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울산 250억짜리 '기업인 조형물'의 최후... 철회안 가결

김두겸 울산시장 "창업자에 예 다 못 해 송구"... 시민사회 "거액 세금 민생현안에 못 쓰여"

등록|2023.06.21 16:16 수정|2023.06.21 16:16

▲ 21일 오전 10시 의사당 본회의장에서 열린 울산광역시의회(의장 김기환) 본회의에서 기업인 조형물 250억 예산 삭감안이 가결된 후 김두겸 울산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울산시의회 제공


울산광역시의회가 21일 본회의를 열고 울산시가 제출한 '기업인 조형물 예산 250억원 전액 삭감 수정 예산안'을 가결했다(관련 기사 : 김두겸 울산시장 "250억 기업인 조형물 사업 철회").

울산시의회는 또 기업인 조형물 부지 매입을 위해 울산시가 제출한 공유재산 관리계획 철회안도 가결했다. 하지만 울산시가 제출한 '위대한 기업인 등에 관한 기념사업 추진 및 지원 조례안'은 예술인·체육인·정치인 등으로 대상이 확대된 수정 조례안으로 가결됐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시의회 인사말에서 "울산은 기업도시"라며 "대한민국과 울산을 우뚝 세운 기업 창업자들을 정중히 예를 다해 모시려고 했으나, 오히려 예를 다하지 못한 것 같아 이 자리 빌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 시장은 "그러나 기업들이 창업자 정신을 이어받아 변함없이 울산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고 저 역시 시장으로서 울산에 재투자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 기업하기 좋은 울산을 만들어 가겠다"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지난 15일 시의회 상임위(산건위)의 설치비 200억 원 삭감과 19일 예결위의 200억 부활 그리고 1시간 뒤 김두겸 울산시장의 250억 전액 사업철회 발표 등 우여곡절을 겪은 '250억 기업인 조형물 사업'은 철회됐다.

여진 남아... "어려운 시기, 거액의 세금 민생해결에 쓰이지 못해"

하지만 여진은 여전하다. 이날 울산시민노동단체 및 야당 일동은 논평을 내고 "김두겸 울산시장과 시의회가 끝내 시민에게 사과와 해명없이 뭉개버렸다"며 "어려운 시기에 250억 원이라는 거액의 세금이 민생해결, 지역현안 해소를 위해 쓰이지 못하게 됐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말로만 민생해결, 지역현안을 외쳤을 뿐 이에 대한 책임을 김두겸 시장과 울산시의원 그 누구도 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울산상공회의소 회장단은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인 조형물 건립을 위해 추진된 '위대한 기업인 기념사업'을 철회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까움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업은 울산과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에 획기적으로 기여한 기업인을 기리기 위해 추진됐다"며 "동시에 젊은 세대에게 불굴의 기업가 정신을 다시금 각인시키려는 취지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사업은 울산만이 할 수 있는 소중한 역사적·사회적 자산이 될 수 있었다"며 "울산 산업의 역사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던 만큼 아쉬움도 크다. 울산산업의 미래를 위해 기업인 기념사업을 반드시 지속적으로 추진해 주길 당부한다"고 요구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