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여기 시험지요. 문제 한번 풀어보세요."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 시절이었던 듯하다. 바쁜 엄마이다 보니 아이 공부할 때 옆에서 살뜰히 챙겨주는 일은 거의 없었고 대신 고맙게도 스스로 열심히 공부습관을 유지해 오던 아들이었다.
공부가 재미있는지 책상 위에서 학습하는 일이 많았던 아들. 그런데 그날은 무슨일인지 엄마에게 문제를 풀어보라며 시험지를 내미는 거다. 수학 문제인가. 아니면 영어 문제인가, 도대체 어떤 문제에 막혀 엄마에게까지 SOS를 요청하는지 궁금했다. 그렇게 시험지를 확인한 난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시험지 안에는 아들이 직접 출제한 문제들이 들어 있었다. 아들이 좋아하는 밥, 좋아하는 과목 등을 묻는 문제들이 나와 있었는데 무엇보다 별표 표시의 다음의 문구가 눈에 띄었다. 7문제 모두 맞혔을 경우에 부모자격증을 수여하겠다는 것이었다. 이 시험 문제는 엄마에게뿐 아니라 아빠에게까지 동일하게 주어졌다.
아이의 깜짝 이벤트 사건, 그런데 이 이벤트가 엄마에게는 참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 주었다. '그동안 내가 아이에게 관심이 덜했나'라는 엄마 반성부터 시작해 과연 나는 부모로서의 자격이 되는지를 돌아보게 되었고, 또한 우리 사회에 부모자격증 제도를 도입하면 어떻게 될까 등의 또다른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더라는 거다.
자격증이 판을 치는 시대. 자격증 취득에 열을 올리는 이들이 생겨나면서 온갖 종류의 자격증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가세해 부모자격증까지 이어지게 된다면 가뜩이나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어떻게 될까.
'부모자격증'이라는 게 참 애매한 게 아이 한 명 한 명 마다의 특성과 발달이 다르고 돌발상황들도 생겨나기에 어렵고 복잡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수많은 우리 부모들은 자격증이 필요 없을 만큼 자식을 위해 정말 많은 공부들을 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일부 자격증이 필요한 부모들도 있긴 하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많은 부모들이 내자식 잘 되라고 때론 자신을 희생하기도 하고 자식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요즘 부모들에게 나타난 또다른 현상들이라면 내 아이를 위한 공부열풍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한 예로 육아 교육 서적을 뒤적여가며 공부해 나가는 부모들이 늘고 있고 출판 업계에서도 관련 서적들이 줄을 이어 출간되고 있다.
또 TV 프로그램은 어떤가. <요즘 육아 금쪽 같은 내 새끼>, <공부가 머니> 등의 프로그램의 인기 또한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TV 속 다른 아이의 사례를 통해서라도 금쪽같은 내 아이를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부모로서 어떤 노력을 해 나가야 하는지를 우리 부모들은 끊임없이 배워 나간다.
바쁜 와중에도 TV속 멘토를 찾고 자식들을 위한 공부에 기꺼이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자식공부만큼 명확한 답이 없으며 그래서 자주 헤매게 되는 공부도 없는 듯하다. 챗GPT에게 물어보면 그 답을 자세하고도 명확하게 알려줄 수 있으려나.
오픈AI의 인공지능 대화형 챗봇, 챗GPT가 연일 화제다. 이에 누군가는 머지않아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며 우려의 시선을 보이기도 하고, 누군가는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힘든 영역을 찾아 앞으로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말하기도 한다.
분명한 건 제 아무리 인간과 대화하고 척척 글을 써 내고 어떤 문제에 대해 답변을 제시하는 챗봇이라 할지어도 '내 아이를 위한 부모의 역할'에 대해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거다. 보편적인 부모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지언정 각 개인에 특화된 맞춤형 부모의 역할을 기대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에게조차 쉽지 않을 듯 보이는 부모의 역할. 오늘도 수많은 부모들은 스스로 그 어려운 답을 구하며 각자만의 스타일대로 자녀와의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또한 계획하고 있다. 그렇게 우리는 변함없이 내 아이와 연관된 알쏭달쏭 어려운 문제들을 마주하고 시름하며 부모 노릇을 해 나가고 있다.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 시절이었던 듯하다. 바쁜 엄마이다 보니 아이 공부할 때 옆에서 살뜰히 챙겨주는 일은 거의 없었고 대신 고맙게도 스스로 열심히 공부습관을 유지해 오던 아들이었다.
▲ 아이가 만든 시험문제시험지 안에는 아들이 직접 출제한 문제들이 들어 있었다. ⓒ 이효진
시험지 안에는 아들이 직접 출제한 문제들이 들어 있었다. 아들이 좋아하는 밥, 좋아하는 과목 등을 묻는 문제들이 나와 있었는데 무엇보다 별표 표시의 다음의 문구가 눈에 띄었다. 7문제 모두 맞혔을 경우에 부모자격증을 수여하겠다는 것이었다. 이 시험 문제는 엄마에게뿐 아니라 아빠에게까지 동일하게 주어졌다.
아이의 깜짝 이벤트 사건, 그런데 이 이벤트가 엄마에게는 참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 주었다. '그동안 내가 아이에게 관심이 덜했나'라는 엄마 반성부터 시작해 과연 나는 부모로서의 자격이 되는지를 돌아보게 되었고, 또한 우리 사회에 부모자격증 제도를 도입하면 어떻게 될까 등의 또다른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더라는 거다.
자격증이 판을 치는 시대. 자격증 취득에 열을 올리는 이들이 생겨나면서 온갖 종류의 자격증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가세해 부모자격증까지 이어지게 된다면 가뜩이나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어떻게 될까.
'부모자격증'이라는 게 참 애매한 게 아이 한 명 한 명 마다의 특성과 발달이 다르고 돌발상황들도 생겨나기에 어렵고 복잡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수많은 우리 부모들은 자격증이 필요 없을 만큼 자식을 위해 정말 많은 공부들을 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일부 자격증이 필요한 부모들도 있긴 하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많은 부모들이 내자식 잘 되라고 때론 자신을 희생하기도 하고 자식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요즘 부모들에게 나타난 또다른 현상들이라면 내 아이를 위한 공부열풍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한 예로 육아 교육 서적을 뒤적여가며 공부해 나가는 부모들이 늘고 있고 출판 업계에서도 관련 서적들이 줄을 이어 출간되고 있다.
또 TV 프로그램은 어떤가. <요즘 육아 금쪽 같은 내 새끼>, <공부가 머니> 등의 프로그램의 인기 또한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TV 속 다른 아이의 사례를 통해서라도 금쪽같은 내 아이를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부모로서 어떤 노력을 해 나가야 하는지를 우리 부모들은 끊임없이 배워 나간다.
바쁜 와중에도 TV속 멘토를 찾고 자식들을 위한 공부에 기꺼이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자식공부만큼 명확한 답이 없으며 그래서 자주 헤매게 되는 공부도 없는 듯하다. 챗GPT에게 물어보면 그 답을 자세하고도 명확하게 알려줄 수 있으려나.
오픈AI의 인공지능 대화형 챗봇, 챗GPT가 연일 화제다. 이에 누군가는 머지않아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며 우려의 시선을 보이기도 하고, 누군가는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힘든 영역을 찾아 앞으로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말하기도 한다.
분명한 건 제 아무리 인간과 대화하고 척척 글을 써 내고 어떤 문제에 대해 답변을 제시하는 챗봇이라 할지어도 '내 아이를 위한 부모의 역할'에 대해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거다. 보편적인 부모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지언정 각 개인에 특화된 맞춤형 부모의 역할을 기대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에게조차 쉽지 않을 듯 보이는 부모의 역할. 오늘도 수많은 부모들은 스스로 그 어려운 답을 구하며 각자만의 스타일대로 자녀와의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또한 계획하고 있다. 그렇게 우리는 변함없이 내 아이와 연관된 알쏭달쏭 어려운 문제들을 마주하고 시름하며 부모 노릇을 해 나가고 있다.
덧붙이는 글
유튜브 <작가의식탁tv-초중등교육채널>에서도 만나볼 수 있어요. 블로그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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