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도 먹은 경주 십원빵, 도안 무단 사용 논란에 디자인 변경
10원 동전 본뜬 빵으로 경주에서 인기... 한국은행, 법적 책임 대신 업체에 디자인 변경 요구
▲ 경주 십원빵. ⓒ 제조업체 제공
화폐 도안 무단 사용으로 논란이 된 경주의 명물인 '십원빵'의 디자인이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아래 한은) 관계자는 "이미 지역 관광상품으로 자리를 잡은 만큼 적법한 범위 안에서 디자인 변경을 하는 쪽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십원빵 업체 관계자도 "한은으로부터 디자인 변경을 요청받았다"며 "디자인을 변경해 계속 판매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두 관계부처는 업체들이 이를 시정하지 않자 지난 20일 십원빵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했다. 화폐 도안 저작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업체들의 십원 도안 사용을 묵인하면 무분별하게 사용돼 화폐 신뢰성 저하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관계 부처에 따르면 '한국은행권 및 주화의 도안 이용 기준'에 따라 화폐 도안은 한은의 허가 없이 영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한은의 승인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도안 이용 기간은 6개월에 불과하며 해당 기준을 어길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민형사상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조폐공사는 지난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 요청으로 공공누리에 십원 등 일부 주화와 화폐, 박물관 유물 이미지 등 900여 건의 조폐공사 제품을 공개했다. 공공누리집 올라온 10원 주화를 본떠 업체가 십원빵을 만들었다는 게 한은의 주장이다.
현재 두 관계부처는 "이미지 변경을 하기로 한 만큼 법적 대응 계획은 없다"며 "지역 가게들이 판매 사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 경주 십원빵 틀. ⓒ 제조업체 제공
십원빵은 1966년부터 발행된 다보탑이 새겨진 10원 동전을 본뜬 빵으로, 지난 2019년 경주의 한 제조업체가 황리단길에 가게를 차려 팔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경주에서 인기를 끌자 일부 업체는 프랜차이즈화하면서 서울과 인천 등 지역에 매장을 냈다. 빵틀만 있으면 제조할 수 있기 때문에 유사 업체가 우후죽순처럼 늘기도 했다. 십원빵의 인기가 높아지자 바다 건너 일본에서도 빵 안에 치즈가 들어가는 '십엔빵' 가게가 생겨난 바 있다.
지난 2021년 9월에는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십원빵 가게를 찾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해 3월 십원빵 업체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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