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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자본은 115년 전 그대로... 여성노동자는 달라졌다"

3.8세계여성의날 정신계승 광주지역 기자회견

등록|2023.03.08 14:20 수정|2023.03.08 16:35

▲ 8일 광주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 기자회견 주최 측


3·8 세계여성의날을 맞은 8일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광주여성민우회,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민주노총 광주본부, 정의당 광주광역시당 등 광주지역 여성·시민·사회단체 및 정당들이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115년 전 여성들의 '빵과 장미를 달라'는 외침을 2023년 오늘 현재를 사는 우리는 여전히 외치고 있다"며 "저임금, 장시간 노동, 성차별 고용 주범 윤석열 정부와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차별 강기정 광주시장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대한민국은 OECD 회원국 중 '성별간 임금 격차' 1위를 놓치지 않고 있으며 직장 내 여성차별을 의미하는 '유리천장 지수'에서도 만년 꼴등을 기록하고 있는 국가로써 성평등 문제에 있어 여전히 후진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윤석열 정부가 연장근로 총량 관리 단위를 1주에서 최장 1년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며 "만약 이것이 관철돼 자본 측이 노동자들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노동시간을 늘리면, 돌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남성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일자리 시장이 재편될 것이 자명하다"고 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 들어 초단시간 노동자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며 "지난해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현재 대한민국에는 2000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인 157만7000명의 초단시간 노동자(주 15시간 미만 근로하는 노동자)가 존재한다. 이들 중 71%는 여성이며, 그 대부분이 20대 혹은 60대 이상의 청년·중장년 여성이었다. 15시간 미만 쪼개기 고용으로 비용 절감을 일삼는 자본의 전횡이 여성들에게 집중되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강기정 광주시장을 향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참석자들은 "'촘촘하고 따뜻한 돌봄도시를 만들겠다'던 강 시장과 광주시는 보육대체교사를 대량해고하고, 출산장려금, 육아수당을 없애거나 축소하는 등 오히려 돌봄정책을 역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강 시장은 '광주다움 통합돌봄'을 제대로 할 의지가 있다면 대량해고와 반인권, 반노동에 맞서 54일째 농성 중인 보육대체교사 대량해고 사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광주시청에서는 공공연대노동조합 광주사회서비스원지부 육아종합지원센터 조합원들이 부당해고 철폐와 고용보장을 요구하는 농성을 54일째 진행하고 있다. 노조 측은 "보육대체교사는 보육교사의 쉴 권리를 보장하고, 담임교사의 부재로 불안해할 수 있는 아이들을 풍부한 경험으로 세심하고 안전하게 돌봐야 한다. 그럼에도 광주시는 1년짜리 기간제 채용을 반복하며 기간제법을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기간제 근로자를 2년을 초과해 고용하면 무기 계약 근로자로 보는 기간제법에 따라 보육대체교사도 2년을 넘겨 고용을 연장할 수는 없다"고 반론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 2월 8일 본인의 SNS에 작성한 글에서 "흔쾌히 모두를 채용하지 못하고 공개경쟁으로 채용하게 되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제는 시청 로비를 비워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우리 광주시는 전체 사회서비스 종사자 처우 개선 문제 등을 챙겨나가겠다. 어렵겠지만 대화와 타협으로 사회서비스 종사자들의 숙원인 처우개선 로드맵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정책이 후퇴해도 우리는 나아간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여성에 대한 국가와 자본의 태도는 115년 전 거리에서 싸웠던 그때와 달라지지 않았지만 여성과 여성노동자들은 달라졌다"며 "우리들은 100여 년 전과 달라지지 않은 저임금, 성차별적 고용 관행에 맞서 윤석열 정부의 퇴보를 막아내는 투쟁을 할 것이다. 광주시의 여성 비정규직 돌봄노동자에 대한 반노동적, 반인권적 행태에 맞서 돌봄노동자의 노동권을 지킬 것이다. 연대의 힘으로 일터에서, 사회 곳곳에서 성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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