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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에 4대강 보 활용? "수자원을 정략적 도구로" 비판

대전충남녹색연합, 3일 환경부 가뭄 대책 발표에 대한 논평... "16개 보 수문부터 개방하라"

등록|2023.04.04 14:31 수정|2023.04.04 14:41

▲ 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충남녹색연합, 공주참여자치시민연대, 금강재자연화위원회 등 환경시민사회단체들은 공주시청 정문에서 환경부의 공주보 담수 결정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은 단체들이 금강 철교에 내건 대형 플래카드) ⓒ 대전충남녹색연합


환경부가 지난 3일 '광주전남 지역 중장기 가뭄 대책(안)을 발표하면서 4대강 본류 16개 보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대전충남녹색연합은 4일 논평을 통해 "국민 안전과 직결된 수자원이 정치정략적 도구로 전락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한화진 환경부장관은 3일 브리핑에서 "환경부는 4대강 본류의 16개 보를 물그릇으로 최대한 활용하여 가뭄에 도움이 되도록 운영하는 방안도 병행 추진한다"면서 "한강, 낙동강, 금강 유역에 대해서도 올해 말까지 극단적인 가뭄에도 안정적인 물 공급이 가능하도록 중장기 대책을 마련하여 기후위기에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환경부는 지난 2022년 6월 15일부터 7월 12일까지 공주지역 가뭄을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금강 공주보 수문을 닫기도 했다. 사전 시뮬레이션 자료를 통해 공주보 수문을 닫아도 해당 지역의 수위 상승이 지극히 미비하다고 보고되었고, 쌍신동과 우성면 지역 모내기가 완료된 상황이었지만 환경부는 담수를 강행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이날 논평에서 "그해 7월 12일까지 공주보 수문을 담수했지만, 금강의 물은 가뭄을 위해 단 1리터도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다만 24일 동안의 담수로 공주 고마나루의 모래사장은 지독한 악취를 풍기는 깊이 30cm의 펄밭으로 변했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또 "지금 4대강에 설치된 보로 인해 발생한 녹조의 독성이 작물에도 영향을 미치고, 심지어 에어로졸 형태로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준다는 연구결과들이 주목받고 있다"면서 "당장 식수로 사용할 수 없는 영산강의 승촌보와 죽산보에 가두어진 물을, 식수를 확보 할 수 있는 항구적 방안으로 제안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지난 2021년 1월에 금강과 영산강에 있는 5개 보의 해체와 상시개방을 결정한 바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지난 10년간 논의를 거쳐 마련한 국가물관리위원회의 보 처리방안은 허투루 마련된 것이 아니다"면서 "가뭄 대책 마련을 들먹이면서 '보 활용'을 언급하는 것이, 자칫 국민의 숙의에 따른 결정을 정략적 도구로 전락시키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오히려 4대강 16개 수문을 즉시 개방하고 녹조가 사라진 맑은 물을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는 대책을 논의하는 것이 더욱 시급하다"면서 "2022년 6월부터 공개하지 않고 있는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 이행 세부계획을 조속히 공개·이행하여, 근본적인 4대강의 회복 사례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련 기사 : '4대강 보'로 가뭄 극복? "신기루 같은 얘기"  https://omn.kr/23dd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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