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가을 갓 씨를 땅에 뿌려서 갓을 거두어서 갓 김치를 담갔습니다. 그동안 찍은 사진을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 박현국
3월 초 수확한 갓을 갈무리해서 갓김치를 담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따뜻한 남부 지역에서 갓씨를 뿌려 갓을 재배하여 갓 김치를 담급니다. 일본에서도 갓을 재배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자주 많이 먹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갓을 재배하여 장아찌를 담그기도 합니다.
일본에서 갓을 많이 재배하는 곳 가운데 하나로 나라현 남부지방 도츠가와무라(十津川村)를 들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갓을 재배하여 갓으로 장아찌를 담그기도 하고, 일본에서 일반적인 먹거리로 스시를 만들기도 합니다. 이것을 메바루스시(眼張すし)라고 합니다. 갓 장아찌를 이용하여 밥을 감싸서 스시를 만드는데 이것이 매우 커서 먹을 때마다 눈이 크게 떠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 일본 나라현 남부 도츠가와무라에서 맛 본 갓 장아찌와 메바루스시입니다. 2015년 5월 찾아 가서 찍었습니다. ⓒ 박현국
십자화과에 속하는 갓은 배추나 무처럼 무더위가 가시고 서서히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초가을 씨를 땅에 뿌립니다. 서리가 내리고, 눈이 내리는 추운 날씨에도 갓은 꿋꿋하게 겨울을 견딥니다. 그렇기 때문에 병이나 잡초, 벌레 피해 없이 키워서 거둘 수 있습니다.
갓은 무나 배추와 달리 매큼한 맛이 있습니다. 갓을 거두어들여 먹기 위해서 씻거나 김치를 담글 때에도 매운 향이 납니다. 그리고 갓 잎은 무 잎과 비슷하게 질깁니다. 김치를 담기 위해서 소금에 절여도 쉽게 간이 죽지 않습니다. 김치를 담글 때 소금을 배추보다 더 많이 넣고, 더 오랜 시간 소금에 담가두어야 합니다. 짭잘하게 갓김치를 담그면 굳이 냉장고에 넣지 않아도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남부 지역과 일본 간사이 지역은 겨울 날씨가 비슷하고, 땅도 비슷해서인지 갓 재배에 적합한 듯합니다. 먹는 방법도 비슷합니다. 다만 매큼한 맛에서 두 나라 사람들의 취향이 갈라진 듯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갓 김치가 특산 먹거리로 인기가 있지만 일본 사람들은 갓 장아찌를 우리 사람들의 김치만큼 잘 먹지는 않습니다.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 국제학부에서 우리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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