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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개발은 착취의 다른 이름... 제주 제2공항은 필요치 않다"

"환경부는 제주2공항 건설계획에 부동의하라" 시민단체들, 제주-세종서 기자회견

등록|2023.03.03 17:53 수정|2023.03.03 17:53
환경부가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검토에 대한 법적 기한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 법적 기한은 3월 6일이다. 이를 앞두고, 3일 환경부의 제주 제2공항 부동의를 요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이 제주와 세종에서 동시에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여러 시민단체들과, 제주에 제2공항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인간·비인간생명체들이 함께했다.
 

환경부가 제주 제2공항에 부동의하라는 기자회견이 제주와 세종에서 동시에 열렸다제주도의회에서 환경부에게 2023년 3월 3일 제주 제2공항에 반대 의견을 내라고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 김나희


기자회견에 참석한 '도청앞천막촌사람들'은 "국토를 파헤쳐 도로를 건설하고 활주로를 깔아 전쟁을 실어 나르고 땅끝까지 값을 올려 집과 마을을 사고파는 것이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길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성산 환경을 지키는 사람들'은 "국토부는 여름 철새가 머물며 잘 우는 시기엔 단 한 차례도 조사를 하지 않고 1월, 2월, 9월 하반기에 형식적인 세 차례 조사만 하여 정부의 공항 예정 부지 내에서 쉽게 관찰되는 생물종들을 누락시키는 등 부실을 넘어 거짓된 보고서를 제출했으며 그 후로 여러 차례 조사를 했다고 하지만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제주 난개발저항 지역연대'는 "우리는 경제권력과 정치권력이 획책하는 모든 종류의 파괴를 묵도하는 현장의 얼굴"이라며, "난개발은 현 질서의 유지강화를 위한 착취의 다른 이름이다. 평화롭고 안전하게 살기 위한 세상은 제주 제2공항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제주지질연구소'는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는 이미 두 번이나 반려되됐다. 반려 사유들은, 결코 인간의 힘이나 기술로 보완되거나 극복될 수 있는 조건이 아니다"라고 짚었다. 이어 "환경은 정치적 이해로 다뤄져서도 안 된다. 제주지질연구소(소장 강순석)는 화산지질학적 근거를 토대로 환경부가 반드시 부동의를 결정해야 한다고 요청하는 바"라고 밝혔다.

'정의당 세종시당 생태위원회'는 "국토부는 이미 주민들의 반대가 확인됐고, 환경 파괴가 자명한 사업이 통과될 때까지 보완서를 반복해 밀어넣고 있다. 환경부는 국토부의 들러리로 국토부의 시중을 들고 있다. 환경부는 자신의 본분을 지켜라. 돌이킬 수 없는 생태 파괴를 가져오는 제주2공항 건설계획에 부동의하라"고 외쳤다.
  

제주와 세종에서 환경부의 제주 제2공항 부동의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동시에 열렸다세종시 환경부/국토부 앞에서 '환경부는 제주 제2공항 부동의하라'라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김나희


환경부, 국토부 앞에서 388일째 천막 농성 중인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은 "제주에 두 개의 공항은 필요 없다. '제주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부동의', 환경부가 국토부에 보낼 답이다. 환경부는 국토부의 개발 하수인을 자처하지 말고, '부동의'로 그 엄중한 존재 이유를 증명하라"고 주장했다.

'신공항저지 반자본생명해방전선'은 "공항 반대 운동은 공항이라는 교통시설 공사를 반대하는 것뿐 아니라 반생명의 위기에서 모두가 해방되기 위한 실천적 투쟁의 하나"라며 의미를 짚었고, '성산읍 제2공항 반대대책위'는 "지난 7년 동안 세 번이나 보완이 요구되고 반려된 것인데, 겨우 몇 개월 만에 결정이 달라지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으며 환경부는 반드시 부동의를 결정해야 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는 바로 지난 주말, 전문가 그리고 30여 명의 시민들과 함께 제주동부 성산읍과 구좌읍 지역에 조류 모니터링을 실시했다며 "두산봉, 성산일출봉, 섭지코지에는 매가 살고 있고, 해안사구에는 흰물떼새와 민물도요가 살고 있고, 하도리철새도래지에는 전 세계적으로 6000마리 밖에 남지 않은 저어새가 살고, 고성리 습지에는 흑두루미 다섯이 시베리아로 날아가다가 쉬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414기후정의파업 조직위원회'는 "환경부는 최근 업무보고에서 녹색산업으로 올해 20조 원을 벌겠다며 산업 부처임을 선언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에는 이미 15개의 공항이 있는데 국토부는 6차 공항개발종합계획을 발표하여 가덕도, 제주, 새만금, 흑산도, 백령도, 울릉도, 서산 등에 신공항을 추진하려 한다. 기후위기로 프랑스는 고속열차로 2시간 30분 이내로 이동 가능한 국내선 항공노선 폐지를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또, "환경부는 2021년 제주2공항 사업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하면서 '조류 충돌 영향과 서식지 보호', '항공기 소음영향', '멸종위기종 보호', '숨골(투수성 지형) 보전' 등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들었다. 2년 동안 이러한 환경파괴와 생태학살에 대한 대안이 만들어졌을리 없다. 환경부가 제주2공항 건설에 동의한다면, 우리는 4월 14일 세종정부청사에서 환경부 해체 투쟁을 벌일 것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시민언론 더탐사가 제주와 세종에서 이원생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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