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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안에서 톡 터지는 향긋한 맛, 벌써 먹고 싶네요

4년 만에 열리는 창원 진동 고현마을 미더덕 축제

등록|2023.05.08 10:02 수정|2023.05.08 10:04

▲ 건너편에서 열심히 미더덕껍질을 벗기고 있는 할머니. 칼이 보통 칼과는 다르다며 보여주셨다. 미더덕 1kg을 샀다. ⓒ 김숙귀


오도독 씹으면 입안에서 톡 터지는 향긋한 맛. 바다의 더덕이라 불리는 진동 미더덕축제가 4년 만에 열린다.

요즘 창원 진동면 고현마을은 제철을 맞은 미더덕을 사고 맛보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진동면 앞바다는 미더덕의 주생산지다. 주민 300여 명이 사는 작은 마을에서 연간 2500여t의 미더덕이 나는데, 전국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하니 어마어마한 양이다.
 

▲ 창원시 진동면 고현리. 진동항의 모습 ⓒ 김숙귀


 

▲ 어촌체험회관 앞. 공룡발자국을 보러 가는 길. ⓒ 김숙귀


마을 이름은 고현마을이지만, '미더덕마을'로 더 많이 불린다. 고현마을 일대에 있는 횟집을 비롯한 식당 대부분이 미더덕요리를 만들어 내놓는다.

산지의 싱싱한 미더덕으로 만든 미더덕덮밥과 회를 맛보기 위해 진동 고현마을을 찾았다. 몇 년 전에 들른 적이 있는 이층횟집으로 갔다. 입소문이 난 뒤로는 줄을 서는 게 예사로운 일이 되었기에 식사시간을 훌쩍 넘기고 갔더니 다행히 자리를 잡고 먹을 수 있었다.
 

▲ 미더덕덮밥. 껍질을 다 벗긴 싱싱한 미더덕을 잘게 다져 다른 양념없이 날치알이나 김가루로 맛을 낸다. ⓒ 김숙귀


미더덕덮밥은 생미더덕을 다져서 밥과 비벼 먹는 요리로 고추장, 간장과 같은 양념을 쓰지 않고 오로지 미더덕으로만 간을 한다. 주로 날치알이나 김가루 등을 곁들여 먹는다. 예전에 주인할머니께서 가르쳐주신 대로 미더덕향이 밥에 배어들도록 숟가락으로 꾹꾹 눌러가며 비벼먹었다.

해산물 특유의 비릿함도 없고 맛이 담백하다. 미더덕회는 산지에서 먹는 것이 가장 싱싱하다. 미더덕 회는 미더덕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과 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요리다. 미더덕의 물주머니 부분을 터뜨린 뒤 내장을 살살 긁어 내고 가볍게 씻어서 속살을 초장에 찍어 먹는다.
 

▲ 껍질을 벗기기전의 미더덕 ⓒ 김숙귀

 

▲ 미더덕회. ⓒ 김숙귀


미더덕은 건강식품이기도 하다. 미더덕에는 흔히 '오메가-3'라 불리는 불포화지방산인 DHA·EPA가 풍부하게 들어있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동맥경화, 고혈압, 뇌출혈 등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또 타우린과 아스파라긴이 다량 함유돼 숙취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식사를 마치고 작은 마을을 둘러보았다. 어촌체험관 곁 바닷가에 공룡발자국 화석이 있다는 표지판이 붙어있고 그쪽으로 가는 다리가 놓여 있다. 다리 여기저기 공룡 그림과 조형물이 있다. 약 1억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공룡 20 마리의 발자국 400개가 발견되었는데 발자국의 주인은 두 발로 걸어다니는 초식성공룡인 이구아나룡으로 족적이 뚜렷한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 공룡발자국으로 가는 다리에 공룡그림이 그려져 있다. ⓒ 김숙귀

 

▲ 다리끝에서 내려서면 나타나는 모습 ⓒ 김숙귀


다리에서 내려서니 발자국으로 보이는 흔적이 여러 군데 보인다. 신기하다. 다시 돌아나와 미더덕 손질을 하는 곳으로 왔다. 할머니 한분이 미더덕이 가득 담긴 크다란 통을 앞에 두고 열심히 껍질을 까고 있었다. 손에 들고 계시는 특이한 칼도 구경하고 미더덕도 샀다. 저녁에는 미더덕을 넣고 된장국을 끓여 먹을 생각이다.

진동면 광암항 일원에서 5월 12일부터 14일까지 미더덕축제가 열린다. 이번 미더덕축제는 불꽃낙화축제도 함께 열리는데 불꽃낙화 축제는 1800여 년 이전부터 진동면 일대에 좋은 일이 있는 날이면 열렸던 전통문화 행사로, 1995년부터 진동면 청년회가 계승해 매년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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