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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사람의 삼일절 위한 '삼삼삼 예술축제'에 가다

서울 종로 반쥴카페서 26일부터 3월 1일까지

등록|2023.02.28 14:01 수정|2023.02.28 14:10
기미년(1919년) 3월 1일, 일제 침략에 저항하며 조선 천지를 뒤흔들었던 독립의 함성소리가 귀에 생생히 들리는 듯하다. 104년 전 선열들이 지키고자 했던 '조국 독립의 뜻'을 되새기고자 하는 <삼삼삼예술축제>가 종로에서 열리고 있어 지난 27일 현장에 다녀왔다.

"삼일절에 삼일간 삼일대로에서 개최되는 <삼삼삼예술축제>는 삼일운동의 시대정신을 예술적으로 해석하여 우리 삶에 연결하는 축제입니다. 2023년의 주제는 '보통사람'입니다. 3.1운동을 가능하게 했던 수많은 보통사람들, 그 낯선 이름들을 축제로 초대하여 우리가 미처 살피지 못했던 독립운동가의 삶을 우리 주변의 다양한 보통사람들이 예술로 접해보도록 하는 것이 이번 축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삼삼삼예술축제 총감독 김준영씨

이번 축제는 27일부터 시작됐지만 축제 전날(26일)에는 두 개의 전시와 시민참여 프로그램 및 북토크 행사가 진행됐다. 행사는 <낯선 삼일운동>의 저자 정병욱 교수가 맡았으며 정 교수의 북토크는 행사가 진행되는 3일 내내 열릴 예정이다.
 

포스터삼삼삼예술축제 포스터 ⓒ 삼삼삼예술축제


이번 축제의 주제를 날짜별로 보면, 27일엔 <나도 화장하면 예뻤을 거야 - 여성, 퀴어>라는 주제로, 강연1에서는 '우리가 몰랐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을, 북토크2에서는 '트랜스젠더 무용가 모어의 삶과 예술'과 '나는 꽃이 아니에요' 등의 공연이 있었다.

28일엔 <겉눈만 못 보지 속눈도 못 보는 줄 아냐 - 장애인, 비장애인>이라는 주제로 보통사람들이 장애인, 비장애인을 함께 생각하는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이어 기획공연 2와 3에서는 뷰앙상블의 <아름다운, 희망의 음악>과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의 <보통사람의 노래- 대한이 살았다>등의 장애인예술단체 두 팀의 공연이 진행된다.  전시1에서는 장애인뿐 아니라 외롭고 고립된 모두를 위한 전시가 이어지고 김경민 감독의 배리어프리 공연 창작 <노하우를 듣는 시간>이 열린다.
 

도로시 미술학원 학생들의 그림 1종로 까페 '반쥴' 5층에는 울산 도로시 미술학원 학생들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다. 1 ⓒ 삼삼삼예술축제

 

전시장 2종로 까페 '반쥴' 5층 전시장 2 ⓒ 삼삼삼예술축제


축제 3일째인 3월 1일엔 <많은 인민을 이길 수 없다 – 보통사람, 우리>라는 주제로 '인중승천(人衆勝天)' 곧 "많은 인민을 이길 수 없다"를 이야기한다. 기획공연4에서는 낯선 독립운동가를 대하는 감흥을 각각의 연주자가 솔로로 연주하는 릴레이 콘서트가 열리고, 전시2와 전시3에서는 보통사람을 그리는 전시가 계속해서 이어진다. 폐막 공연에서는 관객과 예술가가 다 함께 어우러져 악기를 두드리고 몸짓을 함께 하는 부화뇌동의 난장을 통해 보통사람의 에너지를 체험할 예정이다.

"저는 거문고연주자 김준영이라고 합니다. 삼일절을 맞아 무엇인가 예술가들이 모여 의미있는 일을 해보자는 뜻에서 <삼삼삼예술축제>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삼일절을 맞아 삼일로에서 삼일동안 하는 축제라는 뜻에서 이름을 그렇게 지었습니다. 올해로 2회째이며, 각 분야의 예술가들이 '삼일절'을 그냥 보낼 수 없다는 의기투합으로 기획을 하고 실천에 옮기게 되었습니다."
 

보통사람김준 & 도로시그룹 '보통사람', 종로 까페 '반쥴' 5층 전시장 3 ⓒ 삼삼삼예술축제

  

여성독립운동가 이야기종로 까페 '반쥴' 4층 공연장에서 여성독립운동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모습 ⓒ 이윤옥


지난 1월 30일, 기자는 거문고 연주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김준영씨와 위 내용의 첫 전화 통화를 했다. 그리고 <삼삼삼예술축제>에 대한 소개 이야기를 듣고 둘째 날인 27일 여성독립운동가 강연을 흔쾌히 수락했다. 27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된 종로 '반쥴' 카페에서 처음 만난 김준영 총감독은 아주 젊은 예술가였다. 삼일절을 앞두고, 만세 함성이 가득 찼던 삼일로에서 삼일동안 '독립운동과 예술'이라는 주제도 신선했거니와 참여한 예술가들이 모두 젊은 패기와 실험 정신이 만만치 않아 보였다.

그동안 '3.1운동 관련 행사'라고 하면 천편일률적인 '관주도 행사 일색'으로 기념식 후에는 흰저고리 검정 치마 또는 값싼 도포를 걸치고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 시위를 조금 하다가 사진이나 찍고 마는, 그야말로 '시늉'만 가득한 행사였던 것 같아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삼삼삼예술축제'에 참가하고 보니 아주 신선한 생각이 들었다.
 

젊은 예술가들삼삼삼예술축제에 참여한 젊은 예술가들, 왼쪽에서 세 번째가 김준영 예술총감독이다 ⓒ 이윤옥

  

김공로 지사 그림과 사진정아인(13살) 학생이 그린 김공로 지사 그림과 사진 ⓒ 삼삼삼예술축제

 

총감독한 김준영삼삼삼예술축제를 총감독한 김준영 씨와 행사 포스터 앞에 선 기자 ⓒ 이윤옥


3.1만세운동이 일어난 지 104년을 맞는다. 그러다 보니 젊은 세대들에게 '3.1운동'은 먼 과거 이야기로 느껴질 법하다. 어떻게 하든지 젊은 세대가 다양한 모습으로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3.1운동으로 승화시키고자 기획한 '삼삼삼예술축제'가 그래서 더 돋보인다.

행사를 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경비 마련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축제 현장을 빠져나왔다. 남은 행사에 많은 이들이 찾아가 함께 즐기면서 3.1만세운동을 되새기고 힘찬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면 '삼삼삼예술축제'를 기획한 젊은 예술가들이 더 큰 힘을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삼삼삼예술축제' 가 열리는 곳:
카페 <반쥴> 서울 종로구 삼일대로 17길. 23
연락처: 010-9036-1319
<행사일정표 보러가기> 아래 첨부 PDF 문서 자료 참고. 
덧붙이는 글 우리문화신문에도 보냈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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