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보호구역, 아이가 걸을 수 있는 곳은 없었다
도심 곳곳 보도 없는 도로 많아... 안전한 통학로 요구 청원도 다수
▲ 대구광역시 중구 동성로의 한 거리 모습. 넓은 보도와 차도의 높이 차를 제거해 보행자는 물론, 휠체어나 유아차도 편리하게 걸을 수 있다. ⓒ 용인시민신문
걷기가 열풍이었던 때가 있었다. 올레길, 둘레길 등 길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건강을 위해서건, 좋은 경치를 보기 위해서건 걷는 데 의미가 부여됐다.
도심도 예외는 아니었다. 많은 경제학자와 건축가, 도시계획 전문가 등이 주목한 공간은 골목길이다. 물론 바라보는 관점과 주제는 저마다 다르지만, 골목길은 도시를 재구성하거나 재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현재 경기 용인시 누리집 시민청원이 진행 중인 처인구 고림동 힐스테이트 용인 둔전역 통학로 문제나 고림동 힐스테이트 용인 고진역 입주예정자들이 요구하는 진덕지구와 고림동을 이어주는 구름다리나 육교 설치 등도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게 청원의 요지이다.
어린이집 바로 옆, 황색실선 침범한 주차
▲ 어린이보호구역이지만 보도조차 설치돼 있지 않은 처인구 포곡읍 둔전리 일대 도로 모습. 도로 옆 주택가에 차량이 주차해 있을 경우 주행 차량이 교차하면 사람이 걸어다닐 틈조차 없다. ⓒ 용인시민신문
지난 9일 오전 8시 30분경 처인구 포곡읍 둔전리 둔전초등학교 일대 주택가. 둔전초 학생들은 주차해놓은 차를 피해 등교하고 있었다. 학생 손을 잡고 등교시키는 학부모들은 주차해놓은 차량이 보도로 튀어나와 있자 자녀를 보도로 걷게 하고 본인은 차도로 내려와 걸었다. 다세대주택에 주차해놓은 한 차량은 학생들이 멈춰서자 보도를 가로질러 도로로 차를 몰았다.
둔전초등학교에서 400여 미터 떨어져 있는 주택가 골목길. 어린이보호구역임을 알리는 안내판과 도로 위 글로 어린이보호구역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도로 양쪽 어디에도 보도는 없었다.
어린이집 바로 옆 주택가에는 화물차가 황색실선을 침범한 채 주차해 있었고, 그 옆으로 어린이집 통학차량이 정차했다. 도로 한쪽에 1m도 채 안 되는 갓길이 있었지만, 차량 두 대가 교행하자 한 사람이 걸어 다닐 틈조차 없었다.
보도 없는 도로와 골목길, 학생들 안전을 위협하는 아슬아슬 통학로는 포곡읍 둔전리뿐만 아니다. 동 지역 원도심에서도 불편하고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는 도로와 골목길이 적지 않다. 수지구 풍덕천동, 기흥구 신갈동, 처인구 김량장동은 물론, 유방동 등 다세대주택과 상가가 밀집해 있는 지역은 보도 관련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도시뿐 아니라 농촌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농촌지역은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아 걸어 다니는 주민이 많은데, 도로에는 차도만 있을 뿐 보도가 없어 보행자들의 교통사고 위험이 큰 상태다. 특히 농촌지역은 고령자 비율이 도시보다 높다는 점에서 보·차도 분리와 보도 설치 등이 시급한 실정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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