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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탄성... 6월에 아이들과 숲에 가야 하는 이유

견딜만한 햇살과 더위 속 청량함... 그 풍경을 완성하는 나비들

등록|2023.06.23 10:06 수정|2023.06.23 10:21

▲ 아이들이 만든 예쁜 나비 ⓒ 용인시민신문


한낮 집 안은 살짝 덥다. 그런데 거실 창으로 밖을 내다보면 나무들이 몸을 살랑거린다. 아니 살랑거림이 아니다. 좀 더 힘 있게 흔들린다. 기분 좋은 바람이 초록의 나무를 기운차게 흔든다. 그 모습에 반한 나는 창을 열어 집 안으로 바람을 들인다.

6월이 사람을 설레게 한다. 낮 동안 조금 더운 기운이 오히려 밤의 서늘함을 기대하게 하고, 초록 잎 사이사이로 지나다니는 바람이 나를 너무나 설레게 한다. 숲에서도 마찬가지다. 미세먼지 없는 맑은 날에 따가운 햇살이 그대로 내 피부에 와 닿는다.

두껍게 바른 썬크림이 소용없어지는 햇빛 때문에 부랴부랴 나무 그늘로 몸을 숨긴다. 그 순간 청량한 숲의 기운이 온몸을 감싸준다. 7월이 아니라 조금만 덥고, 모기도 그리 많지 않고, 나무는 짙은 그늘을 만들어 주며, 바람은 적당히 불어 날씨는 더없이 맑다. 6월은 숲에 가기 딱 좋은 달이다.

이런 황홀한 어느 6월, 숲에서 아이들을 만났다. 토끼풀꽃이 한창이었다. 귀한 꿀벌 친구들이 꿀을 모으느라 바빴다. 꿀벌과 함께 배추흰나비들도 꿀을 빠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번 달은 친구들과 나비에 대해 공부했다.

6월 숲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나비가 배추흰나비다. 흰나비과 곤충으로 앞날개에 검은 반점이 2개, 뒷날개에 검은 반점이 1개 있으며, 수컷이 암컷보다 몸이 더 가늘고 희다. 알은 원추형이고, 애벌레는 녹색이며, 털이 빽빽하다. 애벌레로 15~20일이 지나면 번데기가 되고, 7~10일 후면 흰나비가 된다. 애벌레는 십자화과 식물을 먹고 산다.
 

▲ 금계국에 앉은 배추흰나비 ⓒ 용인시민신문


"배추흰나비 애벌레는 무얼 먹을까요?"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배추요~"하고 답을 한다. 3학년 친구들은 학교에서 배추흰나비 한 살이 과정을 배운다. 그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답이 다양하다. "양배추요", "케일이요"... 모두 십자화과 식물이다.

숲에서 만나는 배추흰나비는 배추도 양배추도 케일도 없다. 우리가 만난 배추흰나비는 개갓냉이 잎에다 배를 구부렸다. 나비가 날아가기를 기다린 우리는 개갓냉이 잎 뒷면을 살펴봤다. 눈에도 잘 보이지 않는 자그마한 알이 보였다. 그 잎 앞면에는 배추흰나비 애벌레가 찰싹 붙어있다. 세상에나! 둘이 이 조그마한 개갓냉이 하나에서 치열하게 먹이 싸움을 해야 할 판이었다.

나비를 채집해서 관찰해볼 시간이었다. 잠자리채를 휘두르고 또 휘둘렀다. 나풀나풀 숲을 아무 근심 없이 날아다니는 나비는 쉽게 잡혀주지 않았다. 겨우 잡은 한 마리로 더듬이 모양, 눈 모양, 입 모양, 가느다란 다리도 관찰하고 다시 원래 있던 숲으로 날려 보내 주었다.

우리는 나비의 눈을 체험했다. 곤충은 겹눈이다. "와 ~ 선생님, 눈이 너무 많아요. 선생님이 여러 명이에요." 곤충의 겹눈은 항상 신기하다. 나비를 만들어 누구 나비가 멀리 날아가는지 시합을 해 보기로 했다.

투명한 나비를 유성 매직으로 예쁘게 꾸며 주었다. 예쁜 나비를 햇빛에 비추어 봤다. 나비는 원래 다 예쁜가 보다. 모두의 나비가 다 예뻤다. 누구 나비가 멀리 날아갔을까? 생각보다 그리 멀리 날아가지 않았다.

6월 숲은 다 좋다. 따갑지만 아직 견딜만한 햇살과 조금의 더위 속 청량함이 느껴지는 그늘, 그리고 바람, 그 풍경을 완성하는 나비들. 6월이 가기 전에 숲으로 놀러 나가보시길 권합니다.

이나경(숲과들 협동조합)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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