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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파격' 승부수 통했다, 김선형-워니 '몰빵 농구' 부활

[프로농구] SK, 인삼공사 잡고 챔프전 2승 2패 '균형'

등록|2023.05.02 09:13 수정|2023.05.02 09:13

▲ 프로농구 서울 SK가 챔피언 결정전 4차전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 KBL


프로농구 서울 SK의 과감한 '도박'이 대성공을 거뒀다.

전희철 감독이 이끄는 SK는 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7전 4승제) 4차전 홈 경기에서 안양 KGC인삼공사를 100-91로 이겼다.

이로써 양 팀이 시리즈 전적 2승 2패를 기록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올 시즌 챔피언 결정전은 장기전으로 접어들게 됐다.

김선형-워니 벤치에 앉혀두고 출발한 SK 

SK는 이날 김선형과 자밀 워니를 벤치에 앉혀두고 경기를 시작했다. 선수층이 얇은 SK는 챔피언 결정전에서 김선형과 워니를 앞세운 이른바 '몰빵 농구'로 승부를 걸었고, 1차전 승리로 이어졌다.

그러나 김선형과 워니는 2, 3차전에서 체력의 한계를 드러내며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부진했다. 결국 연패를 당한 SK는 체력 안배를 위해 김선형과 워니를 아껴두기로 했다. 전희철 감독이 "김선형과 워니를 함께 선발에서 뺀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파격적인 승부수였다.

김선형과 워니가 없는 SK는 인삼공사의 공세를 최대한 버텨냈다. 외곽슛을 연거푸 얻어맞긴 했으나, 끈질긴 수비와 약속된 공격으로 만회했다. 8점 차로 끌려가며 1쿼터 종료를 3분여 남겨두자 SK는 마침내 김선형과 워니를 투입했다.

체력을 아낀 김선형과 워니는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2쿼터에는 두 선수가 본격적으로 득점에 나서면서 SK가 50-47로 역전하고 전반을 마쳤다.

3쿼터에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SK는 내외곽에서 골이 골고루 터지면서 15점 차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설 인삼공사가 아니었다. 챔피언 결정전 들어 부진하던 변준형의 공격이 뒤늦게 폭발하며 단숨에 88-84로 4점 차까지 뒤쫓았다.

'매력 발산' SK 조연들... 앞으로가 더 기대 
 

▲ 프로농구 서울 SK 최성원과 최부경이 챔피언 결정전 4차전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 KBL


그러자 SK는 '에이스' 김선형이 다시 해결사로 나섰다. 직접 득점을 올린 것을 넘어 최부경의 득점을 돕고, 변준형의 슛을 블로킹하며 홈 관중을 열광케 했다. 경기 초반 김선형의 체력을 아낀 SK의 선택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김선형과 워니는 각각 23점 10도움, 28점 17리바운드로 나란히 '더블 더블'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두 선수가 코트에 없을 때 인삼공사의 주전 선수들과 맞선 '조연'들의 활약이 있었기에 SK가 승리할 수 있었다. 특히 1~3차전에서 평균 9.3점을 넣었던 최성원은 이날 두 배에 가까운 17점을 올렸다.

최성원은 승부처였던 3쿼터에 결정적인 3점슛을 터뜨리며 SK가 승기를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최원혁도 평소보다 많은 8점을 올렸고, 리바운드도 4개나 따내면서 그동안 숨겨왔던 기량을 선보였다.

그동안 인삼공사에 비해 공격 패턴이 다양하지 못했던 SK는 이날 비주전 선수들의 진가를 발견하면서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반면에 인삼공사는 렌즈 아반도가 22점을 올리며 제 몫을 했지만, 오마리 스펠맨이 파울 트러블에 걸려 9점에 그친 것이 아쉬웠다. 다만 변준형이 15점 8도움을 기록하며 살아난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양 팀은 오는 3일 같은 곳에서 5차전을 치른다. 지금까지 챔피언 결정전 2승 2패 상황에서 5차전을 이긴 팀이 우승할 확률은 11회 가운데 8회로 81.8%에 달한다. 그만큼 사활을 건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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