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오프 뒤 국힘 당심, 천하람>안철수>김기현 순으로 분산
[미디어토마토] 나경원·조경태와 연대한 김기현, 기대보다 못한 표심 흡수... 결국 결선으로 갈까
▲ 국민의힘 천하람·김기현·안철수·황교안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지난 15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첫 방송 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대표 본경선에 출마한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등 후보 4인 중 1차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한 후보 압축으로 가장 큰 이득을 본 후보는 천하람 후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17일 나왔다.
미디어토마토는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3~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38명(응답률 3.4%)에게 무선 100% 자동응답 전화조사 방식으로 '국민의힘 당대표로 거론됐던 후보들 중 누구를 가장 지지했는지', '컷오프 이후 국민의힘 당대표로 누구를 가장 지지하는지' 등을 물었다. 교차분석을 통해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과 컷오프 탈락한 기존 후보들의 지지도가 본경선에 오른 후보들에게 얼마나 분산됐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문항이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p).
천하람 후보는 가장 막바지에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만큼, 기존 거론됐던 당권주자 후보군 중에 이름이 아예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컷오프 후 본경선 진출 후보 4인 중 여당 지지층에서 10.7%의 지지율을 얻었다. 즉, 10.7%p 지지율이 증가한 셈이다.
안철수 후보는 '국민의힘 당대표로 거론됐던 후보들 중 누구를 가장 지지했는지' 질문과 관련, 여당 지지층에서 25.1%의 지지율을 얻었다. '컷오프 이후 국민의힘 당대표로 누구를 가장 지지하는지' 질문에는 여당 지지층의 30.1%가 안 후보를 꼽았다. 교차분석 시 5.0%p 지지율이 오른 결과다.
김기현 후보는 첫 질문 때 여당 지지층에서 37.7%의 지지율을 얻었고 두 번째 질문 때 여당 지지층에서 42.4%의 지지율을 얻었다. 본경선 후보 압축 후 4.7%p 지지율이 상승한 결과다. 황교안 후보는 첫 질문 때 여당 지지층에서 6.4%의 지지율을 얻었고 두 번째 질문 때 여당 지지층에서 9.0%의 지지율을 얻었다. 본경선 후보 압축 후 2.6%p 지지율이 상승한 결과다.
'지지후보가 없음' 답변도 컷오프 전후 3.9%에서 5.7%로 소폭 증가했다. 본경선 진출 후보 외 다른 후보를 지지했던 이들이 당권레이스 국면에서 이탈했음을 의미한다.
나경원·조경태 지지했던 표심, 김기현이 절반 이하로 흡수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후보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지난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사단법인 새로운민심 새민연 전국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 이희훈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의 압박에 불출마를 택한 나경원 전 의원과 다시 손을 맞잡으면서 지지율 회복을 노렸던 김기현 후보 입장에선 긍정적이지 않은 결과다. 게다가 그는 앞서 컷오프 탈락한 조경태 의원과의 연대도 지난 14일 공식화 한 바 있다. 이른바 '김(기현)-나(경원) 연대', '김(기현)-조(경태) 연대'를 통해 본경선 1차 투표 때 50% 이상을 득표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교차분석 결과, 나경원 전 의원과 조경태 의원을 지지했던 표심은 김기현 후보에게 전부 다 옮겨가지는 않았다. 일단, 나경원 전 의원은 '국민의힘 당대표로 거론됐던 후보들 중 누구를 가장 지지했는지' 질문 때 여당 지지층에서 10.1%의 지지율을 얻었다. 조경태 의원은 같은 질문 때 여당 지지층에서 1.3%의 지지율을 얻었다. 단순 산술할 경우 11.4%의 지지율인 셈인데, 김기현 후보는 이 표심의 절반도 흡수하지 못했다.
반면, '반(反)윤핵관'-'개혁보수' 기치를 내걸고 있는 천하람 후보는 비슷한 상징성을 띄고 있던 유승민 전 의원의 기존 지지율 이상을 얻은 상태다. 참고로, 유승민 전 의원은 '국민의힘 당대표로 거론됐던 후보들 중 누구를 가장 지지했는지' 질문 때 여당 지지층에서 6.4%의 지지율을 얻었다.
이러한 흐름은 보수층 응답 교차분석 때도 확인 가능했다. 지지율 증감을 보면, 천하람(0%→12.7%)>안철수(25.2%→29.9%)>김기현(34.1%→38.2%)>황교안(5.4%→7.5%) 후보 순이었다. '지지후보 없음' 응답도 6.8%에서 10.1%로 소폭 올랐다.
김기현 여전히 우위... 여당 지지층의 선택, 민심과 격차 크다
▲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친이준석계 후보들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기자단과 오찬 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천하람 당대표 후보,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 공동취재단
그러나 김기현 후보는 여전히 여당 지지층에서 다른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앞서면서 우위를 보이는 중이다. 그는 특히 이번 조사에서 김기현-안철수 결선 가상대결 결과를 물었을 때, 여당 지지층에서 절반 이상의 지지율을 얻었다.
구체적으로, 김기현 후보는 결선 가상대결 때 여당 지지층에서 50.7%의 지지율을 얻었다. 안철수 후보는 여당 지지층에서 40.2%를 얻었다. '지지후보 없음'을 택한 여당 지지층은 7.2%, '잘 모름'을 택한 여당 지지층은 1.9%였다.
다만, 이는 '민심'과는 괴리된 결과다. 전체 응답자 1038명을 대상으로 본경선 진출 후보 4인에 대한 지지 여부를 물었을 땐, 안철수(25.6%)-김기현(23.4%)-천하람(21.2%)-황교안(5.6%) 순으로 나타났다. 안철수·김기현·천하람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인 것.
전체 응답자 1038명을 대상으로 결선 가상대결 결과를 물었을 땐, 안철수 후보가 47.1%의 지지율을 얻어 김기현 후보(28.0%)를 크게 앞섰다. '지지후보 없음'을 택한 응답은 22.8%였다. 보수층의 답변만으로 국한했을 때도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다. 김기현 후보는 보수층에서 45.7%를 얻었고, 안철수 후보는 42.2%를 얻었다.
한편,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미디어토마토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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