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IAEA 최종보고서는 부실·불법... 즉각 폐기하라"

평화나비대전행동, 강제징용노동자상 앞 기자회견... 시료분석·런던협약 등 근거로 비판

등록|2023.07.06 16:22 수정|2023.07.06 16:22

▲ 평화나비대전행동은 6일 오후 대전 서구 보라매공원 대전강제징용노동자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에 면죄부를 주는 IAEA 최종보고서를 즉각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지역 단체들이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고 발표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 보고서는 즉각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대전지역 56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평화나비대전행동은 6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동 보라매공원 대전강제징용노동자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의 핵폐수 해양투기에 면죄부를 주는 IAEA 최종보고서를 즉각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4일 IAEA가 일본 정부에 전달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최종보고서에서 '오염수 방류에 따른 인체, 환경적 방사능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결론내린 것에 대해 "예상한 결과"라면서도 "참혹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최종보고서는 부실·불법보고서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부실보고서라고 규정한 이유에 대해 "IAEA는 핵폐수 해양 방류의 안전성을 검토하면서 3차례 하기로 했던 오염수 시료 분석을 단 한 차례만 끝낸 상태다. 또 환경 모니터링 결과를 확증하기 위한 실시간 환경시료 분석결과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최종보고서를 발표한다는 것은 답을 정해놓고 꿰어 맞추려는 것으로, 우리는 결코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IAEA의 최종보고서는 일본 정부의 해양투기 결정에 면죄부를 주기 위한 수순에 불과하다"면서 즉각 폐기돼야 한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들은 또 "IAEA는 태평양에 방사성 폐기물 및 기타 방사성 물질의 투기를 금지하는 국제 조약(런던협약)을 정면으로 무시하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이 보고서가 불법보고서라고 주장했다.

국제조약은 '국가관할권을 벗어난 지역이나 다른 국가에 오염으로 인한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하는 국가적 의무를 명시하고 국가들이 국경을 초월하는 심각한 피해를 발생시키지 않도록 사전 예방조치로서 포괄적 환경영향평가(EIA)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IAEA는 스스로 만든 방사능 방호 원칙도 위반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핵으로 인한 일정한 이득이 있어야만 핵으로 인한 손해를 정당화할 수 있다는 '정당화 원칙'과 합리적으로 달성 가능한 최상의 안전을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는 '최적화 원칙', 현재와 미래의 인간과 환경을 방사선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현재와 미래세대의 보호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IAEA가 핵오염수의 정확한 검증보다 일본 정부의 해양투기를 합리화시켜주기 위해서만 활동했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스스로 만든 원칙도 지키지 않는 IAEA를 어떻게 신뢰하란 말인가"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와 IAEA는 바다 생태계와 인류를 방사능 위험에 빠트릴 권리가 없다. 우리는 전 인류와 생태계를 방사능의 위험에 빠트리려는 일본 정부를 규탄한다"며 "아울러 일본정부 대변인 노릇만 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끝으로 "IAEA는 일본 정부에 면죄부를 주는 부실·불법·무책임 용역보고서를 즉각 폐기하라"며 일본 정부를 향해서는 "인류재앙을 초래할 후쿠시마 핵폐수 해양투기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 IAEA 보고서를 가지고 도박 할 수는 없다"
 

▲ 평화나비대전행동은 6일 오후 대전 서구 보라매공원 대전강제징용노동자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에 면죄부를 주는 IAEA 최종보고서를 즉각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이날 규탄발언에 나선 문성호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는 "지난 4일 IAEA는 '이 보고서 사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책임도 질 수 없는 기구가 무슨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자신들의 보고서에 대한 책임도 지지 못하는 IAEA 보고서는 당장 폐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IAEA의 보고서가 어떻게 지구의 70% 차지하고 있고 생명의 보고인 바다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말인가"라면서 "우리 아이들, 태어나는 아이들에게 핵폐기물로 오염된 바다를 물려줄 수는 없다. IAEA의 보고서를 가지고 도박을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전남식목사 성서대전 상임대표도 발언에 나서 "삼중수소는 화학적 성질이 물과 같아 화학적으로 분리하기 어렵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알프스(ALPS, 다핵종제거설비) 처리를 거치더라도 삼중수소는 바다에 떠돌게 된다"며 "그것이 인체에 유입, 축적되면 결국 유전자 변형을 일으키고, 세포를 파괴해 각종 암을 유발하거나 생식기능을 저하시킨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린피스는 삼중수소 말고도 오염수에 들어 있는 세슘, 플루토늄, 요오드 등 방사성 핵종이 더 위험하며, 이 핵종들은 바다에 수만 년간 축적돼 먹거리부터 인간 DNA까지 심각한 방사능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밝혔다"면서 "이런데도 방사능 오염수가 환경과 인체에 무해하다고 주장하다니, 제정신이 아니다. IAEA가 일본 정부에 매수되었다고 합리적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일본정부에 면죄부 주는 IAEA 최종보고서를 폐기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IAEA 최종보고서 형상의 대형 현수막에 '폐기', '무효', '면죄부', '무책임'이라고 쓰인 피켓을 부착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 평화나비대전행동은 6일 오후 대전 서구 보라매공원 대전강제징용노동자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에 면죄부를 주는 IAEA 최종보고서를 즉각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