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트 로드리고' 논란, 최예나 선택이 안타까운 이유
[주장] 최예나 신보 <헤이트 로드리고> 논란의 가장 큰 문제
▲ 최예나 '헤이트 로드리고' 뮤직비디오의 주요 장면. ⓒ 위에화엔터테인먼트코리아
가수 최예나의 신곡이 공개 직후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6월 27일 발매한 싱글 2집 < Hate XX >의 타이틀곡 '헤이트 로드리고(Hate Rodrigo)'다.
최근 각광받는 팝스타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실명을 언급하면서 싫어한다, 증오한다는 뜻의 '헤이트'(hate)라고 제목을 정한 것에 대해 국내외 많은 음악 팬들의 비판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로드리고를 연상시키는 티저 이미지와 뮤직 비디오, '#HateRodrigo'라는 해시태그를 활용한 홍보 등이 이어졌다.
현존 팝스타의 실명 거론 + 부정적 단어 사용
▲ 최예나 '헤이트 로드리고' 뮤직비디오의 주요 장면. ⓒ 위에화엔터테인먼트코리아
음반 발매 당일 쇼케이스에서 최예나는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예쁘고 완벽한 동경의 대상이다. 반어적인 표현으로 그 사람을 향한 애정과 동경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헤이트'라는 부정적인 단어를 이름에 붙여 노래 제목으로 정했다는 점에서 팬들의 반발이 빗발쳤다. 가수 입장에서도 충분히 불쾌할 수 있는 일이다. 반어적 표현이라고 설명하지만 사람들은 당장 단어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구구절절 설명을 붙여야 할 정도의 표현 방식이라면 이미 대중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데 실패한 방법이라 봐도 무방하다.
뿐만 아니라 앨범에서는 로드리고의 대표곡의 뮤직비디오, 사운드, 이미지 등의 영향이 느껴진다. 고민 없이 이를 최예나의 앨범에 담아내려 했던 소속사의 안이한 기획이다. 저작권으로 사업을 영유하는 연예기획사가 "저작권 때문에" 자사 아티스트의 뮤직비디오를 비공개로 돌리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자초한 것 또한 마찬가지다.
유명 팝스타의 이미지 답습… 주체적인 기획의 결여
▲ 최예나 '헤이트 로드리고' 뮤직비디오의 주요 장면. ⓒ 위에화엔터테인먼트코리아
더 큰 문제는 저작권 문제로 뮤직비디오가 비공개 처리된 것 외에도 팝스타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이미지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고 있다는 점이다. 유튜브에선 비공개 처리되었지만 여전히 음원 사이트에서 시청 가능한 뮤직비디오에는 로드리고의 사진 등장 외에도 로드리고가 그동안 시도했던 콘셉트를 여러 차례 목격할 수 있다.
최예나가 공동 작사, 작곡에 참여하면서 책임론도 함께 부각되었다. 단순히 곡만 받아서 부르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로서 본인의 이름을 크레디트에 올렸다는 것은 그에 대한 책임을 함께 지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한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최예나보다 늦게 가수로 데뷔한 신예다. 신인 스타의 음악, 스타일을 오마주 한다는 것 자체도 설득력을 갖추지 못했다. 자신만의 개성 넘치고 자신감과 당당함을 선호하는 요즘 음악 팬들은 실망감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주체적인 방식에서의 흡수가 아닌, 그저 화려하고 예쁘장한 이미지만의 답습은 결국 씁쓸한 뒷맛만을 남기게 되었다. 의도하건 의도하지 않건 간에 '헤이트 로드리고'는 올해 상반기 발표된 케이팝 음악 중 가장 문제적(?) 노래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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