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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순신 아들 학폭 피해자 2명, 대학 못 가거나 학교 떠났다

민사고 교장과 교감 증언... "첫 번째 피해자 결석 많았고, 두 번째 피해자 전학 선택"

등록|2023.03.02 17:22 수정|2023.03.02 18:10

▲ 2일 오후 민족사관고 모습. ⓒ 윤근혁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밝혀진 정순신 전 검사(현 변호사, 국가수사본부장 낙마자)의 아들은 서울대에 진학한 반면, 민족사관고(민사고)에서 피해를 당한 2명의 피해자는 대학 진학을 하지 못하거나 중도 전학한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민사고 찾아 직접 들어보니

2일, <오마이뉴스>는 강원도 횡성에 있는 자율형사립고인 민사고를 직접 방문해 이 학교 교장과 교감(부교장) 등 관리자를 만나, 정 전 검사 아들의 학교폭력 사건 피해자들의 근황 등을 취재했다.

이 학교 관리자의 발언을 종합하면, 정 전 검사 아들의 학폭 피해자 중 첫 번째 학생은 2017년 학교폭력 피해 이후 2018년과 2019년 2, 3학년 기간 동안 결석을 반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2018년 1, 2학기는 가해자인 정 전 검사 아들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와 강원도의 학교폭력대책지역위에서 '강제전학' 결정을 받고도 전학 조치되지 않아 등교하지 못한 날이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사 : 정순신 부인 "기말고사 엉망된다"에 화 난 재심위원의 일침 https://omn.kr/22vqj)

이 피해 학생은 2019년 3학년 과정을 어렵게 마치고 2020년 2월 민사고 졸업장을 받았다. 하지만, 졸업학년도 기준 첫 번째 해와 두 번째 해 모두 대학 진학을 하지 못했다. 반면, 2019년 늑장 전학을 간 정 전 검사 아들은 2020학년도 고교 졸업 뒤 서울대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사고의 한 관리자는 <오마이뉴스>에 "해당 피해 학생의 경우 우리 학교를 힘들게 졸업한 뒤 첫해와 둘째 해 모두 대학 진학을 하지 못한 사실을 파악했지만 이후엔 어떻게 됐는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피해 학생은 정 전 검사 아들로부터 1학년이던 2017년 "제주도에서 온 돼지XX", "빨갱이 XX"라는 폭언을 잇달아 들은 뒤 극단적 시도까지 한 바 있다.
 

▲ 2일 오후 민족사관고 모습. ⓒ 윤근혁


또한 비슷한 시기인 2017년과 2018년 초 정 전 검사 아들로부터 비슷한 언어폭력 피해를 당한 두 번째 학교폭력 피해자는 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진 2018년 3월을 전후해 민사고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 학생의 피해에 대한 학교폭력대책자치위는 따로 열리지 않았다.

민사고의 한 관리자는 <오마이뉴스>에 "해당 피해 학생은 정 전 검사 아들 학폭 사건이 학교에서 논란이 된 뒤에 전학을 갔기 때문에 학교폭력대책자치위를 따로 열지는 못했다"면서 "이 학생이 외국으로 가기 위해 전학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당시 그 어려운 상황(학폭 피해)도 작용했을 것 같다"고 밝혔다.

2018년 당시 이 두 번째 피해학생은 민사고에 낸 진술서에서 "(이전) 피해학생에게 하던 갈굼이 저한테 옮겨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면서 "'돼지'라고 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그 장난이 점점 심해졌다"고 적어놓은 바 있다.

"권력 통해 해코지" 걱정하던 엄마, 아들 전학 선택
 

▲ 2014년 4월 20일 오후 인천시 남구 인천지방검찰청에서 정순신 당시 특수부장 검사가 '세월호 침몰 사건 수사에 착수한다'는 내용의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민사고 학폭 담당 교사가 2018년 학교폭력대책지역위에 진술한 내용을 보면, 이 두 번째 피해 학생 어머니는 해당 교사와 통화에서 "해당 (가해) 학생이 (아들) 방에 찾아와서 (아들이) 너무 힘들어했다"면서 "아들에게 뭐라고 말을 하면, 또 권력 얘기가 나오는데, 권력을 통해 해코지를 할 것 같아서 그냥 아들에게 '아무 말 말아라'라고 얘기했다"고 털어놨다(관련 기사: 정순신 아들 제2학폭 피해자 엄마 "권력으로 해코지 할까봐..." https://omn.kr/22vvd).

결국 이 두 번째 피해 학생의 어머니는 민사고에 정 전 검사 아들의 학교폭력을 정식 신고하는 대신 전학 가는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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