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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항공권 25만원... 제주도민 분노가 폭발했다

제주노선 운항 횟수, 지난해 대비 12% 감소... 국제선으로 눈 돌린 항공사들

등록|2023.02.20 11:24 수정|2023.02.20 11:24

▲ 제주공항 모습. ⓒ 임병도


지난 주말 부산에서 새벽 5시 20분 첫 지하철을 탔습니다. 오전 6시 55분 김해공항발 제주행 첫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였습니다.

지난주 내내 온라인으로 제주행 표를 예매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매진이었습니다. 부산만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가장 사람이 몰리는 김포-제주 노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저가 항공사 대부분이 취항하고 있지만 제주행 표는 매진이었습니다. 표를 쉽게 구할 수 있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심해도 너무 심한 상황입니다.

제주행 표를 구하기 힘든 이유는 항공사들의 운항편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국제선으로 눈 돌리는 항공사들
 

▲ 연도별 제주공항 도착 기준 항공기. ⓒ 임병도


지난해 12월 제주도착 기준 국내선은 6400여 편으로 2021년과 비교해 12% 줄었습니다. 2월에는 1월 대비 500편이 더 감소했습니다.

제주행 운항편이 감소한 이유는 항공사들이 국내선 항공기들을 국제선으로 돌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형항공사와 저가항공사들은 앞다퉈 동남아와 일본 지역 중단거리 노선에 항공편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인천공항 기준 국제선 운항편은 2만2900편으로 지난해 대비 2배가 늘어났습니다. 늘어난 항공편 대다수가 제주행 노선에 투입됐던 항공기들입니다.
 

▲ 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해 검색한 제주행 항공권. ⓒ 임병도


제주행 항공편이 감소하면서 항공권 가격은 20만 원이 넘고 있습니다. 주말 가격을 보면 저가항공사조차 편도 10만 원이 넘습니다. 대형 항공사 항공권 가격은 유류할증료 등을 포함하면 왕복 25만 원대입니다.

평일 2만~3만 원대 항공권은 이제 옛말이 됐습니다.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정상운임을 받으면서 제주도민들은 육지에 가는 게 너무 부담이 됩니다. 기자 또한 왕복 10만 원으로 육지에 다녔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두 번 갈 출장을 한 번으로 줄이고 있습니다.

출륙금지령 말까지 나오는 상황

도민들 사이에서는 비싼 항공권에 그마저도 구하기 힘들어 아우성입니다. 특히 갑자기 잡힌 경조사나 출장을 위해서 직접 공항에 나가 대기표를 받느라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사실상 '출륙금지령'이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출륙금지령'은 조선시대 수탈을 피해 도망치는 제주도민을 막기 위해 육지행을 금지시킨 법을 말합니다.

더 큰 문제는 3월에는 2월보다 제주행 항공편이 1000편이나 감소한다는 점입니다. 이 수치는 지난해보다 1400편이 줄어든 것입니다.

현재 제주행 항공기들의 탑승률은 95%가 넘습니다. 대부분 만석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운항편수가 감소하기 때문에 앞으로 제주행 항공권은 더 구하기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덧붙이는 글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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