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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일 때문에 일본 무릎...윤, 일본 총리인가"

일제피해자지원단체, 윤 대통령 WP 인터뷰 관련 성명 "우리 국민과 사고 체계가 다른 인물"

등록|2023.04.25 10:31 수정|2023.04.25 11:42

▲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WP는 24일 윤 대통령 인터뷰를 보도했다. ⓒ 대통령실 제공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단체는 25일 윤석열 대통령의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 발언과 관련해 "대한민국 대통령보다는 일본 총리가 더 어울릴법한 망언 중의 망언"이라고 규정했다.

양금덕(95·광주광역시) 할머니 등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를 지원하는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과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이날 오전 공동성명을 내고 "윤 대통령의 잇따른 발언을 보면, 국민들과는 사고체계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을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24일 공개된 WP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은 지난 100년간 수차례 전쟁을 경험하고도 전쟁 당사국끼리 미래를 위해 협력할 방법을 찾았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나는 100년 전에 일어난 일 때문에 절대 할 수 없는 일이 있다거나, 일본이 100년 전 역사 때문에 (용서를 빌기 위해)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언했다.

윤 대통령은 같은 인터뷰에서 "이것(일본과의 관계 개선)은 결정이 필요한 문제"라며 "(국민) 설득에 있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안보 문제가 너무 시급해 일본과의 협력을 미룰 수 없었다. 일부 비판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결정을 결코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

이를 두고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한마디로 윤 대통령 자신은 일본에 더 이상 사과를 요구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라며 "'셀프 배상'안에 반발하는 국민들을 두고는 '일부 비판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결정을 결코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셀프 정당화'에 나섰다"고 비난했다.

단체는 윤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전범국 독일과 일본을 단순 비교한 것과 관련해서도 "같은 전범국이지만 전후 전범국 독일이 취해 왔던 태도와 전범국 일본이 취해 왔던 태도를 모르고서 하는 얘기인가. 아니면 알고서도 일부러 애써 외면하는 것인가"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독일의 경우 빌리 브란트 총리를 비롯한 책임있는 정치지도자의 거듭된 전쟁범죄 사죄가 있었기에 유럽공동체의 일원으로 자리매김 했으나, 일본은 배상은커녕 제도로 된 사죄조차 없다는 점을 굳이 언급하지 않고서 거듭 윤 대통령의 인식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단체는 또한 "언제 우리 국민이 일본에 무릎을 꿇으라고 했는가.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해,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배상 명령을 이행하라는 것이, 그렇게도 과하고 불편한 것인가"라며 "국민의 생명과 존엄을 지켜야 할 윤 대통령 자신은 정작 이러한 일본에 대해 무엇을 했느냐"고 말했다.

단체는 "일본은 광복 78년이 지난 지금까지 피해자들의 고통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며 "사력을 다해 싸워도 부족할 판에 대통령이 나서서 '일본에 대해 더 이상 사과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얼빠진 소리나 하고 있으니, 일본이 무엇을 두려워하겠는가"라며 거듭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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