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신 아들 제2학폭 피해자 엄마 "권력으로 해코지 할까봐..."
민사고 교사, 재심위에서 학부모 통화 내용 소개... 아들에게 "아무 말 마라" 당부
▲ 2018년 9월에 나온 춘천지방법원 제1행정부 판결문. 해당 내용은 민사고 교사의 진술 부분이다. ⓒ 춘천지법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됐다가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에 의한 또 다른 학교폭력 피해자 어머니가 특정 권력에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는 진술이 나왔다.
2018년 9월에 나온 춘천지방법원 제1행정부 판결문을 보면 자율형사립고인 강원도 민족사관고(아래 민사고)에 다니던 정 변호사 아들 C학생은 최근 논란이 된 D학생에 대한 학교폭력 말고도 또 다른 E학생에 대해서도 학교폭력을 저지른 정황이 나타나 있다. 하지만 이 학생의 어머니는 "권력을 통해 해코지를 할 것 같아서" 아들에게 "아무 말하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나타났다(관련 기사: 정순신 부인 "기말고사 엉망된다"에 화 난 재심위원의 일침 https://omn.kr/22vqj).
B교사는 "피해학생 E의 어머니와 통화한 적이 있는데, 가끔씩 C학생이 방에 찾아와서 (E학생이) 너무 힘들어했다"면서 다음처럼 어머니 말을 전했다.
"(E학생이) C학생에게 뭐라고 말을 하면, 또 권력 얘기가 나오는데, 권력을 통해 해코지를 할 것 같아서 자기 아들에게 그냥 C학생에게 '아무 말 말아라'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
이와 관련 E학생은 민사고에 낸 진술서에서 "피해학생(D)에게 하던 갈굼이 저한테 옮겨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면서 "'돼지'라고 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그 장난이 점점 심해졌다"고 적어놓았다. E학생은 학교에 낸 진술서와 비슷한 내용을 자신의 어머니에게도 말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은 판결문 속 민사고의 학교폭력 사안조사 보고서에도 잘 드러나 있다. C학생은 당시 '검사 권력'을 가진 아버지 정순신 변호사를 계속 자랑하고 다닌 것으로 보인다.
한 학생은 민사고에 낸 진술서에서 "C학생이 평상시에 계속 아버지 자랑을 하며, 그 내용이 '검사라는 직업은 다 뇌물을 받고 하는 직업이다. 내 아빠는 아는 사람이 많은데, 아는 사람이 많으면 다 좋은 일이 일어난다. 판사랑 친하면 재판에서 무조건 승소한다'였다"면서 "그것이 부정적이고 우리 사회의 비리를 다루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학생은 "(C학생이) 마치 자신의 아버지가 이런 대한민국의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비리와 관련되어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 2014년 4월 20일 오후 인천시 남구 인천지방검찰청에서 정순신 특수부장 검사가 '세월호 침몰 사건 수사에 착수한다'는 내용의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B교사는 재심위 진술에서 "C학생은 본인보다 급이 높다고 판단하면 굉장히 잘해주고, 급이 낮다고 생각하는 학생은 모멸감을 주는 식으로 분위기를 조성하는 습관이 있다"면서 "피해 학생 한 명이 아니고 또 다른 피해학생이 있다. 피해학생(D)이 자신의 그룹에서 멀어지니까 또 다른 타깃(E학생)을 만들어서 굉장히 비슷한 패턴으로 그 학생에게 모멸감을 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교사는 "그래서 저희가 생각을 했을 때는 그런 차원에서 권력 얘기가 나온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국회 교육위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오전 전체회의에서 "(또 다른) 피해 학생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아라. 권력이 해코지 할 것 같다'고 말한 것은 피해학생보다 가해학생 집안이 훨씬 권력이 많다는 것을 각인시키는 말"이라면서 "이런 권력에 의해서 학교가 무력화되는 속에서 학교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본질적 고민이 필요하다. 참으로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