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홍성 평화의 소녀상 훼손... "범인 추적해야"

얼굴 전체가 긁히고 파여... "CCTV 설치와 훼손자에 대한 구상권 청구 등 관리 강화해야"

등록|2023.03.02 12:34 수정|2023.03.02 14:02
 

▲ 지난 3월 1일 충남 홍성 평화의 소녀상이 훼손된 흔적을 시민들이 발견했다. ⓒ 이재환

 
충남 홍성 평화의 소녀상에서 훼손 흔적이 발견됐다. 누군가 고의로 소녀상을 훼손했을 가능성도 있어 제대로 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일 예산·홍성 시민들은 3.1절을 기념한 걷기 행사를 진행했다. 시민들은 이날 내포신도시 홍예공원에서부터 홍성 평화의 소녀상 앞까지 손에 태극기를 들고 걸었다. 3.1독립만세운동을 재현했다.

홍성 평화의 소녀상에 도착한 시민들은 소녀상의 훼손 흔적을 발견했다. 소녀상의 코와 이마 등 얼굴 전체에 긁히고 파인 흔적이 역력했다. 시민들은 '고의 훼손'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용일(홍성)씨는 "누군가 고의로 소녀상을 훼손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변에 CCTV가 있기는 하지만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소녀상이 공공조형물인 만큼 홍성군에서 수시로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앞서 홍성군의회는 지난해 11월 21일 이정희 군의원의 대표발의를 통해 '홍성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념사업 등에 관한 조례안'이 행정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 지난 12월 27일부터 조례안이 시행됐다. 조례안에는 홍성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관리책임자를 지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평화의 소녀상을 관리하고 보호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마련되어 있음에도 훼손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정희 홍성군 의원은 "누군가 의도적으로 훼손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녀상 주변에 CCTV가 있지만 소녀상을 직접 비추고 관리하는 용도는 아니다. 사실상 훼손자를 추적하기가 어렵다"라며 "CCTV 설치와 함께 소녀상을 훼손한 자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조례 제정도 고민해 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군 집행부를 만나 소녀상이 원상태로 복원될 때까지 보호막을 설치하고, 복원 이후 공개하도록 건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성군 관계자는 "소녀상 관리는 시민사회단체에서 하고 있다. 관리문제는 시민단체와 협의할 예정"이라며 "훼손된 소녀상에 대한 복구비용이 꽤 발생하는 것으로 안다. 비용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단체와 협의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홍성군 평화의 소녀상은 광복 72주년인 지난 2017년 8월 15일 건립됐다. 지역 시민사회단체과 일반군민들이 400여만 원의 기금을 십시일반으로 모아 소녀상을 세운 것이다.
 

▲ 지난 3월 1일 충남 홍성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는 예산홍성 시민들이 모여 3.1절 기념행사를 가졌다. ⓒ 이재환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