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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공장 미세먼지 해결, 정부 차원에서 접근해야"

국회서 '시멘트 생산시설 주변 대기환경 정상화 방안 토론회' 열려

등록|2023.06.17 14:31 수정|2023.06.17 14:31

토론회에 참석한 인사들 이상학 남한강의친구들 공동대표가 제천지역 대기오염 현장을 찍은 사진을 들어보이며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설명하고 있다 ⓒ 이보환


시멘트 공장 주변 대기 환경의 정상화는 정부 차원의 질소산화물 저감시설 설치, 법제도 강화가 현실적이라는 답이 나왔다. 아울러 정부와 시멘트사, 자치단체는 폐기물의 종류, 소각 이후 성상,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엄태영·권성동·이철규·유상범 국회의원(국민의힘)이 지난 15일 마련한 국회 토론회 자리에서 나온 내용이다.

이날 박영구 강원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국민 건강권 보장을 위한 질소산화물 저감장치 설치 및 국가지원'을 주제로 발표했다. 박 교수는 "시멘트 공장은 2004년부터 선택적비촉매환원법(Selective Non Catalytic Reduction)으로 질소산화물을 관리하고 있으나 저감효율은 20~40%에 불과하다"며 "소성로 평균 질소산화물 농도가 214ppm으로 배출허용 기준 270ppm 보다 낮지만 기본부과금 면제기준인 81~189ppm 수준으로 맞추려면 선택적촉매환원법(Selective Non Catalytic Reduction) 도입이 필수"라고 제시했다.

그는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대기환경보전법 강화, 질소산화물 배출부과금 도입, 총량초과공급 과징금 적용이 방법"이라며 "다만 SCR 설치 초기 투자비와 운영비에 대해서는 정부지원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황선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질소산화물 방지기술(SCR) R&D 사례'를 발표했다. 황 연구원은 "2021년 기준 독일 시멘트 소성로 38곳 중 20군데에서 SCR을 적용했다"며 "중국도 여과집진지 후단, 또는 전기 집진기 후단에 배가스 온도를 200℃ 가량 유지하는 SCR 방식으로 저감효율을 86%까지 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SCR은 설치비 100억원, 가열비 20억원 등 한곳당 설치운영비가 120억원 필요하다"며 "최근 180℃ 이하 저온 촉매를 이용해 SCR을 구동하고 탈질 효율도 92%까지 끌어올리는 세계 최고 수준 기술을 확보했다"고 소개했다. 황 연구원은 단서 조항으로 다양한 '폐기물'에 대한 정보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못박았다.

그는 "SCR 운전에 가장 중요한 것이 온도인데 국내 시멘트 업종의 경우 인입 가스 온도, 유량, 오염물질 성분 정보가 미흡하다"며 "폐타이어 등 폐기물이 연소환경의 불안정, 배가스 성상의 정형화에 제약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내빈석 명퍠이날 토론이 시작되자 개회식에 참석했던 인사들이 대부분 자리를 옮겼다. 엄태영 국회의원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발표자와 토론자의 내용을 경청했다 ⓒ 이보환


토론자로 나선 이창기 한국시멘트협회 부회장의 발언도 실제 공장에 들어가는 폐기물 종류와 소각후 성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야한다는 명분을 제공했다. 이 부회장은 "일반적으로 순환자원 사용이 늘어나면 오염물질 배출이 증가하는 것으로 오해한다"며 "그러나 폐플라스틱 등을 사용하면 질소산화물 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등 기후변화 물질 배출이 줄어든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도 SCR 도입은 대세로 인정했다. "환경부는 2027년 7월부터 시멘트업종 질소산화물 배출기준을 118~240ppm으로 축소했다"며 "SCR 적용을 위한 실증연구와 함께 정부 차원의 투자금 지원방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남한강의친구들 이상학 공동대표는 국회에서 시멘트공장 주변 대기오염 특별법을 제정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제천과 단양, 영월은 큰 산이 많아 아침 9시면 스모그 현상이 나타나 몇시간씩 간다"면서 "시멘트를 만들어야 하고, 정부도 폐기물을 소각해야 한다면 20년 이상 생활한 사람들의 건강역학조사 등 주민도 살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임영욱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부소장은 질소산화물 이외 환경오염물질에 대한 조사와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임 교수는 "질소산화물 하나 해결하지못하는 현실에서 폐플라스틱 등 폐기물을 태울 때 나오는 물질을 어떻게 언급하겠냐"며 "정부는 공장 주변의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현황부터 파악하라"고 질타했다.

한화진 환경부장관은 "시멘트는 생산공정에서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많은데다 최근 순환자원 사용이 늘어 지역사회의 우려가 높다"면서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고 이를 해결하기위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정부의 미온적 대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객석에서 나왔다. 정희문 쌍용C&E산업폐기물매립장반대 영월대책위원장은 "정부가 배출허용기준을 시멘트회사와 협의하겠다는데 말이 되느냐"며 "영월 군민들의 건강영향조사 등도 더이상 진척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객석에 참여한 주민들시멘트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말해주듯 객석이 꽉 찼다. 제천단양지역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낸 송광호 전 국회의원도 토론회 내내 자리를 지켰다 ⓒ 이보환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제천단양뉴스(http://www.jdnews.kr/)에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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