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아파트 동 간격은 70m인데, 신축 아파트와 간격은 40m"

광주 마륵공원특례사업 인근 주민들 "건설사 계획만 중요하냐" 시청사 항의집회

등록|2023.03.23 16:02 수정|2023.03.23 16:53

▲ 광주광역시 서구 금호만호마을쌍용예가 아파트 주민들이 23일 광주시청사 앞에서 민간공원특례사업에 따라 인근에 신축 중인 아파트 건설 중단과 설계 변경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독자제공


광주광역시가 추진하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아파트 신축으로 각종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23일 시청사를 찾아 항의 집회를 열었다.

숲이었던 공원 부지에 들어서는 아파트와 기존 아파트 간격이 40m에 불과해 이른바 '숲세권'이 사라지고, 비좁은 도로를 함께 이용하는 과정에서 어린이 등 보행자 통행 위험이 커진다는 게 집회에 나선 주민들의 주장이다.

광주시 서구 금호만호마을쌍용예가 아파트 주민 50여명은 이날 오전 시청사 입구에서 집회를 열고 마륵공원 아파트 신축 사업 전면 중단과 설계 변경을 촉구했다.

이들은 "우리 아파트 동 간격은 70m인데,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와의 간격은 40m에 불과하다. 숲이었던 공원이 사라지고 아파트가 바로 옆에 들어서는 것"이라며 "광주시가 사업 추진 과정에서 기존 주민들과의 상생은 고려하지 않고, 사업주와 시공사 측 계획안을 대폭 수용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신축 아파트 주출입구 위치와 관련해서도 "유치원 2곳과 초등학교 1곳 등 학생들만 1000명이 넘게 오가는 왕복 1차선 도로에 출입구가 설계됐다"며 "비좁은 도로에 기존 아파트 입주민과 신축 아파트 주민 차량까지 약 5000대의 차량이 통행하게 되면 교통난 물론 사고 위험도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현재 기초 공사가 진행 중인 신축 아파트 사업의 전면 중단과 설계 변경을 요구하며 강기정 시장 면담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광주시 관계자는 "사업 추진 전 공청회 등 주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고, 아파트 입지 역시 전문가들이 참여한 도시공원위원회 결정 사항"이라며 "사업 중단 요구 역시 관련 절차를 거쳐 사업이 시작된 이상 수용이 어렵다"고 말했다.

마륵공원 아파트는 광주시의 민간공원 특례사업 가운데 하나로 추진되는 아파트다. 20층짜리 아파트 15개 동, 917세대를 짓는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장기 미집행 공원 부지를 민간사업자가 모두 사들인 뒤 90% 이상의 부지에 공원을 만들어 시에 기부하고, 남은 땅에 아파트를 지어 사업비를 충당하는 방식이다. 광주시는 마륵공원 사업을 비롯해 모두 10개의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진행 중이다.  

▲ 광주시 마륵공원특례사업 신축 아파트 부지와 인근 아파트, 도로 상황 등을 담은 현황도. 항의 집회에 나선 주민들의 요구사항도 담겼다. ⓒ 광주마륵호반 저지 쌍용입주민 비대위 제공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