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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는 성소수자 혐오 센터장들 즉각 해임하라"

5.17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맞아 진보당 대전시당 기자회견... "대전시 인권정책 후퇴 규탄"

등록|2023.05.17 12:28 수정|2023.05.17 14:00

▲ 진보당대전시당 인권위원회는 17일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맞아 대전 중구 선화동 대전시인권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맞아 대전시 인권정책의 퇴행과 성소수자 혐오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5월 17일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맞아 진보당 대전시당이 대전시인권센터장과 대전청소년성문화센터장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반동성애 활동을 해 온 인사라는 이유다.

진보당 대전시당은 17일 대전 중구 선화동 대전시인권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맞아 대전시 인권정책의 퇴행과 성소수자 혐오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은 1990년 5월 17일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질병분류를 개정하여 '동성애'를 정신장애 부분에서 삭제하고 '성적지향만으로는 장애로 간주되지 않는다'고 명시한 것을 기념하여 제정된 기념일이다. 하지만 1990년 이후 33년이나 지났음에도 아직 전 세계적으로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은 만연해 있다.

진보당 대전시당은 대전시에서 현재 추진 중인 많은 인권 정책에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만연해 있으며,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이 반동성애 활동을 해온 단체에 인권기구 운영을 맡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보당 대전시당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장우 대전시장은 반동성애를 전면에 내세워 활동하는 김영길 목사를 대전광역시 인권센터장으로 임명했다"며 "뿐만 아니라 청소년성문화센터장에 임명한 넥스트클럽 사회적협동조합의 남승제 목사 역시 성품성 교육이라는 해괴한 이론으로 동성애를 죄악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전시민의 인권을 수호하고 옹호해야 할 중책을 맡은 자들이 도리어 반인권 행보를 보이는 실정"이라고 개탄하면서 "인권센터와 청소년 성문화센터의 기관장들은 성소수자를 혐오하며 성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부정한다. 인권기관의 수장으로서 자격 미달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이런 자들을 그대로 두고서는 대전에서 성소수자를 포용하는 인권 정책이 시행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진보당 대전시당은 "대전시에서는 학생인권조례제정 또한 십수년째 정체되고 있다. 성소수자 학생의 인권 보호가 보수 기독교 세력의 반대로 인해 정체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대전시는 한 때 모든 지자체 중에서 가장 앞서가는 인권조례를 만들었던 선례가 있다. 지난 2015년 '대전광역시 성평등 기본조례' 개정을 통해 성소수자 보호 및 지원을 명문화했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후 특정 집단의 거센 반발로 곧 개악이 되었지만, 우리 대전시가 얼마든지 인권도시로 진보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끝으로 "이장우 대전시장은 대전을 인권 친화적인 도시로 만들기 위해 마땅히 노력해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본인이 저지른 반인권적 행정에 정치적 책임을 지고, 인권기관 수장으로 자질이 없는 센터장들을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덧붙여 ▲대전광역시 학생인권조례를 즉각 제정할 것 ▲대전광역시 양성평등 기본조례를 대전광역시 성평등 기본조례로 원상회복할 것을 촉구했다.

"인권은 모두에게 다 공평해야 한다"
 

▲ 진보당대전시당 인권위원회는 17일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맞아 대전 중구 선화동 대전시인권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맞아 대전시 인권정책의 퇴행과 성소수자 혐오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이날 발언에 나선 정현우 진보당대전시당위원장은 "인권은 자유로 인한 차별을 받지 않을 권리이다. 자신과 다르다고 혐오하고 미워하는 것은 반인권적 행위다. 우리 사회에 만연된 혐오와 차별 중에서도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대전시는 반동성애를 전면에 내세워 활동하는 목사를 대전광역시 인권센터장으로 임명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더욱 황당한 것은 성문화센터장에 임명된 목사는 성품성교육이라는 회귀한 이론으로 동성애를 죄악시하고 있다"면서 "대전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대전시의 이러한 반인권적 행태에 대해 너무나 부끄럽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당사자 발언에 나선 대전지역 성소수자 부모모임 활동가 엘리씨는 "인권이라는 것은 모두에게 다 공평해야 한다. 그런데 소수자라 하여 함부로 혐오하고, 폄하하고, 배척하고,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자신을 유성구에 살고 있는 성소수자라고 소개한 활동명 바나나씨도 발언에 나서 "지금이 무슨 1960년, 1970년대도 아니고, 2023년인데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세력이 대전시의 인권센터의 수장이 되었다는 게 너무나 개탄스럽다"며 "대전시장은 이 문제에 대해 책임지고 조속히 조치를 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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