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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의 적' 대상포진은 어떤 병이고, 누가 잘 걸리나요?

범혜민 화성 향남공감의원 원장이 알려드립니다

등록|2023.06.01 13:55 수정|2023.06.01 13:56
요즘 TV 광고에 마동석 배우가 '면역력의 적'으로 선포한 질환이 있다. 바로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 많이 발생하는 대상포진이다. 오늘은 대상포진이 어떤 병이고 어떻게 하면 예방할 수 있는지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을 위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대상포진은 도대체 어떤 병이며 누가 잘 걸리나요?

대상포진은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일종(헤르페스 3형)인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에 의해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피부질환으로 신경에 침투하여 피부에 발진이나 물집과 함께 통증이 동반되는 질환이다.

흔히 나이가 들어 면역력이 떨어져서 발병하는 경우가 많은데, 젊은 층이 걸렸다면 대개 과로를 했거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면역력이 떨어져서 생긴다. 그러나 보통 스트레스가 원인인 사례는 드물고, 과도한 다이어트 또는 탄수화물(라면, 곡물우유)로 한끼를 때우는 습관, 지방이나 무기질(과일, 채소)을 먹지 않고 과한 탄수화물만을 섭취하는 습관 등으로 인한 영양 불균형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가 대부분이다. 또한 신체 활동을 많이 하지 않아 면역력이 떨어져 걸리는 경우도 있어 평소의 생활습관이 잠복했던 바이러스를 깨우는 데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 감염과 관련하여 단순포진 혹은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커졌다는 연구 논문도 발표가 되었는데 코로나19 감염으로 면역력이 떨어지고, 전체적인 건강 상태가 저하되었을 때 단순포진과 대상포진의 발병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이며 또 다른 연구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군이 비확진자에 비해 대상포진 발생 위험이 15% 가량 높다고 보고했으며, 특히 코로나19 중증으로 입원한 환자에서는 21%까지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NHS 웹사이트 설명에 따르면 팽생 4명당 1명 꼴로 대상포진을 경험한다고 하며 우리나라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에 따르면 평생 3명 중 1명 꼴로 발병하고, 전체 환자의 2/3이 60대 이상이고 여자가 남자보다 1.6배 많다고 한다. 2010년 48만명인 환자가 2018년엔 75만명으로 크게 늘기도 했다. 그리고 피부질환 이후의 신경통은 4명당 1명 꼴로 나타나며 고령일수록 확률은 올라간다.

2. 대상포진은 어떻게 걸리는지요?

대상포진 바이러스의 정체는 어렸을 적 한 번쯤은 걸려본 적이 있는 수두 바이러스이다. 이 수두 바이러스는 소아기때 수두를 일으킨 뒤,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척수를 이루는 '배근신경절'에 잠복해있다가, 신체의 면역력이 약해지면 신경절에 잠복해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을 타고 활성화되어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수두에 걸리지 않았으면 죽을 때까지 대상포진이 일어나지 않으며 헤르페스처럼 잠복과 발병을 반복하기 때문에 완치가 불가능하다. 수두에 걸린 적이 있다면 대상포진에 걸리지 않기 위해 면역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수두를 앓은 적이 없다면 걸리지 않을 질병이다. 다만 노년층의 경우 학창시절을 보냈을 시기에 방역 상태가 좋지 않았었고, 설령 수두로 발현되지는 않았어도 특유의 전염성 때문에 바이러스만 잠복하고 있다가 갑자기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예방접종은 맞아 두는 것을 추천한다. 이 예방접종이란 수두가 아니라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말한다.

3. 대상포진 증상은 수포와 통증만 있나요? 많이 아프다고 하던데 어느 정도인가요?

대상포진은 주로 허리나 가슴아래 부근의 신경줄기를 타고 증상이 나타나지만, 사실 무좀처럼 몸 전체에 다 생길 수 있는 피부질환이다.

주요 증상으로는 붉은 반점, 수포, 농포, 딱지, 피부 감각 이상, 두통, 통증이 있으며, 초기에는 피부 주변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다가 수포로 변하면서 신경줄기를 타고 피부 전체로 확산된다. 이 수포는 신경줄기를 타고 생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건드리면 화끈거리면서 제법 아프게 느껴지지만 열명에 한두 명 꼴로 통증이 전혀 없는 사람도 있고 벌레 물린 것처럼 가렵기도 하다. 당연하지만 통증이 덜하다고 해서 치료를 게을리하면 안 되는데 급성기 통증은 심하지 않지만, 신경통이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극심한 통증이 시작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통증은 개인차가 있겠지만 최악의 경우, 일반의약품 진통제로는 감당이 안 되는 수준의 강력한 통증이 찾아오게 된다. 특히 통증이 가장 심각한 부위는 다름 아닌 머리 부위로 심한 경우는 망치로 머리를 맞는 느낌이 들 정도의 통증을 느낄 수 있고 상완, 앞가슴에 대상포진이 발병할 경우 같은 쪽 귓바퀴의 심한 신경통, 손바닥에 생기는 경우에도 손목은 물론이고 팔을 타고 팔꿈치와 어깨까지 뽑히는 듯한 통증이 올 수 있다.

따라서 두피에서 발바닥까지 신체 표면의 거의 모든 부위에 생길수 있으며 대체로 복부와 겨드랑이에서 가슴 부근에서 발생이 제일 많고, 그 다음으론 눈꺼풀이나 코, 이마에 많이 발생한다. 간혹 안구에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시력이 저하되다가 동공까지 퍼지면 실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뇌로 전이될 경우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위험한 피부질환이다.

4. 대상포진과 단순포진은 어떻게 다른가요?

두 질환 모두 물집 즉 수포가 발생하지만, 위치와 통증으로 구분하면 쉽다.

단순포진은 작은 물집들이 군집을 이룬 형태로 발생하며 재발이 흔한 편이다. 단순포진은 1형과 2형으로 나뉘는데, 1형은 입술 주위에 발생하고 2형은 성기 주위에 발생하는데 2형은 성접촉으로 전염되는 성병으로 분류되어 있는데, 두 가지 모두 가려울 수 있지만 자연치유되는 경우가 많고 증상과 합병증이 심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대상포진은 피부절을 따라 신체 부위에 관계 없이 나타나며 주로 몸통에 흔히 발생합니다. 단순포진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가려움보다는 통증이 동반된다는 점이다. 수포가 가라앉은 후에도 1~3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되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5. 수포가 흉터가 되지는 않는지요?

단순포진이나 대상포진 모두 증상이 심한 경우 물집이 추후 궤양이나 딱지로 진행하고, 아물면서 흉터를 남길 수 있다. 수포 깊이가 깊지 않더라도 수포가 생겼던 자리에 일시적인 색소침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아 두어야 한다.

6. 대상포진은 다른 사람에게 전염이 되나요?

함께 생활하는 가족에게서 대상포진 환자가 발생하면 다른 가족들에게 전염이 되는지에 대해 많이 염려스러워 하게 되는데 결론은 "전염이 돨 수 있다" 이다.

하지만 타인에게 대상포진 형태로 전염이 되지 않고 수두바이러스가 몸 안으로 전염되는 되는 것으로 대상포진 수포 속에 수두바이러스가 들어 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피부로 통해 접촉하면 전염이 될 수 있다. 즉 물집 안의 수두바이러스가 면역력이 약하고 수두바이러스 자체가 없는 사람에게로 옮길 수가 있는 것이다. 이미 어렸을때 수두를 앓았던 분들의 경우 이미 몸 속에 바이러스가 있기 때문에 무관하다고 볼 수 있으나 문제는 수두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지 않는 영유아의 경우 수두바이러스에 전염될 위험이 있다는 것으로, 만약 감염이 되었다고 한다면 대상포진 형태로 나타나는것이 아니라 수두와 같이 전신 두드러기 형태로 발병하는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면역력이 낮은 계층이나 임산부, 아기에게는 치명적이므로 대상포진 환자는 이들과의 접촉을 피해야 하며 증상이 호전되기 전까지는 신체를 노출시키는 대중목욕탕이나 수영장은 삼가는 것이 좋다.

7. 대상포진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뇌졸중이나 심근경색과 같이 대상포진도 골든 타임이 있는데 바로 증상이 발생하고 3일안에 치료해야 합병증이 적어진다는 사실이다. 보통은 수포발생 3일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는 것이 가장 빠른 치료법이며 단순포진시 사용하는 연고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다. 대상포진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물집의 양상과 통증이 심해질 수 있고 제대로 치료하지 않을 경우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나 물집이 사라진 후 흉터가 남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통증을 줄이고 피부 병변이 확산되는 것을 막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줄이는 것을 치료 목적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면역저하자의 경우 정맥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또한 대상포진 자체가 면역력 저하로 인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항바이러스성 연고와 알약을 쓴다고 해서 바로 낫는 것이 아니며, 평소에 면역력을 높여주는 음식들을 자주 섭취하고 체력을 강화해야만 회복되는 피부질환이기 때문에 대상포진에 걸리면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8. 대상포진 후에도 신경통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나요?

대상포진이 무서운 질병인 이유중의 하나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다. 대상포진의 피부 증상이 사라져도 통증이 계속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수두바이러스가 신경을 손상시키면서 나타난다. 즉 수두를 앓고 나면 척추신경에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숨어있게 되는데 면역력이 약화된 경우 이 바이러스가 신경절 타고 손상을 입히면서 피부로 올라와 물집을 일으키는 것이 대상포진인데 이미 신경이 꽤나 손상을 입은 이후이기 때문에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여도 신경통으로 많이 진행이 될 수 있다.

신경통으로 이환될 확률은 나이에 따라 올라가는데 60대면 60%, 70대면 70% 정도가 신경통으로 발전하고 상당히 오랜 기간 고생할 가능성이 높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호전 양상을 보이는데 약 50%의 환자는 3개월 내로 호전하고 약 70%의 환자는 1년 내에 호전을 나타낸다.

이와 같이 통증이 오래갈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극심한 통증이 있을 수 있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심하다면 마취통증의학과 진료가 매우 중요해진다. 마취통증의학과에서는 신경블록, 지속적 신경블록, 케타민-리도카인 정주 등과 같이 신경이 더 손상되는 것을 막고, 통증 사이클을 끊어주는 것을 중점으로 치료하기 때문에 많은 도음을 받을 수 있다.

9. 대상포진은 재발이 어느정도 되나요?

대상포진은 재발률이 높지는 않아서 약 5% 정도이다. 재발이 되는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으나 역시 면역력의 약화가 주된 원인이라고 하겠다.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고령, 대상포진후 신경통 지속기간이 길었던 환자는 재발가능성이 높아 평상시 주의 해야하며 꼭 예방접종을 해서 재발가능성을 낮추아야 한다.

10. 대상포진의 예방방법이 있나요?

다행히 대상포진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최근에 나온 백신은 50세 이상의 성인에게 권장되지만, 50세 미만의 성인(만 18세 이상의 면역저하자 포함)도 맞을 수 있으며 2달 간격으로 2회 접종해야 한다.

또 예전 백신은 대상포진에 걸린 후 최소 6개월간의 유예기간이 필요했지만 최근 백신은 급성기 증상이 지나면 바로 접종 가능하다. 2회 접종 후에는 대개 10~20년간 약 90% 이상의 예방 효과가 지속된다고 하니 이번 기회에 예방접종을 고려해 볼만 하겠다.

면역력의 적인 대상포진도 백신 접종으로 충분히 예방가능한 질병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대상포진 예방접종 대상자일 수 있으니 오늘 바로 확인하시어 조기에 예방하시기 바란다.
 

▲ 범혜민 향남공감의원 원장 ⓒ 화성시민신문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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