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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저리고 아파서 걷기 어렵다고요?

혈관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생기는 말초동맥질환치료, 시기 놓치면 혈관 완전 폐쇄되기도

등록|2023.06.23 10:07 수정|2023.06.23 10:22
 

▲ 자료사진 아이클릭아트 ⓒ 용인시민신문

우리의 온몸에는 혈관이 분포되어 있고, 그 안에 혈액이 흐르고 있다. 이 혈액에는 우리 몸에 필요한 신선한 산소와 영양분이 포함되어 있어 몸의 정상 기능을 유지하게 해준다.

다리 쪽에도 혈관이 분포되어 있는데, 허벅지와 장딴지, 발과 발가락 끝까지 길게 혈관이 연결되어 있다. 이렇게 심장과 멀리 떨어져 있는 발가락까지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말초동맥이라고 한다.

이 말초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혈액이 잘 흐르지 않게 되고, 이에 따라 발가락 끝까지 산소와 영양분이 잘 공급되지 않으면 말초동맥질환이 발생했다고 한다.

증상은 주로 걸을 때 다리가 저리고 아픈 것인데, 더 진행하면 가만히 있을 때도 증상이 나타난다. 여기서 더 심해지면 발가락 끝부터 살이 괴사하게 되어 결국에는 발가락이나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말초동맥질환의 위험인자로는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등이 있는데, 이러한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들은 혈관 안쪽에 찌꺼기가 쌓이는 동맥경화증이 잘 발생하고 이에 따라 말초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힐 수 있다.

당뇨병은 혈당조절이 잘 안될수록 말초동맥질환 위험도가 증가한다. 흡연자는 말초동맥질환에 걸릴 위험이 매우 크다.

한편, 관상동맥질환, 뇌혈관질환, 말초동맥질환은 서로 연관되어 있는데,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말초동맥질환이 같이 있는 경우가 약 30% 정도이다.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면, 증상이 점점 심해져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다리 저림이나 통증, 다리 감각이 둔해지고 색이 변할 때, 잘 낫지 않는 발가락 상처 등이 있으면 빨리 병원에 내원하여 적극적인 검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말초동맥질환을 진단하기 위한 기본적인 검사는 다리와 팔의 혈압을 동시에 측정하는 발목-상완 지수 검사가 있다. 다리의 말초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혈액이 잘 흐르지 않게 되면, 다리 쪽의 혈압이 팔 쪽의 혈압에 비해서 매우 낮게 측정되는 원리를 이용한 검사이다. 여기서 이상소견이 보일 경우, 다리혈관의 상태를 정밀하게 확인하기 위해 말초동맥 CT 촬영을 시행한다.

말초동맥질환으로 진단받았다면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위험인자인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이 있을 때는 적절한 약물치료를 통해서 당뇨, 고지혈증, 혈압을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며 금연은 필수다.

또 좁아지거나 막혀있는 말초동맥에 혈전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아스피린과 같은 혈액순환제를 고려할 수 있다. 다리 저림, 통증이 매우 심하거나 다리의 상처가 괴사로 진행할 때는 수술이나 시술을 고려한다.

수술은 전신마취하에 막힌 혈관을 절개하여 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 찌꺼기를 긁어내는 방식이고, 아주 심하면 막힌 혈관 대신에 인공혈관을 새로 심는 경우도 있다.

시술은 다리 쪽의 부분마취하에 가느다란 선을 사타구니를 통해 다리 혈관 안으로 넣고, 이 선을 통해 풍선을 삽입하여 좁아지거나 막혀있는 다리 혈관을 넓혀주는 방식이다. 풍선 확장으로 혈관이 넓어지는 정도가 부족한 경우에는 스텐트라고 하는 금속 그물망을 혈관 안에 삽입하여 혈관을 받쳐줄 수도 있다.

수술보다 시술이 환자에게 부담이 적고 안전하다. 재발했을 때에도 추가 시술이 가능하여 요즘은 시술적 치료를 더 많이 시행한다.

다리 저림, 통증 등의 증상을 허리디스크나 관절염 등으로 오해해 물리 치료나 통증 치료만 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혈관이 완전히 폐쇄되어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위에 설명한 것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심장내과, 또는 정형외과 의사와의 면밀한 상담이 필요하다. 특히, 흡연하거나 당뇨병, 심장병이 있는 경우에는 빨리 병원에 내원하여 말초동맥질환에 대한 진료가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임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심장내과)입니다.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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