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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에만 가면 여전사" 감탄 부른 소년체전 1위 선수

사천여중 2년 박민주 학생 800m 금메달... 권경숙 지도사가 발굴해 키워

등록|2023.05.30 15:14 수정|2023.05.30 15:27

▲ 소년체전 여자중학교부 육상 800m 우승한 박민주 선수. ⓒ 사천여자중학교


"우와. 잘 뛴다. 2위 하고 차이가 엄청 벌어졌구먼. 어떻게 저렇게 차이가 나지. 정말 대단하다."

제52회 전국소년체육대회(소년체전) 육상경기가 열린 지난 27일 울산종합운동장 관중석에 있던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이날 여자중학교 800m 결승에서 경남 대표로 출전한 박민주 선수(사천여자중학교 2년)가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이날 그가 세운 기록은 2분 15.38초로, 이어 들어온 2등은 2분 22.09초였다. 육상 경기에서 1초도 엄청난 간격이라고 하는데, 1위와 2위 차이가 무려 7초 정도 났던 것이다.

박민주 선수는 준결승에서도 2위와 큰 차이로 1위를 기록, 결승에 올라 월등한 실력을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박민주 선수는 같은 날 열린 육상 1500m 결승에서 2위, 다음 날 열린 1600m 계주에서 2위에 오르며 육상 기대주로 부상했다.

박 선수는 4년째 육상 800m '꿈나무 국가대표'다. 그의 달리기 실력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나타났다. 사천초등학교 재학 때 권경숙 육상지도자가 그녀를 발굴해 훈련을 시작했다.

이후 사천초교 3학년 때 열린 사천교육장기 육상대회에 학교 대표로 나서 80m에서 1등을 했다. 다음 해 소년체전 평가전에서는 80m 2위를 했다. 하지만 2019년 익산에서 열린 소년체전에는 예선탈락해 결선에 나가지 못했지만 그해 꿈나무 국가대표 선발에서는 3위를 기록했다.

이 무렵 권경숙 육상지도사의 제안으로 단거리에서 중거리로 전환한 박 선수는 800m와 1500m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박 선수는 KBS배 육상대회에서 800m 1위를 차지했다. 같은해 11월 열린 소년체전에서는 대회신기록을 내기도 했다. 지난해 소년체전에서도 800m 1위, 1500m 2위를 차지했다.

그녀의 실력을 알아보고 키워온 권경숙 육상지도사는 "끈기가 대단하다. 운동장에서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남다르다. 평소에는 다른 아이들과 같은데, 운동장에만 가면 여전사 같다"고 말했다. 박 선수의 엄마는 베트남 출신 결혼 이주여성이다.

권 육상지도사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잘 따랐다. 육상 지도를 한번도 거역한 적이 없고 힘들지만 잘 따라서 하고 있다"며 "집에서 같이 지낼 때도 많고, 엄마처럼 안기고 한다. 지도사와 선수 사이에 신뢰가 높은 게 가장 큰 장점 같다"고 했다. 박 선수가 권 지도사를 "엄마"라고 부를 정도로 두 사람의 신뢰가 두텁다.

권 육상지도사는 "박 선수는 달리기를 할 때 보면, 앞에 가는 선수가 있으면 참지 못하고 꼭 따라 잡아야 하는 성격이다. 승부욕이 강하다. 무엇보다 훈련할 때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

박민주 선수의 목표는 오는 2026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태극 마크를 달고 육상 800m, 1500m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입상하는 것이다.

권경숙 육상지도사는 "평소 운동을 즐기면서 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며 "힘든 거는 당연하지만 견디고 즐겨야 한다. 민주는 다시 일어나고 하는 부분이 다른 아이들보다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소년체전 여자중학교부 육상 800m 우승한 박민주 선수 ⓒ 사천여자중학교

  

▲ 소년체전 여자중학교부 육상 800m 결과. ⓒ 사천여자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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