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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국에 넣는 그 달래, 꽃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봄나물 달래, 초여름의 춤추는 요정

등록|2023.06.06 16:56 수정|2023.06.06 16:56
전라선 철도 임실역이 있는 임실읍 두곡리(杜谷里)는 골짜기를 막은 마을이라는 뜻이다. 이 마을의 지명은 수백 년을 이어왔는데 이곳은 임실천이 흐르고 통영별로(統營別路)가 지나는 큰 길목으로 골짜기를 막은 곳이 없었다.

그런데 50여 년 전에 이 마을 위쪽 골짜기에 저수지를 조성하여 두곡저수지(杜谷貯水池)가 형성되었다. 지명이 간직한 선견지명이 실현된 셈이었다.
 

▲ 달래꽃 주아 새싹 ⓒ 이완우


이 두곡저수지를 바라보는 산자락에 봄나물인 달래가 훌쩍 키가 커서 꽃을 피웠다. 6월 초순의 푸르고 시원한 바람에 곧게 솟은 꽃대가 흔들린다. 자주색 선이 우아하고 고운 6개 꽃잎에 여섯 개 수술이 달린 크기 8mm 작은 꽃 모양이 춤추는 요정 같다. 꽃송이에는 주아가 달려 달래 새싹이 푸르게 돋아나 어미 달래 위에 새끼 달래가 이층을 이루어 눈길을 끈다.
 

▲ 달래꽃 ⓒ 이완우


'아버지는 장에 가고 할머니는 이웃 마을 가고 빈집에 혼자 남은 아이가 심심한 겨를에 고추 먹고 맴맴 달래 먹고 맴맴' 하는 동요가 떠오른다. 달래는 냉이나 씀바귀와 함께 봄나물을 대표한다. 달래는 달래 무침, 달래장과 달래된장국 등으로 겨우내 잃어버린 입맛을 살려주기에 충분한 생명력 넘치는 추억의 나물이었다.
 

▲ 달래꽃 ⓒ 이완우


단군 신화에서 환웅이 웅녀에게 먹으라고 준 쑥과 마늘로 알려진 '영애(靈艾)와 산(蒜)'은 '쑥과 달래'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쑥은 마늘보다는 같은 봄나물인 달래와 잘 어울린다. 산(蒜)의 한자는 '달래 산'이다. 달래는 꽃말이 신념과 청렴으로 우리 민족의 시원을 이루는 단군 신화의 웅녀에게 어울리는 꽃이라는 생각이 든다.
 

▲ 달래꽃 ⓒ 이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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