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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욱 "'긴급생계비 대출' 금리 인하? 빛좋은 개살구"

'고정금리 15.9%→9.4%는 눈 가리고 아웅' 지적... "이런 식이면 오히려 높은 문턱 된다"

등록|2023.02.17 11:45 수정|2023.02.17 11:45

▲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이 2022년 11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3 예산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같은 당 박정 예결위 간사. ⓒ 남소연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의 '긴급생계비 대출' 금리 인하 방침을 두고 "빛좋은 개살구"라고 비판했다.

긴급생계비 대출은 신용평점이 하위 20% 아래면서 연 소득은 3500만 원에 못 미치는 저신용·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최초 50만 원을 대출해준 다음, 6개월 이상 꾸준히 잘 갚으면 추가로 50만 원을 대출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금융당국은 이 프로그램으로 그간 소외된 금융취약계층까지 아우를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고정금리 15.9%는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자 정부는 15일 비상경제민생회의 후 긴급생계비 대출 금리를 최저 9.4%까지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김병욱 의원은 16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금리 9.4%로 인하'란 제목만 봐서는 긴급생계비 대출 자체를 최대 9.4%로 내린다는 것으로 읽히지만, 자세히 보면 그건 아니다"라며 "말 그대로 빛좋은 개살구"라고 짚었다. 그는 "정부의 발표 내용은 최초 대출금리는 15.9%로 하고, 6개월 성실상환 시 12.9%, 1년 성실상환 시 9.9%로 인하하고 금융교육 이수 시 최저 9.4%를 적용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두 자리 금리를 한 자리로 낮추기 위한 생색을 내기 위한 '꿰맞추기 금리'"라며 "이런 식으로 조건을 많이 붙이면 생계 대출이 꼭 필요한 국민에게는 높은 문턱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대출금리가 낮을수록 손실률이 낮다는 것은 데이터로도 증명된다"며 "서민금융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금리 15.9% 햇살론15의 대위변제율은 15.5%, 금리 10.5%인 근로자 햇살론은 10.4%, 금리 3.5%인 햇살론 유스는 4.8%"라고 제시했다.

김 의원은 "한 마디로 소액대출이고 금리가 낮으면 대출부담이 낮아서 상환이 원활히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굳이 100만 원의 소액대출이면서 15.9%를 적용하는 정부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정부 지적도 타당치 않다"며 "신용 대출은 대출을 갚지 못할 경우 본인의 신용도 하락 등을 감수하겠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결국 본인이 다시 갚아야 할 대출이고, 본인이 책임진다"고 했다.

그는 "그리고 1인당 대출금액이 다시 말해서 최대 100만 원"이라며 "정부는 성실상환과 교육이수 등 여러 조건을 붙이기 보다는 최초 대출금리를 현행 15.9%보다 햇살론 유스 수준인 3.5%로 인하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상품(긴급생계비 대출)은 3월 출시 예정"이라며 "다시 한 번 검토할 시간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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