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비한 '놀면 뭐하니?' 주우재 합류 어땠나
[리뷰] 재미와 아쉬움의 여전한 공존
▲ 지난 1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MBC <놀면 뭐하니?>가 2주간의 재정비를 끝마치고 1일 새 멤버 주우재와 함께 돌아왔다. 유재석의 1인 버라이어티, 5인 조합, 7인 체제를 거쳐 정준하-신봉선의 하차, 주우재 합류 및 담당 PD 교체로 다시 재편된 <놀면 뭐하니?>로선 위기 타개를 위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주우재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각종 프로그램의 고정과 초대손님, 유튜브 채널 운영 등으로 검증된 인물이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많은 이들은 그의 투입이 과연 이 프로그램의 반등에 큰 역할을 할지 기대 반 걱정 반의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철원-서해 갯벌로 떠난 패키지 여행
▲ 지난 1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유재석-이이경-주우재가 올라탄 버스에 동승한 시민들은 모두 노래교실 회원들로 당일치기로 강원도 철원 곳곳을 둘러보는 여행객들이었다. 이들 역시 갑작스런 연예인들의 등장에 어리둥절했지만 이내 오랫 동안 친분을 쌓아 온 것처럼 편하게 이들을 대하면서 특유의 입담을 과시했다.
각각 황진이, 어우동 등 재치 넘치는 닉네임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등 예능인들 못잖은 유머로 좌중을 뒤흔든 어머님들의 기운에 잠시 넋이 나가기도 했지만 곧 분위기에 적응하면서 화기애해한 대화를 나누면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그런가 하면 하하-이미주-박진주가 올라탄 버스는 줌바댄스를 배우는 어머님들과 사돈끼리 합심해 서해안 갯벌을 찾아 나선 단체 여행객들로 가득 찼다.
노래교실 회원들처럼 각각 주드로, 주상절리, 변강쇠 등으로 별명을 짓고 함께 호흡을 맞추던 이들이지만 예상을 뛰어 넘는 어머님들의 텐션으로 인햐 주우재는 점차 기력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웃음을 자아냈다. 주상절리길을 걷던 도중에는 다리에 쥐가 나는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
시민들과의 즐거운 하루짜리 여행
▲ 지난 1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첫 사랑 이야기로 한바탕 웃음꽃을 피우는가 하면 넓은 동산을 바라보녀 동심으로 돌아간 어머님들의 모습을 지켜본 멤버들은 "첫사랑 얘기하시고 그래서 놀랐다. 사람은 다 똑같다"면서 애틋함을 표시한다. 이에 "우리 엄마한테도 못하는데"(주우재), "나도 똑같다. 이거 보면 우리 엄마가 욕한다. 네 엄마한테나 잘하라고 한다"(유재석)라며 티격태격 케미를 보여준다.
서해로 떠난 멤버들 역시 분위기는 비슷했다. 처음엔 낯선 광경에 살짝 당황했지만 함께 사진도 찍으면서 짧은 시간 동안 친밀감을 쌓는 등 졍겨운 한때를 보냈다. "내가 행복하면 내 주위 가족들이 행복한 거다"는 줌바 댄스 회원들의 말 한마디는 하루 동안의 여행으로 얻게되는 마음의 힐링을 대변하는 듯 했다.
비록 예상하지 못했던 여정이었지만 <놀면 뭐하니?> 멤버들은 시민들과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아쉬운 작별인사와 더불어 여행을 마무리 지었다. 한편 다음주에는 의문의 미션을 부여받은 멤버들의 조기 퇴근을 위한 고군분투가 예고되었다.
첫 술에 배부르랴만...갈 길은 여전히 멀다
▲ 지난 1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개편 첫회는 출연진들에게 돌발 상황을 부여하긴 했지만 그보다는 시민들과의 흥겨운 시간을 통해 잠시 촬영에 대한 부담을 지우고 함께 호흡하는데 큰 비중을 둔 눈치였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새 멤버가 등장하면 의례적으로 마련하는 요란법석한 환영식 대신 평이한 구성의 방영분을 마련했다는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였다.
그렇다보니 새 멤버 주우재의 비중은 오프닝 등장분을 제외하면 많은 편은 아니었다. 대신 특유의 허약한 체력으로 인해 어머님들의 발걸음을 쫒아가기도 버거운 상황을 자주 연출하면서 쏠쏠한 웃음을 선사했다. 반면 재정비를 거치면서 마련한 첫회임을 감안하면 여전히 아쉬움을 떨쳐내지 못했다는 몇몇 시청자들의 견해도 등장했다.
새 멤버와 기존 출연진의 케미를 끈끈하게 만들어줄 수 내용을 기대했던 입장에선 또 다시 2개팀으로 나눠진 야외 촬영에 불만을 표하기도 한다. 기존 <놀면 뭐하니?>가 비판받았던 문제점을 다시 재현한게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 1년여의 과정을 되돌아보면 협동심과 팀워크가 마련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자꾸 편을 나눠 촬영을 진행하다보니 일부 멤버 사이 어색한 기류를 만든 것이 결과적으로 프로그램에는 마이너스 효과로 작용했다.
출연진의 캐릭터 확보 못잖게 중요한 케미의 부재와 더불어 유재석이 있는 팀 vs 없는 팀의 분량, 재미의 강도 역시 큰 차이를 드러냈다. 이날 역시 서해로 떠난 멤버들의 분량은 하하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턱없이 미미하게 화면을 장식했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한다면 새 멤버의 첫 출연분으로선 후한 점수를 부여하기엔 미흡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웠다. 첫 술에 배부를리 있겠느냐만 <놀면 뭐하니?>로선 환골탈태의 길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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