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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불출석 패소' 학폭 유족에 서울교육청 1300만원 청구

'조국흑서' 권경애 변호사 사건 후폭풍... 청소노동자인 어머니 어려움 내몰려

등록|2023.04.06 12:58 수정|2023.04.06 14:51

▲ 2010년 9월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천안함 최종 보고서 관련 긴급토론회에서 권경애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 남소연


'조국흑서'(<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공동저자로 세상에 알려진 한 변호사의 민사 재판 연속 불출석으로 자동 패소한 학교폭력 피해학생 유족이 수천만 원대에 이르는 패소비용까지 물어내게 될 상황에 내몰렸다. 피고 측 가운데 하나인 서울시교육청 만해도 1300만 원의 소송비용을 이미 청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학폭 관련 자녀 사망으로 서울시교육청 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낸 학부모가 패소함에 따라 지난 3월, 재판 수임료와 인지대 등 1300만 원을 청구하는 문서를 법원에 보냈다"면서 "원고 측 변호사의 잘못으로 패소한 안타까운 사건이지만, 서울시교육청 소송사무처리규칙에 따라 1심 소송비용을 청구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정말로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소송 패소가 확정된 이상, 승소한 소송 기관인 우리가 소송비용을 청구하는 것은 법규에 따른 당연한 절차"라면서 "내부 논의를 더 해보겠지만 소송 관련 법규를 고치지 않는 이상 청구를 회피할 수는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학폭 피해자 유족이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 등 경제적 자력이 없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회수하지 않을 수 있는 근거가 남아 있어 상황을 더 알아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5년 서울지역 여고에 재학 중 학폭으로 숨진 고 박주원양(사망 당시 16세)의 어머니인 이기철씨는 지난 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소송을 맡은 변호사가 재판기일에 세 번이나 불참해 1심에서 일부 승소가 패소로 처리되고 (2심은) 취하로 처리가 됐다"면서 "당장 상대방 측들로부터 거액의 소송비 청구가 쏟아져 들어올 것이라 걱정이다. 이미 서울시교육청은 가장 발빠르게 청구가 들어갔다고 한다. 청소노동자가 돼 풀칠하고 있는 제가 절대 감당 못할 일"이라고 걱정했다.

이씨가 지목한 변호사는 학폭 피해 유족으로부터 소송을 대리한 권경애 변호사다. 권 변호사는 '조국흑서' 공동 집필은 물론 그동안 소셜미디어에 민주당 비판 성향의 정치비평 글을 올리며 이름을 알렸다.

권 변호사는 서울고법 민사8-2부가 진행한 이씨의 '손해배상 청구 항소심'에 지난 해 3차례 연속 불참해 결국 2022년 11월 24일 원고 패소가 결정됐다. 8년간 끌어온 재판 과정에서 1심까지 승소한 이씨가 한 변호사의 연속 3회 재판 불참 탓에 모든 책임을 떠안게 된 것이다.

그는 기자들의 전화를 받고 있지 않지만 지인에게 "변명의 여지가 없는 사안"이라며 "면목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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