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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경도 시청률 걱정, 좀처럼 힘 못 쓰는 '홍김동전'

[리뷰] KBS <홍김동전>-SBS <수학없는 수학 여행>, 기획 부재의 아쉬움

등록|2023.04.07 14:11 수정|2023.04.07 14:46
 

▲ 매주 목요일 방영중인 KBS '홍김동전'(사진 맨위), SBS '수학없는 수학여행' ⓒ KBS, SBS


목요일 밤을 장식하고 있는 지상파 예능 <홍김동전>(KBS), <수학없는 수학여행>(이하 '수수행', SBS)이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예능의 특징은 말 그대로 '버라이어티'다. 각종 미션과 게임을 수행하면서 이에 따른 벌칙이 동반하는 익숙한 형식을 취하는데, 포복절도할 만큼의 웃음 만들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은 모양이다.

김숙-홍진경-조세호-주우재-장우영 등 5인 조합 속에 지난해 7월 첫 선을 보인 <홍김동전>은 잦은 편성 변경을 거치면서 고전을 겪고 있다. <런닝맨> 최보필 PD의 신작 <수수행>은 이용진-양세찬 등 예능 고수들과 크러쉬-지코-도경수-최정훈 등 1992년생 동갑내기 음악인 조합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역시 시청률, 화제성 측면에서 기대와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죽하면 멤버들이 시청률과 프로그램 폐지 걱정을 할 만큼 이들 버라이어티 예능은 '악전고투' 중이다.

레트로 콘셉트로 반등 노리는 <홍김동전>
 

▲ 지난 6일 방영된 KBS '홍김동전'의 한 장면. ⓒ KBS


약 한달 가량의 휴식기를 거쳐 목요일 밤으로 자리를 옮긴 <홍김동전>은 공사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그동안 KBS를 빛낸 프로그램을 재현하는 내용으로 꾸며지고 있다. <1박 2일>을 비롯해서 <역사저널 그날>, <공포의 쿵쿵따>, <스타골든벨> 등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형식을 활용해 소소한 웃음을 선사하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방영분에선 '빌보드 1위 가수' 방탄소년단(BTS) 지민이 출연해 각종 벌칙을 수행하는 멤버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지면서 모처럼 화제몰이에도 성공했다. 목요일 복귀 후 첫 방송이었던 2월 15일 방영분은 유튜브 편집 영상이 200만 조회수를 넘어서는 등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럼에도 <홍김동전> 입장에선 여전히 단발성 인기와 관심을 넘어선 확실한 한방이 아쉽다. 파편화된 웃음 생산만으로는 KBS판 <무한도전>이 되기 힘들다.

​"우리 시청률을 위해서 사실 계획하고 있는 게 있다. 이사를 계획하고 있다"는 말로 놀라움과 웃음을 자아낸 홍진경은 "재밌었던 것에 비해 시청률이 안 나오더라. 우리 긴급 대책 회의 같은 거 하면 안 되냐"라며 속상함을 드러냈다. 또한 "얼마 전 예능 관계자를 만났는데 우리가 간당간당하다고 하더라"라며 걱정을 표하기도 했다.

<수수행>, 카이도로 떠난 겨울여행
 

▲ 지난 6일 방영된 SBS '수학없는 수학여행'의 한 장면. ⓒ SBS


​<수수행>는 최보필 PD의 새 예능이라는 점과 독특한 멤버 구성으로 눈길을 끌었다. 최근 방송가의 흐름에 발 맞춰 이들 역시 해외 촬영으로 볼거리를 선사하겠다는 계획이다. 

​눈 덮인 일본 홋카이도의 멋진 풍경을 배경 삼아 현지의 다양한 광경을 즐기면서 각종 게임을 수행하는 등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수학여행'이라는 틀을 기반 삼아 버라이어티 예능의 재미를 극대화해보겠다는 제작진 의도로 풀이된다. 그런데 뭔가 아쉽다. 

SBS <런닝맨>의 양세찬, 웹예능 <튀르키예즈온더블럭>의 이용진, MBC <나 혼자 산다>의 크러쉬 등 멤버들이 모였지만 폭발력이 없다. 여러 명의 출연진 사이에서 발생하는 의외성이 재미의 핵심을 담당하는데 <수수행>에선 이를 발견하기 쉽지 않다. 

장점 많은데... 100% 활용 못하는 아쉬움
 

▲ 매주 목요일 방영중인 SBS '수학없는 수학여행'(사진 맨위), KBS '홍김동전' ⓒ SBS, KBS


​<홍김동전>, <수수행>의 고전은 요즘 지상파 채널의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인지도와 팬덤을 갖춘 연예인들을 한자리에 모으더라도 이것이 프로그램의 인기와 연결되지 않는다. 

유튜브로 대표되는 웹 예능의 강세 속에 지상파 예능의 입지가 예전만 못한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채워진 10여 분 남짓의 숏폼 형식 예능의 인기를 감안하면 TV 매체만의 강점을 살려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들 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풍족한 인력, 자본력, 기술력을 보유했다면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하지만, 아직까진 본인들만의 장점을 100% 프로그램에 녹여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잠깐의 관심을 유발할 순 있겠지만 다음 단계가 부재하다보니 그 이상의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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