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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이승만 기념관 건립하겠다는 윤석열 정부

등록|2023.04.19 18:03 수정|2023.04.19 18:03
4.19 항쟁 63주년이 다가오는 지금, 윤석열 정부가 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추진 중입니다. 그러나 이승만은 당시 수많은 사람들의 비판을 받고 결국 4.19 항쟁으로 끌어내려진 인물입니다. 이는 이미 역사적으로 정리가 된 일임에도 윤석열 정부는 '재평가'라는 명분으로 역사를 뒤집으려는 것은 아닌가 의심됩니다.

역사적으로 평가가 끝난 이승만

이승만은 대통령직을 차지하고자 수많은 과오를 저질렀습니다. 그중 한반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단독정부 수립을 통해 분단을 야기한 것입니다. 이로 인해 우리는 7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에 살고 있습니다. 또한 이승만이 대통령직을 차지하고자 나라까지 분단시키며 단독 선거를 벌인 데 대해 4.3 항쟁 등 수많은 민중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음에도, 이승만은 이에 학살로 대응했습니다.

이외에도 이승만은 정부 수립 후 친일파 청산을 위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강제 해산시키고 통일을 요구했던 사람들에게 사형에까지 이르는 처벌을 내렸습니다. 나아가 이승만은 국가보안법을 만들어 반북과 분단을 더욱 강화하고, 이에 기반하여 반대세력을 숙청하는 등 독재를 벌였습니다. 이로 인해 지금도 한국에서는 친일파들로부터 이어진 정치 세력이 득세하고, 통일을 말하면 국가보안법으로 처벌되는 일이 발생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승만은 한국 전쟁 당시 보도연맹 사건 등 수십 만에 이르는 사람들을 학살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부정선거가 계기가 돼 4.19 혁명으로 당시 민중들의 손에 끌려 내려오게 된 것입니다.

또한 이승만은 임시대통령 직함을 달고 있던 시절부터 독립운동이라며 미국에 넘어가 인맥을 쌓기 바빴습니다. 당시 한반도와 만주 등에서는 독립운동가들이 피를 흘리고 있었음에도 말입니다. 미국은 이에 호응해 이승만의 단독선거를 성사시키고자 4.3 무력 진압에 관여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승만은 작전권 이관,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등으로 미국이 한반도에 개입할 근거를 제공했으며 미국은 남한에 대한 영향력을 손에 넣게 됐습니다.

그래서 윤석열 정부는 왜?

윤석열 정부가 이승만 기념관을 왜 설립하려 하는지 가만히 생각해보면 윤석열 정부는 이승만과 일견 닮은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승만은 '멸공'을 외치며 남북간의 적대 정책을 이어갔고, 윤석열 정부는 '힘에 의한 평화'라며 강대강 대치상황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승만의 '점심은 평양에서, 저녁은 신의주에서'라는 호전적 태도는 윤석열 정부의 선제공격 등 정책과 견줘볼 수 있겠습니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이승만이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는 등 한미동맹을 시작했다는 공을 꼽습니다. 그러나 한미동맹이 과연 우리에게 도움이 되고 있을까요? 최근 들어 미국은 중국에 대한 고립 정책을 펼치고자 한국을 거점으로 군사훈련을 진행하며 한국을 끌어들이고, 동시에 한미일 군사협력까지 강화하려 합니다. 윤석열 정부는 이에 호응해 일본에 강제동원 피해자 변제안을 등을 내놓는 등 굴욕적인 한일관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이승만의 이름을 빌어 스스로의 통일·외교 노선을 정당화 하는 것 아닌가 여겨집니다. 이승만을 재평가하자면 기념관 건립을 논하지만, 이는 이승만에 대한 재평가를 넘어 분단과 한미동맹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민중들에 의해 내려진 심판을 뒤집으려는 시도

우리 학생들은 역사 속에서 이승만의 잘못된 점을 배우며, 4.19 항쟁의 의미를 배웁니다. 물론 아쉬운 점이 많지만, 이는 한국 현대사에서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싸움으로 일궈낸 성과입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의 이승만 기념관 설립 시도는 이러한 역사인식에 역행하려는 시도입니다. 수많은 민중들이, 수십 년간 쌓아온 역사 발전의 올바른 방향을 비틀고 왜곡하려는 시도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이번 행동을 단순한 일탈, 단순히 기념관 하나의 건립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입니다. 분단과 독재에 저항하고, 통일과 민주를 지향해 온 우리 민중들의 역사를 지키기 위해서도 이승만 기념관 건립은 취소되어야 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기자는 현직 교사로 <참교육으로 여는 세상>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참교육으로 여는 세상>은 역사의 진실과 정의, 민주주의와 평화 통일을 미래 세대에 가르치기 위해 함께 배우고, 함께 실천하는 교사, 예비 교사, 시민들의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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