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허위사실 공표 재판 첫 출석 풍경... '맞불' 집회 진행돼
[현장] "이재명을 구속하라" vs. "김건희를 구속하라" 구호 부딪혀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출석한 첫 재판이 휴정하자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 이희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백현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재판에 처음 출석했다. 이 대표는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강규태) 심리로 이날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첫 공판기일에 출석해 재판을 받았다.
검찰은 이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1년 12월 언론 인터뷰에서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말한 부분 등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이 대표를 작년 9월 기소했다. 또한 2021년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는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이 민간사업자들에게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엔 관련 "국토부가 용도 변경을 요청한 것" 등 허위로 답변한 혐의를 들어 기소했다.
이에 맞서 길 건너편엔 이 대표 지지자들이자 50-60대로 보이는 20여 명이 천막과 스피커를 설치한 채 '검사독재 규탄한다',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이라는 글자가 인쇄된 포스터를 들고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시위 관리를 위해 펜스를 치고 주변을 통제했다.
▲ 보수 단체 대한민국 애국순찰팀이 이재명 대표 구속을 촉구 시위를 하고 있다. ⓒ 김주원
이 대표가 도착하기 30분 전 서울중앙지법 서관 앞은 취재진, '셀카봉'에 카메라를 설치한 1인 방송인, 이 대표 지지자, 반대자와 일반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 대표는 오전 10시 27분 검은색 카니발을 타고 서울중앙지법 서관 출입문 앞에 도착했다. 이 대표가 내리자 이 대표 지지자들은 '이재명'을 연호했다. 이 대표는 그러나 취재진들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곧장 법원으로 들어갔다.
이 대표가 법원으로 들어 간 뒤 서관 출입문 앞에서 40여 명의 이 대표 지지자들은 '윤석열 퇴진', '김건희를 구속하라'라는 문구가 인쇄된 포스터를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에 맞서 한 보수 유튜버가 큰 목소리로 'X재명'이라고 외치며 언쟁이 오갔지만, 다행히도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 대표가 법원에 들어 간 이후 서울중앙지법 입구 앞 대로 집회는 더 거세졌다. 보수 단체인 '애국순찰단' 측은 큰 소리로 음악을 틀고, 마이크를 통해 이 대표를 규탄하는 연설을 이어갔다. 한 반대 시위자는 셀카봉에 핸드폰을 설치한 채 확성기를 들고 길 건너 이 대표 지지 집회 천막으로 향해 '이재명을 구속하라'고 외쳤다. 경찰 저지로 큰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조금만 늦었다면 충돌로 이어질 수 있었던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천막에서는 집회 주체인 진보 단체 '민주개혁 국민행동 운동본부'가 보수 단체에 맞서 스피커로 음악을 틀고 지지자들에게 따뜻한 물과 커피를 제공하고 있었다. 거기서 한 시민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 보았다. 진보단체 '민주개혁 국민행동 운동본부' 소속 시민으로 자신을 소개한 한 50대 여성은 "선거법 위반 재판은 무효"라며 "그런 논리면,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들도 모두 (검찰이) 수사해서 심판 받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3월 총 세차례 재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3일에 이어 오는 17일, 31일 등 격주 금요일 재판이 예고돼 있다. 이 대표는 두 차례 더 법원에 나와 재판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진보 단체 '민주개혁 국민행동 운동본부'가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을 외치며 이재명 대표를 지지 시위를 하고 있다. ⓒ 김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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