출전한 올스타전에서 팬투표 1위와 함께 올스타 MVP에 선정됐다. ⓒ 한국배구연맹
김연경이 유럽에서 활동하던 시절 국내 배구팬들은 김연경의 경기를 직접 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 물론 국내 스포츠 케이블 TV에서 김연경이 속한 페네르바흐체 SK의 경기를 중계해 주기도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김연경을 보고 싶은 갈증을 충분히 해소할 수 없었다. 따라서 국내에서 김연경이 출전하는 대표팀 경기가 열릴 때면 경기장은 언제나 김연경 경기를 직관하기 위한 배구팬들로 가득 차곤 했다.
'김연경 효과'는 여자배구의 시청률과 관중동원을 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이번 시즌 3라운드까지 V리그 여자부 경기의 평균 시청률은 1.05%로 같은 기간 남자부의 평균 시청률 0.58%를 압도했다. 관중 역시 3라운드까지 여자부가 14만 9215명을 동원하며 남자부의 8만 8869명을 크게 앞섰다. 흥국생명은 지난 2022년 11월 13일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전과 12월 24일 IBK기업은행 알토스전에서 홈구장 5800석을 매진시키기도 했다.
또한 흥국생명은 여자부 7개 구단의 홈 구장에서 모두 만원관중을 모으는 진기록을 세웠다. 흥국생명이 전국을 돌며 매진사례를 만들어내던 시기는 권순찬 감독의 갑작스런 경질로 팀 분위기가 어수선하던 때였다. 배구팬들은 흥국생명이 힘든 시기에도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응원했다. 이 역시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팬을 보유했고 올스타 팬투표에서도 8만 2297표를 획득하며 남녀부 합쳐 최다득표를 기록한 '김연경 효과'였다.
김연경은 누구보다 팬들의 고마움을 잘 알고 있는 선수이고 평소에도 팬서비스가 좋은 선수로 유명하다. 그리고 김연경을 응원하는 대부분의 팬들은 김연경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물론 최종결정은 김연경에게 달려 있고 그가 어떤 선택을 하든 팬들은 그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배구팬들은 '배구여제' 김연경이 은퇴가 아닌 현역생활 연장을 선택해 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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