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방미 성과' 평가... "사기 외교" vs. "프랑스와 동급"
윤 대통령, 5박 7일 미국 국빈 방문 마치고 귀국... 야당은 평가절하, 여당은 "새 국운 오고 있다"
▲ 미국 국빙 방문 마친 윤석열 대통령 내외미국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30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며 환영객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한미 정상회담과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 등을 포함한 5박 7일 미국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번 방미에 대해 여야의 평가는 판이하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반도체 지원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법)등 현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대국민 사기 외교'라고 비판했지만, 여당인 국민의힘은 북핵 위협에 맞선 확장억제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워싱턴 선언'을 두고 "사실상의 '제2의 한미상호방위조약'"이라는 등 외교적 성과를 한껏 치켜세우는 모습이다.
▲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 연합뉴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30일 서면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은 '빈손 외교'를 넘어 '대국민 사기 외교'로 막을 내렸다"라고 지적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정상회담 직후 우리 정부가 '사실상 핵공유'라고 하자, 미국 측에서 단박에 '아니'라고 반박했다"라며 "실제 핵을 소유한 미국이 아니라는데 대한민국이 미국의 핵을 공유한다고 주장하는 게 말이나 되나? 누가 그 말을 믿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워싱턴 선언이 나토보다 실효성이 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주장도 과대포장으로 여론을 호도한 것에 불과하다"라며 "전술핵 배치가 골격인 나토식 핵공유보다 독자 핵개발이나 한반도 내 핵무기 재배치가 불발된 '워싱턴 선언'이 어떻게 북핵 대응에 더 효과적인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지원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우리 경제의 미래산업의 향배가 걸린 사안은 해결된 게 아무것도 없다"라며 "정부·여당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야 한다. 자기마취와 과대평가, 여론호도에서 빠져나오기 바란다"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도청문제에 대해서는 말 한마디 못하고, 텅 빈 쇼핑백만 들고 돌아온 모습에 국민들은 허탈해하고 있다"라며 "윤석열 정부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한 국민의 냉정한 평가를 직시하기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재고 누적, 반도체 가격 하락 등 시장 상황으로 최악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미중 반도체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중인데, 마땅히 이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힘써야할 대통령이 정작 미국의 지갑 역할만 하며 호구잡힌 외교만 보여주고 있다"라고 이번 방미에 대해 평가했다.
박 의원은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국 기업에 대한 어떤 지원을 약속 받았나? 반도체 최강국의 위기극복 노력은커녕 반도체 산업기반이 완전히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라며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더니 우리의 미래를 팔아먹고 지갑을 거덜내고 있으니 기가찰 뿐이다"라고 윤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새로운 국운이 오고 있다"... 윤 대통령 한껏 치켜세운 국민의힘
▲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논평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반면 국민의힘은 '워싱턴 선언'과 넷플릭스 투자 유치 등을 이번 방미 성과를 한껏 치켜세우는 한편, "민주당이 외교성과를 깎아내리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30일 당 논평을 통해 "'워싱턴 선언'은 미국이 특정 국가와 자신들의 핵자산에 관한 정보와 기획, 실행을 공유하고 논의키로 구체화 한 최초의 문서"라며 "가히 '워싱턴선언'은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번영을 보장하는 사실상의 '제2의 한미상호방위조약'이다"라고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당장 북한 김여정이 나서 온갖 막말을 쏟아내며 워싱턴 선언을 폄훼하는 것만 보아도, 얼마나 북한에 큰 압박의 수단이 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라며 "넷플릭스로부터 25억 달러, 투자신고식에서 19억 달러, 코닝사로부터 15억 달러의 투자유치를 이끌어내는 경제적 성과도 거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순방을 통해 한·미 동맹은 단순히 두 국가의 군사적 동맹이 아니란 것이 증명된 만큼, 이제는 제대로 된 후속 조치를 통해, 굳건한 동맹 의지를 대한민국 국익에 부합하는 성과로 연결 짓는 일이 남았다"라며 "국회 역시 방미성과를 실질적 효과로 연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7일 미국 의회연설에서 '우리가 함께 만들어 나갈 세계는 미래 세대들에게 무한한 기회를 안겨줄 것' 이라 말했다"라며 "대한민국과 미국, 그리고 전 세계 모든 미래 세대의 무한한 기회와 영원한 번영을 위해 한·미 동맹은 전진할 것이고 국민의힘은 이 새로운 여정에 함께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을 향해서는 "국빈 방문 첫날부터 허무맹랑한 가짜뉴스로 국민을 선동하던 민주당이 여전히 외교성과를 깎아내리는 데에 혈안이 되어 있다. 그렇게 해서 대체 대한민국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을 조용히 소리 내어 읽어보았다. 읽어보면 볼 수록 명연설이다"라고 치켜세웠다.
태 최고위원은 "한국에서 대학 나오고 평생 검사로 살아온 윤 대통령이 미국 정치인들 앞에서 주눅들지 않고 세련되고 능숙하게 영어로 연설하는 것을 보고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라며 "저 정도로 완벽하게 하자면 대통령이 연설 내용에 완벽하게 동의하지 않는 한 할 수 없는 명연설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방미 전 같은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찾았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비교해 보면서 프랑스와 같은 지위로 올라선 대한민국의 국격을 다시금 느낄수 있었다"라며 "새로운 국운이 이 나라를 향해 오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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