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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종사자 폐암 발생 비율 높아... 대책 필요"

경남교육청 '학교 급식종사자 폐암 현안 진단과 대책' 토론회

등록|2023.02.27 15:49 수정|2023.02.27 20:09

▲ 27일 오전 창원컨벤션센터 회의실에서 열린 “학교 급식종사자 폐암 현안 진단과 대책” 토론회. ⓒ 경남도교육청


학교 급식을 담당하는 영양사·조리사·조리실무사들의 폐암(의심) 발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의학전문가들은 급식종사자 가운데 여성 폐암 발생 비율이 높다며 대책 마련을 제시했다.

경상남도교육청(교육감 박종훈)이 27일 오전 창원컨벤션센터 회의실에서 연 '학교 급식종사자 폐암 현안 진단과 대책' 토론회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강윤식 경상국립대 의과대학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토론회에는 폐암 관련 전문의,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산업안전보건공단 부장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여성 폐암 관련 현황', '폐암 검진의 세부 내용', '조리퓸(cooking fumes) 발암물질 예방 관리', '급식실 환기 방안' 등을 주제 발표했다. 조리퓸은 고온에서 튀김이나 볶음요리를 할 때 발생하는 초미세입자를 말한다.

장인석 경남지역암센터 교수는 조리할 때 발생하는 '퓸'의 폐암 관련성에 대해 발표하면서 "급식종사자의 폐암 발생 비율은 높은 편이므로 폐암 발생을 방지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는 폐암의 원인으로 "흡연, 석면, 라돈, 호흡기 질환, 조리시 발생하는 흄을 포함한 공기 오염"을 언급했다. 장 교수는 대만에서 한족 여성 폐암 환자 1302명 대상(2002~2010년)으로 한 연구를 소개하면서 "여성 폐암의 대다수는 비흡연자였다. 음식을 조리하기 위해 연기가 날 때까지 기름을 가열하고 매일 식사를 요리하는 경우 폐암 위험이 3배로 증가하며 연기 추출기를 사용하면 폐암 발생을 5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장 교수는 "흡연과 관련이 없이 발생하는 폐암이 전체의 30%이고, 경남지역 급식종사자의 폐암 발생 비율은 일반인보다 높다"며 "폐암 발생을 방지할 방법을 모색해야 하고, 기존부터 원인에 노출된 대상자의 조기 진단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길태 마산의료원 영상의학과장은 폐암 검진에 대한 세부 내용을 발표하면서 "결절의 크기에 따른 판정 구분, 폐암 의심 소견에 대한 상태, 그 외 폐암 검진에서 자주 발견되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박정래 창원병원 직업환경의학과장은 '조리퓸 발암물질 건강위해 예방'을 발표하면서 볶음·튀김 요리와 폐암과의 관계, 조리퓸 노출량을 줄이는 방법, 기름을 사용하지 않는 저온 요리법의 장점 등을 설명했다.

이준호 산업안전보건공단 경남지역본부 부장은 학교급식실의 문제로 낮은 층높이, 캐노피형 후드, 단시간 집중 노출, 기류 정체로 환기 불량 등을 꼽았다. 캐노피형 후드는 유해 오염원이 발생하는 위쪽 부분 또는 작업대 상부를 덮는 형태로 설치하는 덮개를 말한다.

그는 "조리퓸이 발생하는 공정은 최대한 작업장 벽면 근처로 배치하고 배기 효율 증대를 위해 후드 후면과 후드 양쪽 측면을 막을 수 있는 장소로 선정해야 하며 설계단계에서 작업자의 참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경남교육청은 "지난해 학교급식종사자 폐암 문제가 대두된 이후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대책 마련을 건의해왔다"면서 "그 결과 교육부에서 학교급식종사자 폐암 예방 관계기관 공동전담팀을 구성․운영하기 시작했으며 경남교육청이 경상 권역 대표 교육청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훈 교육감은 "이번 토론회는 현장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폐암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 다양한 대안을 발굴하여 급식종사자의 폐암 예방대책을 수립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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