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김우빈 "아버지도 놀란 흡연신, 사실은..."
[인터뷰] 넷플릭스 오리지널 <택배기사> 5-8 역의 배우 김우빈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비영어) 부문 1위에 오른 <택배기사>. 김우빈이 투병 이후 첫 단독 주연 복귀작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보니 더욱 뜨거운 관심이 모이고 있다.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택배기사>에서 5-8 역할을 맡은 배우 김우빈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택배기사>는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미래의 사막화된 한반도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다.
아버지도 놀란 흡연신, CG였다
"사람마다 처한 환경이 다 다르지만, 우리 모두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고 행복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5-8도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꿈꾼다는 점에서 저와 비슷하다."
김우빈은 본인이 연기한 5-8에 대해 "난민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버림받고 아파야 했기 때문에 세상에 대한 분노가 있다. 그럼에도 어떻게 하면 모두가 같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인물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본인이 유추한 5-8의 과거 이야기, 즉 전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5-8은 난민의 자식으로 태어나자마자 부모님은 식량을 구하다 돌아가신다. 남들은 '김정도'라는 이름으로 부르지만 부모에게 한 번도 들어본 적 없기 때문에 그 이름에 애정도 없고, 이름 없는 인간처럼 살았다. 밝은 부모의 영향인지 사람들과 잘 지냈지만 방금 전까지 친구였고 동료였던 사람들이 식량 때문에 한 순간에 적이 되는 상황에서 상처 받고 아파하는 인물이다. 자기를 드러내지 않는 게 결국 날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표현을 덜하게 되고 그렇게 살아왔다"라고 밝혔다.
극 중 5-8이 흡연하는 모습이 많이 등장하는데, 김우빈이 비인두암을 극복하고 복귀한 만큼 건강을 걱정하는 시선이 많았다. 이에 대해 김우빈은 "흡연신은 CG였다"라고 밝히며 "처음에 대본을 받았을 때 5-8이 담배를 많이 피우는 인물이더라. 감독님이 제 몸을 생각하셔서 흡연 설정은 아예 빼겠다고 하셨는데, 제가 보기에 5-8이란 인물과 담배가 이상하게 어울리더라. CG팀과 상의해서 해보겠다고 의견을 드린 결과 모형 담배를 이용해서 연기의 흐름을 상상해가면서 연기하게 됐다. 결과물을 보니 진짜 담배 같더라"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작품을 보고 걱정하는 분들이 계실까봐 염려됐다는 김우빈은 아버지에 대한 언급도 덧붙였다. 그는 "걱정하실까봐 흡연신은 CG라고 미리 말씀드렸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흡연신을 보고 놀라셨다고, 모형 담배도 몸에 좋지 않았을까봐 걱정하셨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또한, 아무래도 액션신이 많은 작품이기에 몸을 무리하게 쓸 수밖에 없었을 터, 액션영화 출연에 부모님이 반대하진 않았는지 물었다. 이 질문엔 "부모님이 걱정하실 만한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을뿐더러, 이번 작품에서 액션을 한다 어떻다 이런 걸 다 말씀드리진 않는다"라고 답변했다.
그렇다면 체력 소모가 많은 촬영을 소화하며 몸 관리, 건강관리는 어떻게 했을까. 이 물음에 김우빈은 "잘 자고, 몸에 좋은 걸 많이 먹기보다는 몸에 안 좋은 걸 많이 안 먹으려고 한다. 스트레스는 당연히 있는 거니까 그렇고, 운동을 꾸준히 한다. 예전에는 보여주기 위한 운동을 했다면 이제는 유산소를 비롯해 체력을 위한 운동을 한다"라고 귀띔했다.
"지금은 일보다 내 삶이 더 중요해"
투병을 끝내고 북귀한 후의 첫 주연작인 만큼 이 작품이 그에게 더 특별했을까. 이 질문에 김우빈은 "쉬고 난 다음 단독주연이다, 이런 건 생각해본 적 없다. 작품에 대한 마음은 같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감사한 부분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일단 저는 제가 세상에서 가장 건강할 줄 알았거든. 남들 영양제 다 챙겨주면서 저는 안 먹고 그랬으니까. 당연한 걸 잃어보니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됐고, 다 같이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며 지내고 있다"라고 전했다.
"돌아보니 저는 일이 전부였더라. 쉴 때도 일 생각만 하고, 제 삶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만약 돌아갈 수 있다면 나를 찾아야지 하고 생각했다. 지금은 제 삶이 더 중요하다. 배우 일은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밤 촬영신이 있으면 거기 맞춰서 일상과 컨디션을 조절했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는다. 제 삶을 더 찾으려고 하기 때문에 일상의 루틴을 깨지 않으려고 한다."
암을 극복한 이후 유명인으로서 선한 영향력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되지는 묻는 질문도 이어졌다. 이에 김우빈은 "가족 이외에도 존재 자체만으로도 힘이 되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걸 느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제가 쉬는 기간 동안에 (사람들로부터) 너무 많은 힘을 받았고 도움이 많이 됐다. 그 중에 가장 저에게 힘이 됐던 게 '우빈씨, 나도 무슨 무슨 암이었는데 나 봐봐, 지금 나 너무 건강해' 이런 글이었다. 지인분도 '우빈아, 내 아내도 유방암 3기였는데 지금 너무 건강해, 걱정하지 마라' 말해줬는데 그게 너무 힘이 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에 (병에 대해) 검색하다보면 안 좋은 이야기가 많아서 상처도 많이 받고 걱정하게 되더라. 그런 중에 회복해서 잘 산다는 이야기를 들으니까 정말 큰 힘이 됐다"며 "나도 (아픈 사람들을 위해) 건강을 잘 유지해서 제 위치에서 일을 열심히 하자 생각했다"고 답변했다.
끝으로,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다시 배우로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그에게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는지 물었다. 이에 김우빈은 "전문직 역할을 안 해봐서 해보고 싶다. 의사 역할도 좋겠다. 싸움 못하는 역할도 해보고 싶다. 잘 할 자신 있다. 안 해본 역할, 새로운 역할을 해보고 싶고 언제든 저는 할 준비가 돼 있다. 준비돼 있다고 기사에 꼭 써 달라"라며 유쾌하게 마무리했다.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택배기사>에서 5-8 역할을 맡은 배우 김우빈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택배기사>는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미래의 사막화된 한반도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택배기사>에서 택배기사 5-8 역을 맡은 배우 김우빈. ⓒ 넷플릭스
"사람마다 처한 환경이 다 다르지만, 우리 모두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고 행복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5-8도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꿈꾼다는 점에서 저와 비슷하다."
김우빈은 본인이 연기한 5-8에 대해 "난민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버림받고 아파야 했기 때문에 세상에 대한 분노가 있다. 그럼에도 어떻게 하면 모두가 같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인물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본인이 유추한 5-8의 과거 이야기, 즉 전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5-8은 난민의 자식으로 태어나자마자 부모님은 식량을 구하다 돌아가신다. 남들은 '김정도'라는 이름으로 부르지만 부모에게 한 번도 들어본 적 없기 때문에 그 이름에 애정도 없고, 이름 없는 인간처럼 살았다. 밝은 부모의 영향인지 사람들과 잘 지냈지만 방금 전까지 친구였고 동료였던 사람들이 식량 때문에 한 순간에 적이 되는 상황에서 상처 받고 아파하는 인물이다. 자기를 드러내지 않는 게 결국 날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표현을 덜하게 되고 그렇게 살아왔다"라고 밝혔다.
극 중 5-8이 흡연하는 모습이 많이 등장하는데, 김우빈이 비인두암을 극복하고 복귀한 만큼 건강을 걱정하는 시선이 많았다. 이에 대해 김우빈은 "흡연신은 CG였다"라고 밝히며 "처음에 대본을 받았을 때 5-8이 담배를 많이 피우는 인물이더라. 감독님이 제 몸을 생각하셔서 흡연 설정은 아예 빼겠다고 하셨는데, 제가 보기에 5-8이란 인물과 담배가 이상하게 어울리더라. CG팀과 상의해서 해보겠다고 의견을 드린 결과 모형 담배를 이용해서 연기의 흐름을 상상해가면서 연기하게 됐다. 결과물을 보니 진짜 담배 같더라"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작품을 보고 걱정하는 분들이 계실까봐 염려됐다는 김우빈은 아버지에 대한 언급도 덧붙였다. 그는 "걱정하실까봐 흡연신은 CG라고 미리 말씀드렸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흡연신을 보고 놀라셨다고, 모형 담배도 몸에 좋지 않았을까봐 걱정하셨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또한, 아무래도 액션신이 많은 작품이기에 몸을 무리하게 쓸 수밖에 없었을 터, 액션영화 출연에 부모님이 반대하진 않았는지 물었다. 이 질문엔 "부모님이 걱정하실 만한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을뿐더러, 이번 작품에서 액션을 한다 어떻다 이런 걸 다 말씀드리진 않는다"라고 답변했다.
그렇다면 체력 소모가 많은 촬영을 소화하며 몸 관리, 건강관리는 어떻게 했을까. 이 물음에 김우빈은 "잘 자고, 몸에 좋은 걸 많이 먹기보다는 몸에 안 좋은 걸 많이 안 먹으려고 한다. 스트레스는 당연히 있는 거니까 그렇고, 운동을 꾸준히 한다. 예전에는 보여주기 위한 운동을 했다면 이제는 유산소를 비롯해 체력을 위한 운동을 한다"라고 귀띔했다.
"지금은 일보다 내 삶이 더 중요해"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택배기사>에서 택배기사 5-8 역을 맡은 배우 김우빈. ⓒ 넷플릭스
투병을 끝내고 북귀한 후의 첫 주연작인 만큼 이 작품이 그에게 더 특별했을까. 이 질문에 김우빈은 "쉬고 난 다음 단독주연이다, 이런 건 생각해본 적 없다. 작품에 대한 마음은 같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감사한 부분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일단 저는 제가 세상에서 가장 건강할 줄 알았거든. 남들 영양제 다 챙겨주면서 저는 안 먹고 그랬으니까. 당연한 걸 잃어보니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됐고, 다 같이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며 지내고 있다"라고 전했다.
"돌아보니 저는 일이 전부였더라. 쉴 때도 일 생각만 하고, 제 삶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만약 돌아갈 수 있다면 나를 찾아야지 하고 생각했다. 지금은 제 삶이 더 중요하다. 배우 일은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밤 촬영신이 있으면 거기 맞춰서 일상과 컨디션을 조절했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는다. 제 삶을 더 찾으려고 하기 때문에 일상의 루틴을 깨지 않으려고 한다."
암을 극복한 이후 유명인으로서 선한 영향력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되지는 묻는 질문도 이어졌다. 이에 김우빈은 "가족 이외에도 존재 자체만으로도 힘이 되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걸 느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제가 쉬는 기간 동안에 (사람들로부터) 너무 많은 힘을 받았고 도움이 많이 됐다. 그 중에 가장 저에게 힘이 됐던 게 '우빈씨, 나도 무슨 무슨 암이었는데 나 봐봐, 지금 나 너무 건강해' 이런 글이었다. 지인분도 '우빈아, 내 아내도 유방암 3기였는데 지금 너무 건강해, 걱정하지 마라' 말해줬는데 그게 너무 힘이 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에 (병에 대해) 검색하다보면 안 좋은 이야기가 많아서 상처도 많이 받고 걱정하게 되더라. 그런 중에 회복해서 잘 산다는 이야기를 들으니까 정말 큰 힘이 됐다"며 "나도 (아픈 사람들을 위해) 건강을 잘 유지해서 제 위치에서 일을 열심히 하자 생각했다"고 답변했다.
끝으로,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다시 배우로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그에게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는지 물었다. 이에 김우빈은 "전문직 역할을 안 해봐서 해보고 싶다. 의사 역할도 좋겠다. 싸움 못하는 역할도 해보고 싶다. 잘 할 자신 있다. 안 해본 역할, 새로운 역할을 해보고 싶고 언제든 저는 할 준비가 돼 있다. 준비돼 있다고 기사에 꼭 써 달라"라며 유쾌하게 마무리했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택배기사>에서 택배기사 5-8 역을 맡은 배우 김우빈.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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