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고공농성 돌입... "노예의 삶, 더는 거부합니다"
파업 67일차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 노동자들, 여수시민 등에 도움 요청
▲ 비를라카본코리아사내하청지회가 8일 오전 10시 30분 비를라카본코리아 여수공장 정문 앞에서 고공농성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화섬식품노조 제공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고공농성에 돌입하며 여수 시민들과 전 국민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비를라카본코리아사내하청지회 총파업 67일차인 8일 오전 4시 30분경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 노동자 2명이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지회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여수국가산업단지 비를라카본코리아 정문 앞에서 고공농성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 지회장은 "10년차 일당이 7만원, 한달 초과근무 100시간. 법도 상식도 무너져버린 현장을 바로 세우고자 나선 길 (총파업)"이라며 "'사내하청 노동자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번 되새깁니다. 우리들은 '뭉치면 주인되고 흩어지면 노예된다'는 진리를 확인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 비를라카본코리아사내하청지회가 8일 오전 10시 30분 비를라카본코리아 여수공장 정문 앞에서 고공농성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화섬식품노조 제공
김성호 화섬식품노조 광주전남지부장은 "가장 더럽고, 어렵고, 위험한 곳에서 일하면서도 원청 임금의 3분의 1만 받다가,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급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무리한 요구인가"라며 "누군가의 소중한 딸 아들로 태어나 100시간이 넘는 시간 외 노동을 하지 않으면 생계가 유지되지 않는 저임금을 받으며 지금까지 살아왔던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아보겠다고 말하고 요구하는 것들이 진정 무리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저 높은 곳에 올라 목숨 건 투쟁을 하고 있는 간절한 노동자들을 국민 여러분께서 살펴주시고, 도와주십시오"라고 요청한 뒤, 화섬식품노조 조합원들이 끝까지 함께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최 지회장도 "국민 여러분, 이대로 살 수는 없습니다. 인간답게 살고 싶습니다. 도와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는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노동자들의 연대는 자본의 비열함을 이겨낼 것"이라며 함께 해달라 부탁했다.
임현미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국장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에) 아이들에게는 선물을, 부모님들께서는 용돈을 드려야 하는데 두 번째 월급을 받지 못하는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빈손이었을 것"이라며 여수 국회의원들(주철현 의원과, 김회재 의원)에게 "혹시라도 아직 모르신다면 지금이라도 이 파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수시(시장 정기명)와 여수시의회(의장 김영규)에도 "여수시민이 외국자본에 의해 착취당하는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할 수 있는 모든 행정조치를 취하여서 안팎으로 해결 방안을 모색해 주셨으면 한다"라고 요청했다.
한편 인도의 다국적기업인 비를라카본코리아는 타이어 보강제(카본블랙) 등 기초무기화합물 제조하는 회사다.
덧붙이는 글
<노동과세계>에 중복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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