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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에서 온 아미에게 'BTS 왜 좋냐' 물어보니

[현장] 여의도 가득 채운 보라색 물결... "진심 담긴 가사에 마음이 동해, SNS도 한 몫 했다"

등록|2023.06.17 20:04 수정|2023.06.17 21:05

▲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그룹 방탄소년단의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BTS 10th Anniversary FESTA' 행사가 열렸다. ⓒ 류승연


그룹 방탄소년단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빅히트뮤직과 하이브 등 주최 측은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BTS 10th Anniversary FESTA'를 열었다. 이날 한강공원은 보라색 소품을 지닌 아미(방탄소년단 팬)들로 빼곡했다. 행사장 내 설치된 각종 부스 앞엔 주최 측이 마련한 이벤트를 체험하려는 팬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더운 날씨였지만 아미들의 '팬심'은 강했다. 국내 팬들뿐 아니다. 방탄소년단은 일본과 미국, 나이지리아 등 세계 각지의 팬들을 한날 한시에 서울로 불러들였다. 한국이라는 나라에 관심이 없던 미국 한 고등학생의 마음을 설레게 했고 그를 '한국 교환학생의 길'로 이끌었다. 그러는가 하면 나이지리아의 20대 대학생이 두 번이나 아프리카 대륙을 건너는 모험을 감행하게 했다.

방탄소년단의 팬들은 어떤 계기로, 방탄소년단에 마음을 빼앗겼을까. 현장에서 만난 '아미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봤다.

이젠 성인이 된 아미 "'러브유어셀프'로 삶 돌아봐"

"'러브유어셀프(Loveyourself)'라는 노래를 제일 좋아했어요. 학창시절엔 공부만 해야 하니까 나 자신을 사랑할 시간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그 노래를 들으면서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해야 목표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산에서 온 23살 대학생 김희연씨의 말이다. 그는 방탄소년단이 갓 데뷔했던 10년 전부터 줄곧 아미의 길을 걸었다.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이었다. 처음엔 단순 호기심이었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러나 점차 방탄소년단이 내놓는 노래 가사들이 김씨의 마음을 움직였다.  김씨는 "초등학생 시절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다보니 이젠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온 카란다케이(KarandaKay, 21)씨 역시 '러브유어셀프'를 가장 좋아하는 노래로 꼽았다. 그는 이날 그를 보기 위해 미국에서 이틀 전 찾아온 어머니와 행사장을 찾았다.

"학생이었던 2016년부터 7년 동안 아미 생활을 했어요. 방탄소년단 노래에 담긴 '스토리라인'을 좋아했거든요. 노래 가사에 진심이 담겨있었어요. 특히 러브유어셀프가 마음을 울렸어요. 방탄소년단을 좋아했던 게 계기가 돼 지금은 한국에서 살고 있어요. 건국대학교 교환학생이거든요."
 

▲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만난 나이지리아 대학생 피스(Peace, 23)씨는 "방탄소년단은 순수 예술가"라고 평가했다. ⓒ 류승연


나이지리아에서 온 대학생 피스(Peace, 23)씨는 벌써 두 번째 한국 방문이다. 그 역시 방탄소년단이 좋아 한국에도 관심이 생겼다. 지난해 교환학생 과정도 마쳤다. 한국어를 조금은 할 수 있다는 그는 자신의 이름을 "평화"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전 방탄소년단이 순수 예술가라고 생각해요. 보통 유명한 음악들을 보면 곡 자체는 좋지만 가사가 '난센스'인 것들이 많거든요. 그런데 방탄소년단은 가사로 그들이 누군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전달해요. 앞으로도 계속 방탄소년단을 사랑할 것 같아요."

피스씨는 방탄소년단이 남긴 말 중 '보라해(사랑해와 방탄소년단의 대표 색상인 '보라'를 합친 말)'를 좋아한다며 수줍게 웃어보이기도 했다.
 

▲ 17일 오후 방탄소년단(BTS)의 데뷔 10주년 기념 축제(BTS 10th 애니버서리 페스타)가 열린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전 세계 아미(방탄소년단 팬)들이 모여 BTS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 연합뉴스


"방탄소년단 인기, SNS도 한 몫 했다"

아미들은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된 데 소셜미디어(SNS)도 한 몫 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하루 전날 입국했다는 일본인 호리오 카나(Horio kana, 34)씨는 "2018년부터 팬이었지만 코로나 팬데믹 기간을 계기로 더 팬이 됐다"며 "처음엔 단순한 '호감' 정도였지만 SNS를 통해 방탄소년단 관련 영상이 지속적으로 올라오면서 점차 내적 친밀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방송국에서 프리랜서 드라마 제작자로 일하고 있다는 모리무라 메구미(Morimura megumi)씨 역시 "(방탄소년단이 좋아지게 된 데) SNS와 '선배 아미들'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며 "선배 아미들이 다양한 나라의 언어로 방탄소년단 영상을 번역해 SNS로 전파해 매력에 전염됐다"며 웃어보였다. 그는 또 "방탄소년단 관련 사진을 찍는 '마스터'가 있어, 사진을 지속적으로 공유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방탄소년단 10주년을 기념해 서울에서 열리는 다양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 달 간 업무까지 비웠다고 했다. 메구미씨는 "다른 한국 아이돌과 달리 일본에서 방탄소년단 팬들은 꽤 연령이 높은 편"이라며 "50대나 60대, 70대도 있다"고 밝혔다.
 

▲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만난 모리무라 메구미씨는 "방탄소년단을 좋아하게 된 데 SNS와 '선배 아미들'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 류승연


한편 이날 오후 5시 방탄소년단 리더 RM은 직접 행사에 참석해 '오후 5시, 김남준입니다'를 통해 약 한 시간 동안 팬들과 소통했다. 이날 행사는 오후 8시 30분부터 약 30분간 진행된 불꽃놀이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 방탄소년단 데뷔 10주년 기념 축제(BTS 10th 애니버서리 페스타)가 열린 여의도 한강공원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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