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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축제 앞두고 미리 찾아간 광양 매화마을

홍매는 활짝 피었습니다만... 3월 10일부터 축제 시작

등록|2023.03.05 11:46 수정|2023.03.05 16:25

▲ 농원 뒷길 팔각정에서 바라본 매화마을. 곧 만개한 매화로 하얗게 뒤덮이리라. ⓒ 김숙귀


봄이 시작된다는 3월. 매화, 벚꽃, 배꽃이 차례로 피어나는 하동 섬진강은 바빠지기 시작한다. 지난 달, 거제 구조라초등학교(폐교)에 가서 만개한 춘당매를 만나고 온 뒤 광양 매화마을에도 꽃이 피기 시작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화가 만개하면 마치 눈이 내린 것처럼 하얗게 변한 마을의 모습이 무척 아름답지만 그때는 꽃송이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기에 미리 가보기로 했다.
 

▲ 모란은 아니지만 영랑시인도 매화를 사랑했으리라. ⓒ 김숙귀


하동 IC를 빠져나와 섬진강을 곁에 두고 달리다가 광양 다압쪽으로 진입하여 잠시 가다보면 왼쪽에 청매실농원으로 오르는 길이 나온다. 다압에 들어서면서 길가에 활짝 핀 매화를 여러 군데 보았기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사는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 청매실농원으로 오르는 길. 길가에도 뒷산에도 홍매가 활짝 피었다. ⓒ 김숙귀


하지만 아직은 이른 듯했다. 홍매는 만개했지만 백매나 청매는 대부분 꽃잎을 닫고 있었다. 서운했지만 아직 이르다는 걸 알고 왔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벌써부터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많았다.
 

▲ 홍매가 지닌 밝고 화사한 아름다움이 넘친다. ⓒ 김숙귀

 

▲ 장독대와 매화. ⓒ 김숙귀


2천여 개의 장독이 있다는 농원 곳곳에는 장독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장독 위로 만개한 홍매가 길게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다. 드물지만 활짝 핀 청매와 백매도 만났다. 옛 선비들은 매화향기를 귀로 듣는다 하여 문향(聞香)이라 하였다. 기품있고 단아한 매화 아래에 한참 동안 서서 나도 귀를 열어보았다. 매화를 마주하는 일은 늘 즐겁고 기쁘다.
 

▲ 청매를 보면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추상같은 지조를 지녔던 옛 선현이 생각난다. ⓒ 김숙귀

 

▲ 재첩특화마을에 있는 단골식당에서 먹은 재첩국. 진한 국물이 일품이다.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맨김을 살짝 구워 주는데 따라 나온 간장을 올려 밥을 싸먹으면 은근히 맛이 있어 자꾸 먹게 된다. ⓒ 김숙귀


농원 뒷길로 올라 매화마을과 섬진강을 눈에 담고 매실막걸리를 한병 사들고 내려왔다. 재첩특화마을에 있는 10년 단골 식당에서 재첩국 한 그릇을 먹고 송림에 들러 섬진강을 곁에 두고 따사로운 봄햇살을 쬐며 걸었다.
 

▲ 내려오는 길에 들른 송림. 섬진강을 곁에 두고 솔향을 맡으며 걷는 일은 행복이다. ⓒ 김숙귀


매화마을의 매화는 지금 열심히 꽃잎을 열고 있는 중이다. 매화축제가 열리는 일주일쯤 뒤에는 하얗게 변한 마을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3월 10일부터 19일까지 광양매화축제가 열린다.
 

▲ 언제나 그렇듯이 섬진강은 넉넉하고 푸근하다.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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