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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환승까지... 창원시장님, 버스 개편 타본 거 맞습니까"

시내버스 노선 개편 이후 불만 쏟아져... 진보당 "대중교통 사각지대 발생, 실태 점검 해야"

등록|2023.06.19 14:08 수정|2023.06.19 14:10

▲ 진보당 창원지역위원회는 19일 창원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준비 덜 된 창원시내버스 전면개편, 시민 불편 해소 대책 당장 세우라"고 촉구했다. ⓒ 윤성효


"교수님 죄송합니다. 버스개편으로 지각할 줄 몰랐습니다."
"시장님 적어도 1년동안 버스만 타고 다녀보시고 개편하십시오."
 

경상남도 창원특례시가 지난 10일부터 시내버스 노선을 전면 개편한 가운데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진보당 창원지역협의회는 19일 창원시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준비 덜 된 창원 시내버스 전면 개편, 시민 불편 해소 대책 당장 세우라"고 촉구했다.

이번 시내버스 노선 개편은 옛 창원시가 지난 2005년 노선 개편을 한 지 18년만이다. 지난 2010년 옛 창원·마산·진해가 통합했고, 의창구 북면과 진해구 웅동 등 여러 곳이 개발되면서 노선 개편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창원시는 효율성이 낮은 노선을 통폐합하고 환승 중심의 노선 효율화로 시내버스의 안전성, 정시성, 신속성을 높인다며 '150개 노선, 버스 726대'를 증차 없이 137개 노선으로 바꿨다. 또 외곽지역 급행버스 신설과 주요 간·지선 노선 효율화(배차간격 축소), 원이대로 중앙버스차로제(S-BRT) 구간 연계 강화와 무료환승 확대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이주화 학생(창원대)은 "버스 노선 개편 이후  창원대로 가는 노선이 많이 없어졌다, 전보다 불편한 점이 너무 많다"며 "마산내서, 김해, 진해에서 통학하는 학생들의 경우 기존엔 한 번에 올 수 있던 노선이 있었지만 지금은 없어져 통학시간이 더 길어졌다. 많게는 3번 환승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현재 학교 커뮤니티의 버스 노선개편에 대한 얘기들을 보면, 개편 이후에 버스 배차시간이 더 길어져 지각을 자주한다 등 거의 매일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며 "학교 내부에서 창원시에 민원을 넣어 노선 개편 이전으로 돌아가자고 하는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주화 학생은 "대중교통의 주된 이용자는 학생과 노인이다. 변경된 노선을 보니 아파트 대단지나 큰 도로 위주로 운행을 한다는 점에서 효율성만 따지고 편의성은 없는 버스 운행"이라며 "당장 2개월 동안은 방학을 맞이해서 불편한 점이 없지만 개강 이후에는 창원대 학생들이 지금보다 더 어렵게 학교를 다녀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의창구 북면에 사는 이지현(28)씨는 "북면은 창원 외곽에 위치하고 있어 개인 차가 없으면 시내로 나가기 힘들다. 그래서 시내버스의 존재는 더욱 중요하다"라며 "많은 주민들이 이전보다 좋게 버스 노선이 개편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차 있었는데 기대와는 다르게 기존 노선을 3개 없애고 1개의 노선을 신설했다. 뒷통수 맞은 느낌"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그는 "급행 버스라고 새로 만든 3001번은 창원시내로 나올 때 기존 17번 버스와 시간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라며 "530번, 19번, 29번 버스가 폐지됐는데 19번, 530번은 경상고를 다니는 학생들의 유일한 통학버스였고 29번은 마산자유수출지역 노동자들의 출퇴근 버스였다, 이들은 기존 버스만 믿고 북면에 살며 직장을 얻고 학교를 진학했다. 이들에게 버스 개편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고 전했다.

이어 "창원시는 버스 노선 개편에 불만을 제기하는 시민들에게 환승을 하면 된다는 답변을 했다고 한다, 덥고 추운 날 환승하려고 버스 내리고 또 기다려야 하느냐. 창원시는 시민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버스를 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정혜경 진보당 창원의창지역위원장은 "시내버스 이용자 확대는 자가용 대신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며 "시민들이 개편된 시내버스 노선으로 인해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데, 빠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개편인가"

진보당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개편 이후 오히려 더 불편하고 시간도 오래 걸려 도대체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개편인지 묻고 있다"라며 "노선 폐지 지역과의 충분한 사전협의, 바뀌는 노선에 대한 불편과 혼선을 예방하기 위한 대시민 홍보 등 철저한 준비와 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바판했다.

진보당은 "폭주하고 있는 시민들의 불만과 불편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지금부터 보완책을 찾아 시민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라며 "매일 같이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는 하루하루가 출‧퇴근, 등‧하교 지옥 같을 수 있다"며 "3개월 후를 기약할 것이 아니라 당장 면밀한 실태 점검을 통해 개선책을 내놔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더불어 노선 효율을 앞세워 돈 안되는 적자노선을 일방적으로 폐지함으로써 대중교통의 사각지대가 발생해서는 안된다. 창원시 버스노선 개편이 대중교통 공공성 강화를 바탕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진보당 창원지역협의회는 "65세 이상, 초‧중‧고 학생들의 버스요금 전면 무료화를 촉구하며, 개편에 따른 시민들의 불편과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신속하게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 진보당 창원지역위원회는 19일 창원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준비 덜 된 창원시내버스 전면 개편, 시민 불편 해소 대책 당장 세우라"고 촉구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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