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전동킥보드 타고 치킨집으로... 나는 우리집 배달맨

거리두기 끝나고 배달비 부쩍 올라, 외식비 절감하는 나름의 노하우

등록|2023.04.03 15:54 수정|2023.04.03 16:02

전동 킥보드전동 킥보드로 배달합니다. ⓒ 픽사베이


'배달 주문이 도착했습니다.' 휴대폰 문자 알람이 울린다. 거실에서 TV를 보던 가족들이 치킨을 먹고 싶다고 방에 있던 나에게 카톡 문자를 보냈다.

"아빠! 치킨 전화 주문했어. 얼른 포장해 와~"

배달의 시간이 왔다. 서둘러 집을 나설 준비를 한다. 옷을 챙겨 입고 헬멧을 쓴다. 나는 우리 집 배달맨이다. 전동 킥보드를 타고 치킨집으로 가볍게 출발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면서 배달이 감소하고 배달비가 점점 오르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배달 앱을 사용하면 편리하지만 점점 오르는 배달비가 부담이 된다.

코로나 시기에는 배달비가 저렴하고 할인이 되기도 했다. 직접 포장을 위해 매장에 가는 번거로움이 사라지자 더 쉽게 배달 앱을 통해 음식을 자주 시켜 먹게 되었다. 어느날 배달앱을 확인해 보니 외식비가 시나브로 점점 증가하고 있었다. 외식비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했다.

우리집만의 외식비 줄이는 노하우 
 

전동 킥보드우리집 배달맨 ⓒ 정무훈


그래서 가족들과 우리 집 배달 원칙을 정했다.

첫째, 배달 음식은 일주일에 한 번으로 제한했다. 배달 음식은 쉽게 이용할 수 있지만 주로 기름진 음식이나 자극적 음식을 먹게 되기 때문에 건강을 위해 자제하기로 했다. 또한 불필요한 외식비를 줄이는 효과도 있었다.

둘째, 직접 매장에 방문 포장을 한다. 가까운 거리는 걸어 가고 걷기에 먼 거리는 전동 킥보드를 이용한다.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면 먼 거리도 부담 없이 이동할 수 있다.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전동 킥보드를 타면 방문 포장도 가벼운 마음으로 갈 수 있다.

셋째 가급적 배달 앱 사용을 자제한다. 배달 앱을 사용하면 자영업자도 플랫폼 수수료 때문에 부담이 크다는 걸 알았다. 주로 직접 매장에 전화 주문을 했다. 배달 앱을 사용하지 않으니 사장님이 가격 할인도 해 주시고 가끔 서비스 음료도 챙겨 주셨다. 직접 매장에 방문해서 사장님과 얼굴을 익히니 자연스럽게 단골이 되었다.
 

전동 킥보드우리집 배달맨 ⓒ 정무훈


배달 주문이 도착했습니다!

매장에서 도착해서 포장을 기다리고 있으면 주문 전화가 쉴 새 없이 울리고 배달하는 분들이 수시로 들어왔다. 그런데 직접 매장에 방문해서 포장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빠름과 편리함이 미덕이 된 사회에서 직접 방문해서 포장하는 것은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 되었다.

배달 앱을 쓰면서 잊게 된 것은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정성과 배달하는 분들의 고마움이다. 손가락 터치 몇 번으로 식탁까지 오르는 음식에는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노력과 수고가 담겨 있다.

창밖으로 도로를 빠르게 달리는 많은 오토바이가 보인다. 지금도 누군가의 행복한 한 끼를 위해 배달은 계속되고 있다. 포장 음식을 받아 전동 킥보드를 타고 집에 도착해 현관 벨을 누른다.

"딩동, 가족님. 주문하신 음식이 도착했습니다."

아이가 환호성을 지르며 달려 나온다. 오늘도 우리 집 배달은 성공이다!
덧붙이는 글 기자의 브런치와 블로그에도 싣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