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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일은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이라 불러주세요

시혜성 행사에 머무는 장애인의 날...실질적인 생존권 보장 위한 계기 돼야

등록|2023.04.20 13:44 수정|2023.04.20 13:50

▲ 2023년 4월 20일 63빌딩 컨벤션 센터 앞에서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이 열렸다. ⓒ전국장애인차벌철폐연대 ⓒ 화성시민신문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이다. 원래 '재활의날'이란 이름로 만들어졌다가 1981년부터 42년간 이어져 온 이날에는 지자체와 시민단체의 각종 기념 행사와 포상이 이어진다.

다시 말해서 4월 20일 전후 일주일의 '장애인 주간'에는 장애인 복지유공자를 포상하고 장애극복 사항을 확인받아 시상하는 등 여러 잘나고 멋진 장애인들이 박수를 받는 날인 셈이다. 심지어 다른이들의 표현에 의하면, 4월 20일은 '1년에 하루 있는 장애인들의 생일'이라고까지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대부분의 장애인의 삶은 나라가 특정하고 있는 전문가에 의해 재활 중심으로 설계되고 '잘해야만 한다'는 욕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정부에서 제공되는 복지 서비스가 장애인들은 선택하지 못하고 받아야 할 무엇인 양 여겨지는 '수혜'적인 관점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는 말이다.

너무나 당연한 듯 그것에 집중하려던 사람들에 의해 매년 이어져 온 행사. 덕분에 장애인들의 엉망인 삶 즉, '불편한 진실'은 눈앞에서 너무도 쉽게 지워지곤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통계 중 한국의 장애인 빈곤율, 국내총생산(GDP) 대비 장애인 복지 지출 등 통계를 봐도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으로 살기란 녹록지 않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2022년 '빈곤 통계연보'에 따르면 장애인의 빈곤율은 39.5%로 조사됐다.

장애인을 둘러싼 지역사회 환경도 매우 열악하다고 생각한다. 2019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장애인의 이동이 사회적 배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탐색적 연구'에 따르면,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347명 가운데 1개월 간 전혀 외출하지 않는다는 답은 2.02%, 월 1~3회 외출했다는 15.86%, 주 1~3회 외출했다는 19.88%로 조사됐다. 또 외출 편의를 보면 매우 불편(24.28%)과 약간 불편(52.89%)이 합쳐서 77%가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는 또 다시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있다. 장애인의 날이 진정 장애인 당사자의 삶에 뿌듯한 하루가 되려면 국가가 아니 지자체와 해당 단체들이 장애인들의 삶의 변화를 고려하고 그에 대한 위로부터 아래로 복지 예산을 수반해야 한다. 이렇듯 매년 되돌이표 수준인 장애인 복지와 반복되는 정책들. 어쩜 그것이 올바른 지역 장애인을 둘러싼 이 사회의 면면이어야 함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별에 맞서 진보적 장애인운동을 해오는 전국의 장애인 단체들은 따뜻한 봄이 되는 4월마다 '장애인 차별 철폐 공동 투쟁단'을 꾸려 4월 20일은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이 돼야 한다 알리고 정부와 지자체에 요구안을 보냈다. 그것은 지역 장애인의 생존을 보장해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고 함께해야 함을 것을 알리는 행동이기도 하다.

차별을 철폐하고자 하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동참하겠다는 시민들의 다짐을 기대해 본다. 장애인차별철폐 투쟁!

조현아 경기 화성동탄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
 

▲  화성동탄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 조현아 ⓒ 화성시민신문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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