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심고 뽑는 감자의 맛, 이래서 도시농업 하죠
초보농부 감자수확기... 아스팔트 도시 속에서 감사한 일, 더 많은 이가 함께했으면
지난 3월, 서울 송파구 주말농장인 솔이텃밭 개장할 때 씨감자를 심었었다(관련 기사: 텃밭과 농기구, 퇴비까지 주는 곳... '서울농부' 도전합니다).
그 이후로 텃밭에서 쌈야채는 많이 수확해먹었지만, 감자는 밭 한켠에서 자라도 '먹을 게 없다'는 생각에 조금 홀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덧 줄기와 잎이 쑥쑥 올라오고 꽃도 피는 모습을 보며 '감자가 잘 자라고 있나'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6월이 되었고, 여기저기서 감자 수확 소식이 들려왔다.
감자는 언제 캐나요
남부지방에서 텃밭을 운영하는 지인들이 감자를 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같이 농사 짓는 이들에게 감자 수확 시기를 물었다. 아빠가 "'하지' 때 캐면 된다"고 해서 하지가 도대체 언제인지를 찾아봤다. 24절기 중 하나인 하지는 1년 중 낮이 제일 긴 날이고, 양력 6월 21일이란다. 그러고보니 '하지감자'라는 말을 들어본 것 같기도 했다. 마침 6월 말 장마 소식도 있어, 장마가 오기 전에 캐기로 결심했다.
정글과도 같은 텃밭
그렇게 지난 6월 24일 토요일, 밭을 찾았다. 초여름 텃밭은 초록이 무성했고 날씨도 푹푹 쪄서 마치 열대 밀림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지난 3월에 개장할 때는 흙만 있는 황토밭이었는데, 지금은 완전 딴 세상이다. 우리 텃밭 뒷밭에는 옥수수가 쑥쑥 올라와 있고, 우리 밭에는 감자 줄기가 머리 깎을 때를 지난 것마냥 수북하게 올라오다 못해 이리저리 누워있었다.
땅 밑에 있는 감자를 캐기 위해서는 일단 줄기를 뽑아야 한다. 줄기 아래쪽을 잡고 쑥쑥 뽑으니 뿌리 밑에 작은 알감자들이 딸려나왔다. 올망졸망 달린 모습이 귀엽고도 신기했다.
성공적인 올해 감자 농사
감자 줄기를 제거한 뒤 본격적으로 땅을 팠다. 감자 표면을 호미로 찍을세라 거의 맨 손으로 하다시피 조심조심 파내려갔다. 점차 뽀~얀 감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나가 보이면 근처에 여러개가 줄줄이 나타났다. 손바닥 만한 친구들(?)이 여기저기 나타났다. 생각보다 알이 굵었다. 20분 정도 작업했을까, 가로세로 1미터도 안되는 곳에서 대략 8킬로그램 정도의 감자를 금세 수확했다.
세 팀이서 함께 텃밭을 돌보기 때문에 감자를 세 무더기로 나누었다. 집에 와서 바로 캔 감자를 삶아먹어보니 말 그대로 '포슬포슬', 평소 사먹는 저장감자보다 훨씬 촉촉하고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사실 처음 돌보는 텃밭이어서 이번엔 몽글몽글한 알감자 정도만 수확을 기대했었는데. 그동안 방문할 때마다 틈틈이 잡초 솎아주고, 꽃을 꺾어준 일들이 생육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잘 자라준 감자들에게 감사한 마음마저 들었다.
감자를 수확한 빈 공간에는 일전에 심은 토종가지가 조금 빽빽해 보여 옮겨심기를 해주었다. 지금 텃밭에는 가지, 토마토, 깻잎, 민트(허브), 당근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지난 3월 말 텃밭 개장 이후 4~6월 초까지는 상추와 루꼴라가 말 그대로 '폭풍성장'해서 따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덕분에 야채 걱정 없이 좋아하는 샐러드를 마음껏 먹었다.
온통 아스팔트로 뒤덮인 도시에 살면서도 이따금씩 흙을 밟으며 내가 먹을 것을 일굴 수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다. 더 많은 이들이 도시농업에 참여해서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 이후로 텃밭에서 쌈야채는 많이 수확해먹었지만, 감자는 밭 한켠에서 자라도 '먹을 게 없다'는 생각에 조금 홀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덧 줄기와 잎이 쑥쑥 올라오고 꽃도 피는 모습을 보며 '감자가 잘 자라고 있나'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6월이 되었고, 여기저기서 감자 수확 소식이 들려왔다.
남부지방에서 텃밭을 운영하는 지인들이 감자를 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같이 농사 짓는 이들에게 감자 수확 시기를 물었다. 아빠가 "'하지' 때 캐면 된다"고 해서 하지가 도대체 언제인지를 찾아봤다. 24절기 중 하나인 하지는 1년 중 낮이 제일 긴 날이고, 양력 6월 21일이란다. 그러고보니 '하지감자'라는 말을 들어본 것 같기도 했다. 마침 6월 말 장마 소식도 있어, 장마가 오기 전에 캐기로 결심했다.
▲ 3월 말 개장 당시 솔이텃밭 ⓒ 최지선
▲ 6월 말 현재의 솔이텃밭 ⓒ 최지선
정글과도 같은 텃밭
그렇게 지난 6월 24일 토요일, 밭을 찾았다. 초여름 텃밭은 초록이 무성했고 날씨도 푹푹 쪄서 마치 열대 밀림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지난 3월에 개장할 때는 흙만 있는 황토밭이었는데, 지금은 완전 딴 세상이다. 우리 텃밭 뒷밭에는 옥수수가 쑥쑥 올라와 있고, 우리 밭에는 감자 줄기가 머리 깎을 때를 지난 것마냥 수북하게 올라오다 못해 이리저리 누워있었다.
땅 밑에 있는 감자를 캐기 위해서는 일단 줄기를 뽑아야 한다. 줄기 아래쪽을 잡고 쑥쑥 뽑으니 뿌리 밑에 작은 알감자들이 딸려나왔다. 올망졸망 달린 모습이 귀엽고도 신기했다.
▲ 감자 수확전 줄기를 베는 모습 ⓒ 최지선
▲ 감자 줄기를 베는 모습2 ⓒ 최지선
성공적인 올해 감자 농사
감자 줄기를 제거한 뒤 본격적으로 땅을 팠다. 감자 표면을 호미로 찍을세라 거의 맨 손으로 하다시피 조심조심 파내려갔다. 점차 뽀~얀 감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나가 보이면 근처에 여러개가 줄줄이 나타났다. 손바닥 만한 친구들(?)이 여기저기 나타났다. 생각보다 알이 굵었다. 20분 정도 작업했을까, 가로세로 1미터도 안되는 곳에서 대략 8킬로그램 정도의 감자를 금세 수확했다.
▲ 감자 알을 캐는 모습. 의외로 알이 굵었다. ⓒ 최지선
▲ 감자알이 패일새로 호미로 살살 긁어주고, 거의 맨손으로 감자를 캤다. ⓒ 최지선
세 팀이서 함께 텃밭을 돌보기 때문에 감자를 세 무더기로 나누었다. 집에 와서 바로 캔 감자를 삶아먹어보니 말 그대로 '포슬포슬', 평소 사먹는 저장감자보다 훨씬 촉촉하고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사실 처음 돌보는 텃밭이어서 이번엔 몽글몽글한 알감자 정도만 수확을 기대했었는데. 그동안 방문할 때마다 틈틈이 잡초 솎아주고, 꽃을 꺾어준 일들이 생육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잘 자라준 감자들에게 감사한 마음마저 들었다.
▲ 1제곱미터정도의 텃밭에서 수확한 감자. 꽤 양이 많다. ⓒ 최지선
감자를 수확한 빈 공간에는 일전에 심은 토종가지가 조금 빽빽해 보여 옮겨심기를 해주었다. 지금 텃밭에는 가지, 토마토, 깻잎, 민트(허브), 당근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지난 3월 말 텃밭 개장 이후 4~6월 초까지는 상추와 루꼴라가 말 그대로 '폭풍성장'해서 따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덕분에 야채 걱정 없이 좋아하는 샐러드를 마음껏 먹었다.
온통 아스팔트로 뒤덮인 도시에 살면서도 이따금씩 흙을 밟으며 내가 먹을 것을 일굴 수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다. 더 많은 이들이 도시농업에 참여해서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으면 좋겠다.
▲ 집에서 소금을 넣고 바로 쪄먹은 감자. 포슬포슬하고 달큰했다. ⓒ 최지선
덧붙이는 글
글쓴이 최지선은 2021년 서울 송파라 보궐선거에서 미래당 구의원 후보로 출마하였고, 현재 송파에서 환경과 성평등 관련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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