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통의 상징인 전화 ⓒ PIXABAY
쓴소리는 쓰다. 쓴소리이기 때문에 쓰다. 쓴소리가 옳은 말일지라도 쓰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이미 감정이 움직인다. 왕이 늘 옳을 수는 없다. 역사적으로 왕의 옳지 않음을 이야기 하는 신하는 귀향을 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재등용을 기대하지만 왕의 지근거리에 있지 않게 되면 자연스럽게 멀어지고 잊혀진다.
역사의 장면을 보면 쓴소리는 늘 뜨거운 감자
당신은 어느 조직?
회사 내 소통의 부재는 다양한 목소리를 만들지 못한다. 언로가 막힌다는 것은 회사 내 다양한 소리들이 서로 교환되지 않고 흐르지 않는다는 말이다. 타 회사의 조직문화팀장을 하고 있는 후배에게 오랜만에 전화가 왔다. 후배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
"대기업이란 곳에는 다양한 사람들과 조직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소통이 쉽지 않아요. 소통을 윗분들은 늘 입에 달고 사시는데 우리 회사 내부는 소통은 안 되요. 참 아이러니 해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저도 팀내 직원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쉽지 않더라고요. 잘 통하는 친구가 있고 그렇지 않은 친구들도 있어요. 하물며 큰 조직이 소통하려면 얼마나 힘들겠어요.
사장님도 늘 소통을 위해 새로운 방법을 찾아보라고 말씀하시는데 뭔 새로운 방법이 있겠어요. 사장님도 스스로 변하지 않고 자신의 방식대로만 생각하고 소통하려 하는데 누가 사장님과의 소통을 좋아하겠어요. 사장님은 소통을 잘 한다고 착각하시지만 직원들은 권위주의적 사고를 갖고 계신 분과는 거리를 두고 싶어하는 건 인지상정이잖아요. 사장님 본인만 착각하시는 듯 해요. 큰 조직을 맡고 계시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권위를 세우려고 하시지만 소통은 쌍방이지 일방적일 수는 없잖아요.
쓴소리는 조직에 없어요. 사장님의 생각이 법이에요. 그래서 사장님 곁에는 달콤한 소리만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러다 보니 비합리적이고 쓸모 없는 일들이 생겨 나요. 그것을 수행하는 팀과 팀원들은 불만은 있지만 그냥 그게 일이니깐 하는 경향도 있어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진짜를 하면 효율적일텐데 조직은 그게 비합리적일지라도 그걸 그냥 하면서 비합리적인게 당연한 합리적 일로 되어 버려요.
저도 팀내 직원들과 소통이 쉽지 않더라고요. 혹시 나도 고집과 아집으로 직원들을 대하지 않는가 고민이 되요. 어떨 때는 직원들의 행동과 태도에 너무 답답할 때가 있어요. 소통이란 쌍방이라고 알고 있는데 서로가 배려심 없이 자기 꺼만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되요. 소통이란 단어는 쉬운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소통은 어려운 주제
본인은 소통을 한다고 하지만 상대는 그게 소통이 아니라 지시와 명령으로 이해하기도 하고 꼰대 본질을 보여주는 행동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사람들의 색이 다양하기에 서로를 이해하며 소통하려면 많은 시간들이 필요하다. 시간이 지난다고 서로가 소통이 되는 것은 아니다. 서로에게 배려심과 진정성이 존재해야 소통이 된다.
세대 간의 갈등, 성별의 갈등은 서로가 배려하는 마음이 없어서 벌어지는 일이다. 본인의 것만 옳고 본인의 것만 중요하다 생각하는 태도는 서로에 대한 오해만 쌓일 뿐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 내에서 쓴소리가 오고 간다는 것은 오히려 소통이 된다는 것이다. 상사의 쓴소리 보다 직원들의 쓴소리가 상사까지 전달이 되고 직원들의 쓴소리가 리더에게 직접 전달되어도 그것들을 이해하려는 모습이 진짜 소통이다. 쓴소리를 상사에게 한다는 것은 어렵다. 그런 행동은 미움을 살 수 있다. 그래서 조직 내에서 이런 경우는 흔하지 않다. 결국 달콤한 말만 위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쓴소리도 위로 올라가는 조직이 성장
리더가 옳은 방향과 행동으로 지행일치되는 조직이라면 쓴소리보다는 좋은 소리가 커지겠지만 리더의 권위주의에 움직이는 조직이라면 앞에서는 달콤한 이야기만 오고 가고 쓴소리는 직원들 사이에서만 맴돌게 될 것이다. 윗사람의 입이 법이고 그 법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좌고우면하며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윗사람들의 입에만 움직여지는 조직이 된다. 조직은 시간이 지날수록 수동적이고 비효율적인 조직이 되고 언로가 막혀 결국 조용한 조직으로 정체되어 쇠퇴하게 된다.
비대면 근무와 재택 근무가 일반화된 사회
직원간에 서로를 알아갈 기회들이 줄어들었다. 서로를 알아가고 서로를 배려할 기회조차 많이 사라지고 있는 시대이다. 이런 시대이기에 더욱 더 소통은 어려워질 것이다.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기때문에 오해는 더욱 커지게 된다. 소통을 이야기 하는 후배는 이런 이야기를 한다.
"선배, 소통은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어야 하는데 서로가 더 안 보고 거리를 둘 때 더 큰 오해들이 생기더라고요. 재택이나 비대면 근무가 일상화 되어서 팀원들과도 회사 내에서 볼 기회가 많이 사라지고 있어요. 서로의 접촉이 줄다보니 소통이 더 쉽지는 않아요. 어떻게 소통을 해야 할지 그리고 리더로서 어떤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지 고민이 되어요.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는 부서의 팀장으로서 정말 고민이 되는 지점이에요."
시끌벅적한 조직이 되었으면 한다
직원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흐르는 조직이였으면 한다. 배려심과 진정성이 담긴 쓴소리도 흘러다니는 조직이 되었으면 한다. 동료들과 같이 성장할 수 있는 소통이 상식이 된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그곳의 중심에는 리더가 있다. 다양한 소리를 수용하고 포용할 수 있는 리더들이 많아져야 한다. 그런 조직은 성장한다. 회사에 대한 불평불만이 아닌 건설적이고 생산적 이야기들이 서로에게 뜨겁게 오고 가는 조직이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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